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의원이 "이재명 대표가 윤석열 정권 탄생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직격했다. 당내 '윤석열 정부 탄생 책임론' 공방이 이어지며 친문 인사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공천 여부가 계파 갈등의 뇌관으로 떠오른 가운데다.
유 전 의원은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임 전 실장이 원래 친문이 아니었던, 좀 꿔다놓은 보릿자루 비슷한 스타일"이었다며 "삼철(전해철·이호철·양정철)이니 여기가 실세들이고 (임 전 실장은) 초대 실장은 했어도 실세가 아니면 인사의 이런 데는 잘 관여를 안 한다"고 했다.
이 대표가 주도하는 인적쇄신의 흐름이 '윤석열 정부 탄생 책임론'을 두고 공방이 있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앞서 임혁백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21일 "문재인 정부에서 현 정권 탄생에 기여한 분들은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며 친문계 불출마를 압박했다. 친명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도 지난 7일 라디오 방송에서 "문재인 정부가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것 아니냐. 핵심적 역할을 했던 분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견이 상당하다"고 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도 지난달 23일 석고대죄해야 할 문재인 정부의 두 비서실장이 총선에 나온다"며 임종석·노영민 전 비서실장에게 대선 패배 책임론을 물었다. 임종석 전 비서실장은 "추 전 장관의 기억 편집이 심하다"며 "윤 총장이 대권 주자로 완전 부상한 사건이 있었다. 2020년 추미애 법무장관 시절 징계하면서 벌어진 일"이라며 추 전 장관을 직격했다.
이런 가운데 유 전 의원은 '윤석열 정부 탄생 책임'은 오히려 이 대표에게 있다고 화살을 돌린 셈이다. 유 전 의원은 "도대체 말이 안 된다"며 "본인이 또 '모든 게 제 책임입니다' 자인을 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추 전 장관에 대해서도 "윤석열 키우는데 추미애 장관이 더 공이 훨씬 더 크다"며 "법무부 장관 하면서 너무 그 (검찰개혁 정책에 대한) 운반을 거칠게 해서 오히려 윤석열 검찰총장을 키워줬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의 시각에선 윤석열 총장이 저렇게까지 뜨는데 그 추미애 장관도 큰 책임이 있다는 여론이 더 많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표가 "새 술은 새 부대에" 라고 인적쇄신을 강조하며 인재근·이종걸 등 당내 중진 의원에게 직접 불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유 전 의원은 "새 술은 새 부대에, 좋은데 사람 바꾸는 게 능사도 아니"라고 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가 후보 시절에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얘기를 했었다"며 "그때 긴가민가 했는데 요새 그 후에 저렇게 제3지대로 나간 사람들 이런 거 보면 지금 더불어민주당이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드는 작업을 하는 게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가령 그렇게 하려고 한다고 그러면 큰코다칠 수가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는 형편없는데도 불구하고 정당 지지도는 여론조사가 거의 붙어 나오지 않느냐. 일단은 좀 위험 신호"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시절 180석을 한다고 하다가 그 이한구 공천심사위원장 시켜놓고 다 주무른 거 아니냐. 친박, 찐박이라고 그러다가 1당을 뺏긴 거 아니냐"고 했다. 이어 "마찬가지로 마지막에 공천에서 우리 국민들이 보기에 공정하지 않다고 그러면 거기에서 선거는 뒤집힌다"고 경고했다.
민주당 내 계파갈등이 계속된다면 총선에서 패배할 수 있다는 취지다. 그는 "암만 대통령 지지도가 저렇더라도 지는 것"이라며 "그것(대통령 지지율)만 믿고 이재명 대표가 그동안 너무 안이하게 대처해 온 건 사실"이라고지적했다.
한편 그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신당을 창당한 데에 대해서는 "제 상식으로는 납득이 안 간다"며 "그래도 우리 한국사회의 어떤 지도적인 위치에, 그리고 그 학자였던 사람이 자기 억울한 것 복수한다고 당 만드는 게 저는 이해가 안 간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민주당에 좀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뭐 그렇게 거룩한 일을 했다고, 물론 탄압을 좀 가혹하게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건 동정심은 있을 수 있지만 그게 팬덤으로까지 생겨서 그 팬덤을 믿고 지금 창당을 하겠다는 거냐"고 반문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