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입틀막' 모자라 '칼틀막'하나"

황상무 경질 요구…박용진·양문석 등 공천 여진은 언급 無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언론인 회칼 테러' 발언으로 논란이 된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경질을 요구하며 "'입틀막'으로 모자라서 '칼틀막'하는 건가"라고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18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4·10 총선 중앙선거대책회의에서 "윤석열 정권의 행태가 갈수록 점입가경"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황 수석은 출입기자들과 오찬자리에서 "MBC는 잘 들어. 내가 (군)정보사 나왔는데 1988년에 경제신문 기자가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다"고 말했다. 이는 군사정권 시절 정보사 군인들이 군에 비판적 칼럼을 쓴 기자를 습격한 '정보사 회칼테러'를 언급한 것이다.

황 수석이 이 같은 발언 직후 농담이라는 입장으로 무마하려 하자 MBC기자회,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전국언론노동조합·한국영상기자협회·한국PD연합회 등 언론단체는 언론에 대한 협박성 발언이라며 사퇴를 요구했다.

이 대표는 그는 "해병대원 순직 사건 피의자를 해외로 도주시키더니 이제는 대통령실 핵심 참모가 언론에 직접 대고 회칼 테러 운운하면서 협박을 한다"며 "윤석열 정부는 국민을 억압하고 언론을 탄압, 협박하는 그야말로 폭력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아무리 겁박하고 짓눌러도 국민의 심판은 피할 수 없다"며 "대통령은 당장 황 수석을 경질하고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재외국민 투표를 독려하면서도 "특히 해외 재외국민께서는 지난 2년 대한민국이 어떻게 추락했는지 더욱 절실하게 느끼실 것"이라며 "세계 속 선도국가 대한민국이 독재화가 진행 중인 나라라고 손가락질 받는 지경"이라고 말했다. 재외국민 투표는 본 투표에 앞서 오는 27일부터 6일간 실시된다.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인 이재명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재외국민 투표독려 캠페인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선대위 회의석상에서는 박용진·양문석 후보 등을 둘러싼 당내 공천 갈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공천 후폭풍이 이 대표와 김부겸 상임공동선대위원장, 홍익표 원내대표, 고민정 최고위원, 정세균 전 국회의장 등 민주당 지도부 내 의견 대립으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다.

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김부겸 전 총리는 지난 16일 '당이 공식 선거운동을 앞두고 가장 큰 위기에 처했습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박용진을 사실상 배제하는 경선 결정이 과연 잘된 결정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단지 강북을 뿐 아니라 한강벨트는 물론, 서울과 수도권 전체에 미칠 영향이 심히 염려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전날 김 전 총리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논란에 휩싸인 경기 상록수갑 양문석 후보를 만나 막간의 대화를 나누며 "상황이 이렇게 됐는데 지금 수습할 수 있는 거는 당신밖에 없다. 여기서 뭐 새로운 게 나오면 우리도 보호 못 한다"고 '결단'을 촉구했다. 김 위원장의 '스스로 수습'하는 것은 사실상 후보 사퇴까지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저는 박용진 의원을 포함해서 아예 경선방식보다는 심사평가를 통해서 좋은 후보를 하면 어떠냐 이런 게 제 생각"이라며 "전체는 아니더라도 일부 김부겸 선대위원장의 말씀에 공감하는 부분도 있다"고 했다. 이어 "당이 조금 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크게 보고 포용적 틀을 갖고 가는 게 좋겠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다만 "이미 결정된 사항에 대해서 다시 재논의를 할 수는 없다"며 "그래서 빨리 당이 공천과정을 수습하고 총선 전체 국면으로 나갈 수밖에 없지 않느냐, 더 이상 잡음을 만들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주말 동안 발표된 추가 경선결과 발표에서도 '친명 강세'는 일부 계속됐다. 경기 안산을 결선에서 친명계 김현 전 의원이 현역인 김철민(재선·경기 안산상록을) 의원을 꺾고 승리했다. 결과적로 김 전 의원은 김철민·고영인 2명의 비명계 현역을 제치고 공천을 받은 셈이 됐다.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 경선에서는 대선 당시 배우자실 부실장을 지낸 이력으로 논란이 있었던 권향엽 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이 현역 서동용(초선) 의원을 꺾고 승리했다.

다만 현역의원 2명이 결선을 치른 경기 부천갑에서는 서영석 의원(초선·경기 부천정)이 유정주 의원(초선·비례대표)을 제치고 승리했고, 전남 나주·화순에서는 현역인 신정훈 의원(재선)이 손금주 전 의원을 이겨 공천장을 받았다. 전남 영암·무안·신안 결선에서는 현역 서삼석 의원(재선)이 김태성 당 정책위 부의장을 이겨 공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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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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