"전남도의 의대 공모는 '짜고치는 고스톱'"…동부권 반발 '격화'

순천지역 15개 시민사회단체, '공모 철회' 성명서 발표 예정

전라남도의 국립 의과대학 공모절차 추진에 대해 순천지역을 중심으로 반발 움직임이 격화되고 있다.

순천지역 15개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하는 '순천시 사회시민단체 공동연합'은 오는 2일 순천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남도 단일의대 공모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들은 전남도의 단일의대 공모 방침이 지역 갈등과 대혼란을 초래한다고 보고 전남의대 유치는 단순히 지역 발전을 넘어 전남도민의 건강권을 보장하고 의료 서비스의 균형을 맞추는 중요한 정책임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립순천대학교 박물관 정면에 걸린 '순천대 의대 설립' 대형 현수막ⓒ프레시안(지정운)

또 전라남도지사 개인의 정치 논리가 아닌 현실적인 의료 논리를 바탕으로 고등교육법에 의한 법적 권한을 가진 교육부 주관의 공모를 통해 의대 유치를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 3월 개최된 전남 민생토론에서 나온 윤석열 대통령의 전남의대 설립에 대한 긍정메시지는 지역에 의대 설립에 대한 강력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전남도는 공모를 통한 단일의대 설립 계획을 발표하며 지역 간 경쟁이 촉발됐고, 순천지역을 중심으로 반발이 표면화되고 있다.

반발 이유는 전남도의 공모 계획에 대해 법적 근거가 부족하고, 정책 혼선으로 인해 전남도 행정에 신뢰가 무너졌다는 것.

실제로 공모 계획이 발표되자 순천대는 "전남도에서 의과대학을 공모형식으로 순천대와 목포대중에서 정하는 것은 권한이 없는 행위로 전남 동‧서 갈등만 더 크게 만드는 것"이라며 "공모를 철회하고 고등교육법에 따른 원칙적인 절차를 따라야 한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또 전남도 정책의 공정성에 의문을 표시하며 "전남도의 공모 절차 대신 정부가 주도하는 공모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자 순천시와 순천시의회, 순천지역 국회의원 당선자도 적극 동조하고 있다.

특히 순천대학교‧순천시가 소지역주의로 전남도 공모에 응하지 않아 30년만의 기회를 무산시키려 한다는 일부의 '프레임' 설정, 즉 모든 갈등의 원인을 순천시와 순천대학교로 전가시키려 한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아울러 전남도가 이미 신설 의과대학과 관련해 16개 지표를 기준으로 서남권 중심으로한 용역 결과를 가지고 있지만 그 결과를 선뜻 공개하지 못하는 점도 공정성 의심 및 갈등과 분열 이유로 지적하고 있다.

무엇보다 동부권에서는 전남도의 이번 공모 추진을 '짜고치는 고스톱'으로 평가한다. 전남도민의 생존권보다 김영록 전남도지사의 3선을 위한 정치논리로 해석하며 전남의대 설립 자체를 위협하는 요인이라고 본다.

이같은 반발 여론에 대해 김영록 전남지사는 유럽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공모가 갈등을 부추긴다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쟁은 하되 지나친 갈등은 오히려 정부에 대한 전남의 발언권을 약화시킬 수 있으니, 양 대학이 공모에 응하길 바란다"며 "두 대학이 공모에 응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지만, 어느 단계에 가면 절차를 계속 미룰 수는 없는 입장"이라고 했다.

또 2021년 용역 결과 비공개에 대해 "당시 용역은 당정협의에 따라 전남에 400~500명 수준의 국립의대 설립 기대가 있어 의료 취약지역인 전남에 꼭 의대가 필요하다는 당위성을 목표로 한 것이었다"며 "지금 용역은 의대 설립 대학을 어떻게, 어느 대학에 추천할 것 인지를 정하는 것으로, 목표가 다르고 여건도 다르기 때문에 공개하는 것이 오히려 불신만 만들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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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운

광주전남취재본부 지정운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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