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으면 의대는 먼 꿈? 합격자 5명 중 1명 '강남구 출신'

강득구 의원실 분석…"지역 의료 불균형 해결 미지수"

의대 정시 입학생 10명 중 4명이 서울 학생이었다. 5명 중 1명은 '서울 강남구' 출신이었다. 서울 입학생의 절반 이상이 강남권 출신이었다.

의대 신입생 10명 중 6명 이상은 수도권 출신이었다. 이처럼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합격자 격차가 극심한 상황에서는 의대 정원을 늘리더라도 지역 의료 인력 확충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4일 국회 교육위원회 강득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정책연구단체 '교육Lab 공공장'과 함께 교육부가 제출한 '2024학년도 정시모집 의대 신입생 선발 결과'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분석에는 전국 39개 의대 중 가톨릭관동대, 고려대, 동아대, 성균관대, 연세대 미래캠퍼스, 중앙대를 제외한 33개 의대의 정시모집 합격자 결과가 포함됐다.

강 의원실은 2020~2023학년도 정시모집 자료(39개 의대 전부 포함)도 함께 분석해 최근 5개년 입시 경향을 비교했다.

▲4일 국회 교육위원회 강득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정책연구단체 '교육Lab 공공장'과 함께 교육부가 제출한 '2024학년도 정시모집 의대 신입생 선발 결과'를 분석한 결과 2024학년도 의대 합격자 1171명 가운데 서울 출신은 491명으로 전체의 41.9%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성균관대학교 새천년홀에서 종로아카데미가 개최한 '의대 모집정원 확대 발표에 따른 향후 대학 입시 영향력 긴급분석 설명회'에 참석자들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대 합격하려면 'n수 지원'은 필수?

분석 결과, 2024학년도 정시모집 의대 합격자 중 고3 학생은 17.9%에 불과했다. 전년 대비 8.1%포인트 떨어져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재수생이 39.6%를 차지해 10명 중 4명꼴에 달했다. 다만 재수생 비율은 전년보다 4.0%포인트 감소했다.

3수생 비중은 전년 대비 6.8%포인트 증가한 24.6%였다. 4수 이상 비중은 15.1%로 전년 대비 3.9%포인트 감소했다.

전체 n수생 비중은 79.3%에 달했다. 2023학년도는 이 비중이 72.6%였고 2022학년도는 78.2%, 2021학년도는 80.4%, 2020학년도는 78.3%였다. 의대 열풍으로 인한 n수 풍조가 유지됐다.

이는 이공계·자연계열 합격자 이탈과도 맞물렸다. 강 의원실이 인용한 대학 알리미 공시를 보면, 의약학 계열을 제외한 주요 대학의 자연 계열 자퇴생은 2019년 1118명에서 2020년 1418명, 2021년 1706명, 2022년 1699명으로 계속 증가했다. 최근 풍조상 이들 자퇴생 상당수가 의대 입학을 위해 수능에 재응시한 학생일 가능성이 있다.

이른바 '스카이'인 서울대·연세대·고려대만으로 자연계열 자퇴생을 보면 2019년 921명에서 2020년 1124명, 2021년 1484명, 2022년 1388명으로 나타났다. 즉, 자연계열학과에 입학하고도 자퇴한 학생 상당수가 '스카이' 출신이었다.

2024학년도 의대 합격자 10명 중 4명 이상이 서울 출신

의대 합격자를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 편중 현상이 뚜렷했다.

2024학년도 의대 합격자 1171명 가운데 서울 출신은 491명으로 전체의 41.9%를 차지했다. 경기(218명), 인천(24명)을 포함한 수도권 출신은 733명으로 전체의 62.6%에 이르렀다. 의대 정시 합격자 10명 중 6명 이상이 수도권 출신이었다.

서울, 경기 다음으로 합격자가 많은 광역 지자체는 대구였다. 85명(7.3%)이 의대에 합격했다. 이어 전북(83명, 7.1%), 부산(52명, 4.4%), 대전(42명, 3.6%), 광주(38명, 3.2%) 순이었다.

