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의 익산 '남부지역 숙박업소' … "실질적 대책 급합니다" 호소

"오늘도 공 쳤습니다"

전북특별자치도 익산시의 숙박업계가 장기침체에 따른 경영난과 체류객 감소에 따른 심각한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숙박업의 과잉공급이 문제일 수 있지만 지역 내 특정 업종이 공동으로 절망감을 호소하고 있어 익산시와 시의회, 업계 등 3자간 진솔한 대책 마련의 장(場)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절망의 그림자 짙어갑니다"

숙박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인구와 체류객이다. 익산시의 인구는 지난 2021년 33만4700명을 정점으로 매년 감소의 뒤안길을 걸으며 작년 말 27만명으로 쪼그라들었다.

▲익산지역 숙박업계가 지난 26일 익산시의회(의장 최종오)를 방문해 의회와 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를 갖고 대책을 호소했다. ⓒ익산시의회

매년 3600여 명, 한 달에 300명 가량의 인구가 줄어드는 점을 감안할 때 익산시의 인구는 이미 마지노선인 27만명이 붕괴된 것으로 보인다.

숙박업소의 과잉 공급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대한숙박업중앙회 익산지부에 따르면 익산시에 등록한 숙박업체는 180여개이지만 영업 중인 곳은 120여개 정도이다. 이들이 보유한 객실은 총 3500개 정도로 주중 회전율 20%에 주말은 50% 안팎이어서 하루하루가 '적자 투성이'라는 하소연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구 감소에 체류객마저 뚝 떨어져 매달 적자의 고통을 느끼고 있다"며 "절망의 한숨만 몰아쉬고 있다"고 호소했다.

실질적인 대책 논의 급하다

익산 숙박업의 침체는 지난 2011년 이후 신규로 등록한 객실만 700개에 육박하는 등 과잉공급이 불러왔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인구 감소에 객실 증가까지 겹쳐 '역(逆) 시너지 효과'를 내는 등 금융권 대출에 이자 납부도 어려운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수요와 공급이 뒤틀린 상황에서 잉여 객실 1000개 정도를 해소해야 할 형편이라는 주장이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시대의 변화에 맞춰 리모델링을 한 업체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은 적자에 허덕이는 상황"이라며 "이러다 영업을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공포의 트라우마'에 시달릴 정도"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숙박업소를 매각하려 해도 정상적인 매매조차 쉽지 않은 등 악순환의 고리를 벗어나기 힘들다"며 "행정과 의회 차원에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실질적인 숙고에 나서주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시의회에서도 같은 목소리가 나온다.

김진규 익산시의회 운영위원장은 "객실 1000개를 없애고 새로운 대안을 찾으려면 막대한 예산 투입이 불가피하다"며 "수박 겉핥기식의 논의 구조가 아닌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대안 마련을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진솔한 논의 구조 마련 절실

대한숙박업중앙회 익산지부는 남부지역에 집중돼 있는 호텔과 모텔 객실의 일부를 과감하게 수용해 문화건설부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익산 숙박업계에서는 수요와 공급이 뒤틀린 상황에서 잉여 객실 1000개 정도를 해소해야 할 형편이라는 주장이다.

행정이 직접 수용하기 어렵다면 민간투자를 유치해 문화건설 부지로 활용할 경우 인근의 관광자원과 연계해 도시개발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용만 익산지부장은 "익산의 미래 50년, 100년을 내다보고 품격과 격조 높은 도시개발을 추진하면 속칭 볼꺼리 등 '꺼리문화' 육성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익산지부는 행정의 현안인 일자리 창출과 인구유입, 관광객 유치, 세수확대 차원에서 민간투자유치에 나설 경우 행정의 투자비용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단기적으로는 전기요금과 상·하수도 요금, 가스요금 등에 대해서도 대폭적인 할인을 통해 경영난을 덜어줄 것을 하소연하고 있다.

하지만 단기간 내 추진은 쉽지 않아 보인다. 우선 당장 잉여 객실 1000여개를 수용할 1000억 원 가량의 민자 유치도 과제인데다 지속적인 관광객 유치 등이 뒤따라야 하는 까닭이다.

익산지부는 최근 익산시의회(의장 최종오)를 방문해 활로 모색을 위한 간담회를 가졌지만 묘수를 찾지 못한 상태이다.

최종오 익산시의회 의장은 "간담회에서 논의된 현안에 대한 해결책 마련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며 "앞으로 소통의 자리를 자주 마련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힘써 시민 모두 살기 좋고 행복한 익산을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관광산업 활성화의 기반인 숙박업의 고사 위기를 방치하기보다 각계 인사들이 진솔하게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안을 논의하는 '공론의 장'이 선결 과제라는 지적이다.

전직 도시개발 전문가 K씨는 "장기침체로 경영난이 가중되며 '사는 게 전쟁'이라는 말이 나오는 만큼 행정과 의회 차원에서 큰 틀에서 단계적 대책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업계와 함께 하나하나 실현 가능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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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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