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수로왕, 민족 사상 첫 우리말 표기법 창안했다"

"구지가(龜旨歌)는 고조선 우리말 표기법·향가(鄕歌) 제작법 그대로 승계한 것"

"김수로왕은 한자의 뜻과 발음을 이용해 우리말을 표기하는 법칙을 창안했습니다."

김영회 동국대 세계불교학 연구소 향가 만엽집 연구실장이 지난 27일 국립김해박물관 대강당 가야문화진흥원(이사장 도명스님) 학술대회에서 이같이 피력했다.

김 실장은 "김해 가야 <구지가(龜旨歌)>는 고조선의 우리말 표기법과 향가(鄕歌, 曲·노래)의 제작법을 그대로 승계하고 있었다"며 "한자의 뜻글자 뿐 만 아니라 소리글자도 사용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지가>는 민족 사상 최초로 한자를 이용해 우리말의 소리로 표기하고 있었다. 즉 표기법이 일보전진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다.

▲김영회 동국대 세계불교학 연구소 향가 만엽집 연구실장. ⓒ프레시안(조민규)

김 실장은 "구지가는 문장의 어미가 소리글자로 표기되어 있다"면서 "첫 구절 '龜何龜何, 首其现也, 若不现也, 燔灼而吃也'를 고조선 표기법으로 풀이하면 '갈라진 게 무엇인가. 갈라진 게 무엇인가. 임금이 나타나야. 만약에 안 나타나면야. 제사 고기를 불에 태워 연기를 마시게 하리야"라고 해석했다.

김 실장은 "고조선은 고대 우리 민족어 표기법이 향가 제작법을 확립해 놓고 있다"고 하면서 "이후 이것은 고구려~가야~백제~신라~고려로 순차적으로 승계됐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고대 한반도 정치 지도자들이 향가 제작법과 가야 표기법을 가지고 바다를 건넜다"며 "그들은 고대 한반도인의 언어 정체성과 문화 정체성도 가지고 갔다. 도거 시기는 서기(西紀·AD·기원후) 42년~399년 사이인 듯 하다"고 밝혔다.

일본의 <만엽집> <고사기> <일본서기>에 수록된 최초의 향가들이 그 증거이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향가는 이후 일본 민족을 형성하고 열도에 고대국가를 건국하는 인문학적 기능을 수행했다"면서 "그들은 일본 열도를 개척하면서 겪은 일들을 대량의 향가로 기록해 놓았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도거인들은 최대 700여 년 동안(서기 42~759) 일본 땅에서 향가 활동을 지속했다"며 "향가 제작법과 가야 표기법으로 만들어진 가장 늦은 작품은 759년에 만들어진 만엽집 4516번가이다"며 "우리 민족은 최소 1397년간 고조선 멸망 기원전(BC) 108~고려 일연스님 업적 1289년간의 향가 활동을 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한반도의 문화 정체성과 언어 정체성을 가졌던 고대 한반도인들이 나라도 글자도 없던 일본 열도에 건너가 남겨 놓은 <만엽집> <고사기> <일본서기> 속의 향가 4751곡은 앞으로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 줄 것인가에 대해 의미가 매우 깊다"고 말했다.

김영회 연구실장은 "한-일 양국의 연구자들이 이들 작품의 정체 추적과 연고성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면서 "가야 김수로왕이 만든 뜻발의 법칙 등 표기법과 향가 제작접이 한국과 일본의 고대사 문제를 해결해 줄 도구가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향가(鄕歌)는 신라 향가 14곡과 고려 향가 12곡은 서기체를 기반으로 해 기록되어 있다. 또한 향가의 문장은 노랫말·청언·보언으로 기능하는 문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른바 고조선 <공무도하가> 고구려 <황조가> 가야의 <구지가> 등이다.

한편 사단법인 가야문화진흥원 이사장 도명스님은 "내년도 제10회 가야문화진흥 학술대회는 부산 범어사(방장 정여스님) 성보박물관에서 개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가야문화진흥원 회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프레시안(조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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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규

경남취재본부 조민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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