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대 교수들이 대국민 사과를 하고도 집단 사직 의사를 철회하지 않았다며 이를 비난했다. 다만 정부는 다시금 의료계와 조건 없이 대화할 수 있다는 뜻을 나타냈다.
19일 박민수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중수본 브리핑에서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는 '국민 없이는 의사도 없다는 것을 잊었다'며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도 집단사직 의사는 철회하지 않았다"며 "국민의 실망과 분노를 가벼이 여기지 말고 전공의가 현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정부와 함께 힘을 모아 달라"고 요청했다.
방재승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은 전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기형적인 의료 환경의 작은 희생자이자 어쩌면 방관자인 저희의 자기 연민으로 가장 큰 희생자인 국민의 아픔을 저희가 돌아보지 못했다"며 "국민 없이는 저희 의사도 없다는 걸 잊었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아울러 방 비대위원장은 같은 날 서울대 의대 교수들이 이날(19일) 사직서를 비대위에 제출하고, 25일이 되면 이 사직서를 일괄 제출하기로 했다. 집단사직 의사를 더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해 박 부본부장은 교수들을 향해 "(집단사직이 아니라) 환자 곁을 떠난 전공의들과 학교를 떠난 의대생들이 본연의 자리로 돌아올 수 있도록 설득해 달라"며 "무책임하게 환자를 버리고 떠난 제자들의 잘못된 행동에 동조할 것이 아니라 그들을 의료 현장으로 다시 돌아오게 하는 것이 의사로서, 스승으로서 마땅한 일이며 국민이 기대하는 바"라고 주장했다.
박 부본부장은 "지금까지 국민의 존경을 받아온 사회지도층으로서 의대 교수님들이 국민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방식으로 뜻을 관철하려 하고 정부의 무릎을 꿇리려 하는 이러한 행동에 대해 국민은 납득하지 못하고 나아가 분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부본부장은 교수들을 향해 전공의의 현장 복귀를 위해 힘써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대화의 장은 열려 있다"며 "여러분의 의견을 경청하고 정책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박 부본부장은 "의료계에 대표성 있는 협의체를 구성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 벌써 몇 주가 지났지만 아직 제대로 구성이 되지 않았고, 정부에 대한 통일된 요구사항도 확인하지 못했다"며 "의료계가 대표성 있는 협의체를 구성해 대화를 제안한다면 정부는 언제든 이에 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의료계는 정부가 '이번 사태를 해결할 방안'을 내놓아야 25일 예상되는 교수 집단사직으로 인한 파국을 막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서울 '빅5' 병원장과 만난 데 이어 이날 국립대병원장과 대화를 가졌다.
복지부 중수본은 또 오는 21일에는 전공의 처우개선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의료개혁 토론회를 매주 열겠다고도 밝혔다.
중수본 차원에서도 최근 의료계와 비공개 만남을 가진 바 있다. 그러나 이 대화는 대표성을 가진 자리가 아니었다.
박 부본부장은 "최근 의료계와 가진 몇 차례 만남은 누구를 만나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도 밝히지 말아달라는 상대 측 요청에 따라 비공개로 이루어졌다"며 "만남이 알려질 경우 예상되는 의료계 내의 소통 단절과 따돌림을 걱정하는 작금의 현실이 매우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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