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후티 반군과 홍해서 첫 교전…"후티 쪽 고속정 3척 침몰"

미군, 민간선 구조 요청 받고 출동해 후티 선박 침몰…영국도 후티에 "직접적 조치" 경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이 확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12월31일(현지시각) 예멘 후티 반군과 미군의 첫 직접 교전이 벌어졌다.

중동, 이집트, 서아시아 등을 담당하는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날 오전 6시30분께 홍해에서 민간 선박 머스크 항저우호를 공격하는 후티 반군의 고속단정과 교전을 벌였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후티 반군 선박이 무기를 발사하며 머스크 항저우호 인근 20m까지 접근해 승선을 시도했고 구조 요청을 받고 출동한 미군 헬기에 무기를 발사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미군 헬기가 응사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후티 반군 쪽 고속단정 4척 중 3척이 침몰했다. 미군 쪽 장비 및 인명 피해는 없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후티 반군 쪽은 성명을 내 이 전투로 10명의 전투원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란이 지원하는 후티 반군은 가자지구 전쟁 발발 뒤 팔레스타인 지원 명목으로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최단 항로인 수에즈 운하로 통하는 홍해에서 이스라엘과 연계돼 있다며 민간 선박을 잇달아 공격해 왔다. 이에 미국은 지난달 18일 영국, 캐나다, 스페인, 바레인 등이 참여한 홍해 안보를 위한 다국적 작전 태스크포스(TF)를 창설해 대응해 왔다.

후티 반군 공격에 위협을 느낀 주요 해운사 등이 수에즈 운하 대신 아프리카 희망봉을 도는 길로 우회하며 공급망 차질 우려가 커졌다. <f로이터> 통신을 보면 지난달 15일 홍해 항행 중단을 발표한 덴마크 해운사 머스크는 다국적 태스크포스 발족에 힘입어 지난달 24일 홍해를 통한 항해를 재개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번 공격 탓에 다시 48시간 동안 홍해 항로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번 교전으로 가자지구 전쟁이 국제전으로 확전될 수 있다는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영국도 후티 반군에 대한 "직접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랜트 섑스 영국 국방장관은 12월31일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 기고를 통해 "홍해 항행 자유에 대한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직접 행동에 나설 용의가 있으며 추가 조치를 취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교장관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교장관과의 통화에서 "이란이 후티 반군을 장기간 지원해 왔으므로 이러한 공격을 막아야 할 책임을 공유한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미 백악관은 "분쟁 확대"를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2월31일 미 ABC 방송에 "우리는 이 지역에서 분쟁이 확대되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후티 반군과의 충돌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최상의 결과는 후티 반군이 이러한 공격을 중단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2년 6월22일 독일 함부르크항 터미널을 떠나는 머스크의 컨네이너선.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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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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