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 노인맞춤돌봄사업 민간위탁 관련 '파열음'

전담사회복지사·일반노조 6일 시위집회… “해고자 복직” 주장

경남 함양군이 직영하던 노인맞춤돌봄서비스사업을 민간위탁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둘러싸고 업무를 담당하던 사회복지사들이 ‘부당해고’라며 시위와 복직투쟁에 나서는 등 파열음이 거세다.

이들은 6일 오후 6시 함양군청 앞에서 민주노총 경남일반노조 조합원 등 70여명과 함께 “부당해고자 복직”, “공무직 전환” 등을 요구하며 항의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서 해고자 대표 A씨는 ““함양군이 갑자기 일방적으로 민간위탁을 밀어붙였다”며 “경남지방노동위원회(이하 지노위)는 우리를 무기계약직으로 판정했는데, 군은 불복해서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에 재심 신청을 냈다. 또 지노위는 (우리를 해고한 것을) 부당해고라 판정했고, 중노위 판정도 지노위와 같았다. 이런 결과가 나왔는데도 군은 아직도 판정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6일 오후 6시 함양군청 앞에서 함양군 노인맞춤돌봄서비스사업 민간위탁 과정에 해고된 사회복지사들과 일반노조원들이 항의집회를 열고 있다. ⓒ프레시안(박철)

◆노인맞춤돌봄서비스사업 개요와 발단

논란이 되고 있는 함양군 노인맞춤돌봄서비스사업은 민간위탁으로 운영되던 것을 서춘수 전 군수 재임 시에 군 직영으로 전환했던 사업이다. 그런데 이를 이번에 다시 민간위탁으로 되돌린 것이다.

이 사업은 홀로 사는 어르신들의 안전 확인을 위해 대상자 가구를 방문, 상담하는 역할로 돌봄서비스 전반에 관한 업무를 담당한다. 1년 예산은 29억여원(국비70%, 도비9%, 군비21%), 대한노인회 함양군지회에 3년간 위탁 계약했다.

이 사업의 수행인력은 생활지원사(127명)와 이들을 지도‧관리하는 전담사회복지사들이다. 이번에 민간위탁 과정에 해고된 사회복지사 5명이 이 업무를 담당했었다.

함양군은 24년 1월 1일부터 이 업무를 민간위탁으로 전환했고, 일자리를 잃은 이들은 이를 부당해고라 주장하며 1월 4일 지노위에 ‘부당해고‧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제출했다. 동시에 2월 1일부턴 군청 앞에서 해고 철회 투쟁을 계속해왔다.

이들은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 제4조2항에 따라 기간제로 2년 이상 근무했으므로 무기계약직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6일 오후 6시 함양군청 앞에서 함양군 노인맞춤돌봄서비스사업 민간위탁 과정에 해고된 사회복지사들과 일반노조원들이 항의집회를 열고 있다. ⓒ프레시안(박철)

◆“기간제근로자” vs “무기계약직”

기간제법(제4조1항)은 “사용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갱신 등의 경우에는 그 계속 근로한 총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라면서도 단서로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다”고 예외규정을 두고 있다. 예외에 대한 사항은 같은 법 시행령(제3조2항)에도 구체적인 예시를 두고 있다.

또 제4조2항은 “사용자가 제1항 단서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무기계약직)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회복지사들의 신분이 1항과 2항 어디에 적용될 수 있는지에 따라 ‘무기계약직’에 해당되는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고, 이 지점이 양측의 주장이 갈리는 핵심 쟁점이다.

사회복지사들은 앞선 23년 12월 5일 지노위에 “함양군내 다른 국비사업에 종사하는 공무직 노동자에 비해 직무보조 수당, 가족수당, 명절휴가비 등에서 차별적 처우를 받아왔다”며 ‘차별시정 신청’을 냈고, 지노위는 이에 대해 기각 판정을 내렸다. 그러면서 지노위는 그들의 신분에 대해 “기간제법에 근거해 최초 입사일로부터 2년이 경과한 때에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된다 할 것”이라며 무기계약직으로 간주된다는 취지의 단서를 달았다.

이어 올 3월 4일 중노위도 이 판정에 대해 ‘초심유지’ 판정을 내렸다.

또 이들이 1월 4일 지노위에 낸 ‘부당해고‧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구제신청’에 대해 2월 29일 지노위는 “부당해고‧부당노동행위가 인정된다”고 문자메시지로 알려왔다.(판정서는 1개월 뒤)

이들은 지노위와 중노위의 이 판정들을 근거로 무기계약직에 대한 부당해고를 철회하라 주장한다.

군은 이에 대해 ▲23년 1월 4일 고용노동부 ‘기간제근로자 사용기간 제한의 예외에 관한 질의’에서 “노인맞춤돌봄서비스사업은… 기간제법 제4조제1항5호 및 같은 법 시행령 제3조제2항제1호에 따라 사용기간 제한의 예외에 해당할 것”이란 답변 ▲올 2월 15일 부산지방고용노동청진주지청의 ‘임금체불 진정사건’에 대한 처리결과(행정종결(위반없음))에서 “기간제근로자 사용기간 제한의 예외에 해당돼 무기계약직 임금협약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판시 ▲복지부 「노인맞춤돌봄서비스사업 지침」 ‘근로계약’ 항목에 규정된 “수행인력의 계속 고용기간이 2년을 넘기더라도 무기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지 않음”(기간제법 제4조제1항5호 및 같은 법 시행령 제3조제2항제1호)이란 내용 등을 근거로 이들을 무기계약직으로 볼 수 없다고 반박한다.

또 2022년 11월 ‘함양군 노인맞춤돌봄서비스사업 수행인력(전담사회복지사, 생활지원사) 공개채용 공고’에서 ‘계속 고용기간이 2년을 넘기더라도 무기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지 않음’이라고 적시했다고 밝혔다.

일반노조 관계자는 “민간위탁과정이 의회도 당사자도 모르게 진행됐다. 부당노동행위로 판정된 것은 독단적이고 일방적인 행정행위의 결과다. 복직투쟁에서 승리할 때까지 끝까지 갈 것”이라며 “군은 당장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군 관계자는 “이 사업은 함양군 독자적으로 시행한 게 아니라 보건복지부 등의 지침에 근거하여 시행한 사업으로, 복지부 의견 등을 종합하여 대처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답변했다.

쟁점에 대해 관련기관들의 입장과 유권해석에 간극이 크고 양측의 입장차도 첨예한 만큼 추후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눈길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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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

경남취재본부 박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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