수도권 쏠림 현상은 2024학년도가 과거 2020~2024학년도 평균보다 컸다. 2020~2024학년도의 총 의대 합격자 8486명 중 서울 출신은 3134명으로 전체의 36.9%를 차지했다.

경기(1766명), 인천(118명)을 합한 수도권 총 합격자는 5018명으로 전체의 59.1%였다.

▲2024학년도 의대 정시 출신고교 소재지별 합격자 분포. ⓒ강득구 의원실

서울서도 강남구 편중 뚜렷…사교육 밀집 지역서 의대생 배출

2024학년도 의대 합격자를 자치행정구역별로 나누면, 강남권 편중이 뚜렷이 나타났다.

2024학년도 의대 합격자(지역인재·고른기회 전형 제외)가 가장 많은 지역은 서울 강남구로 189명이었다. 오직 서울 강남구 합격자 비중만 전체의 20.8%에 이르렀다. 즉 2024학년도 의대 합격자 10명 중 2명 이상이 강남구 출신이었다.

강남구 비중은 2022학년도(16.3%), 2023학년도(19.1%)보다 더 커졌다.

뒤를 이은 지역은 서울 서초구로 73명이 합격했다. 합격자 비중은 8.0%였다.

다음은 서울 양천구(55명, 6.1%), 경기 성남시(51명, 5.6%), 대구 수성구(45명, 5.0%), 경기 용인시(40명, 4.4%), 전북 전주시(39명, 4.3%), 서울 송파구(36명, 4.0%) 순이었다.

이들 지역 모두 대표적인 부유층 밀집 지역이자 사교육 밀집 장소로 꼽힌다.

이에 따라 서울 강남-서초-송파 강남3구를 모두 합산한 2024학년도 의대 합격자 수는 298명으로 전체 의대 합격자(1171명)의 25.4%를 차지했다. 올해 의대 신입생 4명 중 한 명이 강남3구 출신이었다.

강남3구 학생은 올해 서울 전체 합격자(491명) 가운데서도 60.7%를 차지했다.

반면 서울 내에서도 금천구, 관악구, 동작구, 중랑구에서는 의대 합격자가 나오지 않았다. 서울 내에서도 지역별 격차가 확인됐다.

전체 230개 행정구역 중 90개 지역(39.1%)에서만 의대 합격자가 나왔다. 10곳 중 6곳에서는 의대 합격자가 나오지 않아 지역별 의대 쏠림 현상이 뚜렷이 확인됐다.

최근 3년(2022~2024학년도) 누적치를 보면, 전체 의대 합격자 3725명 중 서울 강남구가 456명으로 18.8% 비중을 차지했다.

서초구(175명, 7.2%), 경기 성남시(144명, 5.9%), 서울 양천구(142명, 5.9%), 대구 수성구(128명, 5.3%), 경기 용인시(114명, 4.7%), 서울 송파구·전북 전주시(각 96명, 각 4.0%), 경기 수원시(56명, 2.3%), 서울 노원구(41명, 1.7%), 경기 화성시(40명, 1.6%), 서울 종로구(39명, 1.6%), 경기 안양시(37명, 1.5%), 경기 고양시·경기 파주시(각 34명, 각1.4%), 부산 해운대구(33명, 1.4%)가 뒤를 이었다.

강득구 의원은 "서울 소재 고등학교 학생과 n수생 강세가 여전함을 수치로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필수의료인력과 지역의료인력 확충을 위한 의대 정원 확대 추진 시 이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다만 "윤석열 정권이 추진하는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는 이런 고민이 보이지 않아 우려된다"며 "현 상태로는 지역의료인력 확충이라는 본래 목적 달성에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4학년도 의대 정시 출신고교 행정구역별 합격자 수. ⓒ강득구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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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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