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집단 사직' 원광대 의과대 교수들 "의료체계 붕괴, 회복 불능 상태"

29일 사직서 제출, 원광대 의과대 교수 일동 성명서 발표

전북 원광대 의대와 원광대병원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며 발표한 성명서에 교수들의 절절한 심정이 그대로 담겨 있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원광대병원 비상대책위는 29일 오전 8시 30분께 병원 대강당에 모여 원광대 의대 학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지난달 25일부터 교수 155명 중 110여명이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한 데 이어 두 번째 제출이다.

▲29일 오전 전북 익산 원광대학교병원 대강당에서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뒤 가운을 두고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원광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일동은 이날 성명서를 발표하고 "윤석열 정부의 근거 없고 독선적인 의대정원 정책으로 인한 의료대란이 발생한 지 2개월이 지나고 있다"고 토로했다.

교수 일동은 "그동안 사직한 전공의와 휴학한 의대생들의 주장에 100% 동의하며 사직서 제출을 통해 상황이 엄중함을 알리고 정부가 대화의 장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며 "그러나 정부는 여전히 독선적이고 가식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교수 일동은 또 "원광대 대학본부는 당사자인 의과대학과는 어떠한 논의도 없이 졸속으로 3월 25일 의대정원 학칙을 개정하는 만행을 저질렀다"며 "이런 대학본부의 태도는 불난 집에 기름을 부었으며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정부와 대학본부의 태도는 사직서의 최종 제출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을 만들었다는 주장이다.

원광대 의대 교수들은 "전공의가 없는 열악한 상황에서도 환자를 지키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헌신적으로 노력해왔다"며 "그러나 이제는 의대 교수들의 체력적인 한계를 넘은 시점으로 더 이상 현재 상태의 비상의료체제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의사들의 체력의 한계와 정신적 피로감은 환자에게 의료사고 등의 피해를 줄 수 있어 원광대 의대 교수들은 불가피하게 진료 축소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교수 일동은 특히 "응급질환과 중증질환은 가능한 범위에서 진료를 유지하는 것이 의대 교수들의 공통된 입장"이라며 "하지만 이 역시 교수들의 사직과 체력의 한계로 점차 차질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교수들의 조용한 사직은 이미 진행되고 있으며 학생들의 휴학과 전공의 사직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진다면 교수들의 사직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증가할 것이라는 원광대 의대 교수들의 우려이다.

의대 교수진 일동은 "이미 대한민국의 의료체계는 붕괴하기 시작했으며 이전 상태로 회복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일방적인 정책으로 인해 대학병원의 도산이 시작될 것이며 등록금 확보에 눈이 멀어 의대정원 확충에 나선 각 대학은 교육의 질을 확보하지 못해 의대 폐교 상태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수 일동은 "죽어가는 대한민국 의료체계와 의대 교육의 심폐소생 방법은 정부와 대학당국이 정원 증원을 취소하고 과학적인 근거와 토론을 통해 적절한 의료정책을 실시하는 것뿐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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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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