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성혜경 작가 <타래난초> 수필집 첫 출간

"말보다 글이 편하니 어쩔 도리가 없다...내 글 모티브는 어릴 적 시골이다"

"가슴에는 여전히 어린 동생인 너에게 말로는 너무 가벼워 차마 표현할 수 없이 미안하고 미안했다. 성낙훈, 이 책은 너와 함께 쓴 거야. 고맙다."

김해 성혜경 작가의 <타래난초>의 수필집을 내면서 한 말이다.

성 작가는 "글 쓰는 이유는 말솜씨가 없어서이다. 살아오면서 특별했던 이야기를 찬찬히 묶어보았다. 막상 책을 내려니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도록 문을 열어놓는 것 같아 쑥스럽다"고 살짝 수줍어 했다.

그러면서 "말보다 글이 편하니 어쩔 도리가 없다. 내 글의 모티브는 어릴 적 시골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성혜경 작가 모습. ⓒ프레시안(조민규)

성 작가는 "산과 들에 자잘하게 꽃을 피워내던 여러 가지 풀, 바다처럼 일렁이던 보리, 신작로에서 너울대던 플라타너스 이파리 외에 황금빛 들녘, 난로에서 마른 솔방울이 타닥타닥 타던 교실, 해맑던 친구들…그것들이 나의 언어가 되었다"고 말했다.

"고마운 일이 늘어나고 보는 눈이 편안해졌다"는 그는 "자연 속 어느 것 하나 참하지 않은 것이 어디 있으랴. 길섶에 자리 잡은 강아지풀도 뒷산 수많은 새소리도 그렇다. 자연 중에 사람이 가장 수려한 꽃이고 나무임을 알게 되어 무엇보다 기쁘다"고 의미를 더 보탰다.

성 작가는 "때때로 뾰족하게 일어서던 감정이 글을 쓰면서 유연해졌다"며 "원고가 늘면 늘수록 부족한 나를 확인한다. 밤새 써놓은 글을 이른 새벽에 지우는 날이 많았으나 욕심을 앞세우면 수필 결이 터실터실 해 진다는 사실도 깨닫는다"고 밝혔다.

<타래난초>가 잠시나마 누군가의 가슴을 따스하게 데울 수 있었으면 한다는 뜻이다.

성 작가는 "평생 삶의 동반자로 여기며 나선 글 길, 여름날 소 몰고 가듯이 천천히 가려고 한다"면서 "연필을 들고 다니는 곳마다 글 사냥터라 믿었으니 이번 수필집이 내 글의 성장판이 되었으면 한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수확이 물론 넉넉하지 않아도 좋다"고 하면서 "사물을 무심히 지나치지 않고 대하는 풍요로운 마음만으로도 족하다"고도 털어놨다.

성혜경 작가는 "베란다 작은 화단에서 화초를 키우는 시간은 삶에 대한 고찰의 기회가 되었다"며 "타래난초는 설란 화분에서 싹을 틔우면서 키우게 된 화초다. 여려 보이지만 의연하게 어떠한 변화에도 중심을 잡고 살아가는 타래난초를 보면서 어머니를 생각했다. 녹록지 않은 인생길에서 타래난초가 꽃을 피우듯 자식을 위해 살아가던 어머니의 기억은 힘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서평에서 박양근 교수는 "성혜경이 지닌 삶에 대한 경애감과 문학에 대한 집중력은 순연하면서 치열하다. 김해문학과 향토 문화를 위해 오래도록 재능 나눔의 봉사를 해왔다. 이러한 삶은 무겁지 않으면서 진중하고 가볍지 않으면서 친애하다"고 밝혔다.

또 "난을 치고 화초를 키우고 다례를 익히고 그림을 배우고 수필가로 등단한 예술적 성취를 가족과 지인을 위한 작가적 예의라고 여긴다. 그런 가운데 야생화를 삶의 표상으로 여기며 인향(人香)과 문향(文香)이 충일한 작품 세계를 세웠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성혜경은 어린 시절부터 꽃과 화초와 야생화에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기울였다. 시골에서 자란 덕분에 꽃을 분신으로 삼고 작고 연한 꽃에 남다른 애정을 기울이며 정을 실어내는 언어로 간주했다. 꽃을 아우르는 세월은 그녀의 감정을 성숙시키고 그 글은 정체성을 올곧게 다지는 죽비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성혜경 작가는 2017년 12월 <수필과비평>에서 등단했다. 현재는 김해수필협회 회장을 맡고있다.

▲성혜경 작가 <타래난초> 수필집 표지. ⓒ프레시안(조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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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규

경남취재본부 조민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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