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여당·악의적 언론이 협잡…내 측근 컷오프 훨씬 많아"

탈당 시사 홍영표 향해 "불이익 받더라도 국민 위해 인내해달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당내 공천 논란이 불거진 것에 대해 언론에 책임을 돌리며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이재명의 측근이란 이유로 불이익받고 컷오프된 사람이 훨씬 많다"며 "악의적 언론이 협잡해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5일 서울 영등포구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앞에서 긴급 현장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총선에선 대통령부터 집권 여당, 그리고 중립을 지켜야 할 언론들까지 일부 협잡해 가짜뉴스를 유포하는가 하면 국가권력을 이용해 불법 선거운동을 자행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이렇게 해서 공정 선거가 되겠나. 3.15 부정선거와 다를 게 뭔가"라며 정부와 언론을 향해 비판을 했다. 그는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여당이 선거제도의 공정한 운영을 위해 스스로 나서서 국민을 현혹하는 가짜뉴스, 허위정보 유통에 대해서 자제하고 제지해야 하지만 아예 대놓고 가짜뉴스를 마구 퍼뜨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부 언론은 정론직필하지는 못할망정 가짜뉴스를 뿌리고 선거에 개입하는 정도를 넘어 집권 여당의 기관지 노릇을 해서야 되겠나"라며 "앞으로는 가짜뉴스를 퍼뜨리거나 또는 가짜뉴스에 의존해 선거 질서를 어지럽히는 여당, 정부 그리고 대통령까지도 모두 법적 조치를 해서 언젠가는 반드시 책임지게 하겠다"고 법적 조치를 거론하기도 했다.

이 대표가 기자회견을 연 영등포구는 최근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으로 입당한 김영주 의원의 지역구인 영등포갑으로 민주당 영등포갑 채현일 예비후보도 이 자리에 함께했다. 지지자들도 이 대표와 취재진을 둘러싸고 "쓰레기들", "기자들은 다 죽었다", "우리가 언론이다", 이라며 원색적 비난을 쏟아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질의응답을 앞두고 이 대표는 "질문을 제한없이 해주셔도 괜찮다"고 했고, 이에 지지자들은 "똑바로 질문해라"고 취재진을 윽박질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서울 영등포역 앞에서 긴급 현장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회견에서 최근 불거진 사천 논란과 김영주 부의장의 탈당 및 국민의힘 입당을 비판했다. ⓒ연합뉴스

그는 탈당 가능성을 시사한 친문 좌장 홍영표 의원 관련 질문에 "오랜 세월 당과 함께 했고 당으로부터 혜택을 받을 때도 있었으니 불이익을 받더라도 미래와 국민을 위해 인내해달라"며 "(탈당은)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참으로 안타깝지만 당은 전체를 봐야 하고 다선 중진의 2선 후퇴를 바라는 당원과 국민의 기대를 일부라도 충족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당내 공천 논란에 대해 "민주당 다선 중진 의원들께서 일부는 불출마하고 일부는 컷오프되거나 경선에서 탈락하고 있는데 다 시스템에 따른 것"이라며 "젊은 신진들에게 기회를 주라는 국민적 요구가 어떻게 진행됐는지를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비교해달라"고 했다.

이 대표는 특히 "오히려 이재명 측근이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은 사람들이 훨씬 많다"고 강조했다. "지금 떠오르는 사람만 해도 목포에서, 완도에서, 광주에서, 전북에서, 경기에서, 서울에서 수없이 잘려나갔다"며 "오히려 더 엄정하게 심사해 읍참마속하는 심정으로 용인했다"고 반박했다.

또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에 전략 공천된 권향엽 후보자 관련 논란에 대해서는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이라며 "민주당에 근 30년을 근무한 당직자이고 문재인 정부 대통령실에서 근무했던 비서관이기도 하다"고 했다. 이어 "제 아내와는 아무런 사적 인연이 없는데도 비서라고 보도하고 사천이라고 공격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5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권 후보자 공천 논란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영등포갑 지역구를 돌며 채현일 예비후보의 유세를 함께했다. 그는 "우리가 (영등포갑에) 단수추천하지 않고 (김 부의장과 채 후보를) 경선에 부쳤어도 (채 후보가) 너끈하게 이겼을 것"이라며 "그런데 (김 부의장은) 이상한 핑계를 대고 나가는 바람에 조금 싱거워졌다"고 국민의힘에 입당한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영등포갑에 전략공천된 것을 비꼬기도 했다.

이어 "상대가 김영주 후보로 확정됐다는데 잘된 것 같다.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알지만 이미 승부는 났다"라고도 했다. 그러자 채 후보도 "4선을 하고 국회부의장에 장관까지 한 분이 갑자기 2주 만에 당을 바꾸고 공천받았다"며 "배신의 정치를 반드시 응징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서울 영등포역 앞에서 긴급 현장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회견에서 최근 불거진 사천 논란과 김영주 부의장의 탈당 및 국민의힘 입당을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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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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