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환 인권위원장 "'이태원 참사 특별법' 공포 서둘러야"

유가족·종교단체, 참사 현장에서 대통령실 앞까지 오체투지 진행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특별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놓은 가운데, 국가인권위원회가 특별법의 조속한 공포를 촉구했다.

인권위원회는 29일 송두환 위원장 명의의 성명을 내고 "2024년 1월 9일 국회 본회의에서 '10.29이태원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안'(이하 '특별법안' 또는 '이태원참사 특별법안')이 가결된 것을 환영하고, 조속히 특별법안이 공포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우리나라는 유엔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에 가입한 당사국으로서 유엔 자유권위원회의 최종견해(권고)를 이행하기 위해 노력할 의무가 있다"며 "유엔 자유권위원회가 제5차 최종견해에 이태원 참사 관련 권고를 포함하였다는 것은, 국제인권사회가 이태원참사의 진상규명 및 피해자 권리 보호와 관련하여 우리 정부가 취할 조치와 이행 노력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유엔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 위원회(이하 '유엔 자유권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대한민국의 자유권규약 이행 제5차 국가보고서에 관한 최종견해에서 이태원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한 전면적이고 독립적인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피해자들에게 효과적인 구제책이 제공되지 않은 것에 대한 유감을 표했다. 관련해 한국 정부에 △참사를 조사하고 진실을 규명할 독립적이고 공정한 기구 설립, △고위직을 포함한 책임자들에 대한 사법 처리,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적절한 배상과 추모 제공, △재발 방지 보장 등을 권고했다.

위원회는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참사로 인해 159명의 희생자와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했다"고 재차 주지한 뒤 "사회적 참사의 적절한 진상규명 과정은 그 자체로 유가족 등 피해자들이 참사의 아픔을 딛고 일상으로 회복하도록 돕는 의미가 있고, 우리 사회를 보다 안전하고 신뢰받는 사회로 만드는 기초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속히 이태원 참사 특별법안이 공포됨으로써 독립적인 조사기구에 의한 참사 진상규명과 구체적인 피해자 권리 보장,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에 필요한 절차가 하루 빨리 진행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종교인들이 1월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서 대통령실 방향으로 이태원 참사 특별법 공포를 촉구하는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이날 참사 현장인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대통령실 앞까지 오체투지를 진행했다.

유가족들과 종교 단체들(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천주교 남녀수도회 정의평화환경위원회·10.29이태원참사를기억하고행동하는그리스도인모임·원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은 "10.29 이태원 참사 특별법 공포 여부를 결정하는 국무회의를 하루 앞두고 있다"며 "오늘 우리는 다시 한 번 정부에 특별법 공포를 촉구하기 위해, 159명의 희생자들이 눕혀져 있던 이 차디찬 아스팔트에 두 무릎과 두 팔꿈치 그리고 이마를 찧으며 '오체투지'로 이곳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대통령실 앞까지 행진한다"고 했다.

이어 "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하고 유가족들에 대한 지원책을 발표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유가족들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이태원 참사의 진실을 명명백백히 밝히고 다시는 이런 참사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도록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공포하는 것만이 유가족들의 고통을 줄일 수 있는 유일한 지원책"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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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

프레시안 이명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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