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갑질 얼룩 조선대병원…결국 머리 숙인 김경종 병원장

업무 중 폭언 '10명 중 3명'…전공의협의회, 재발 방지 대책 촉구

조선대병원에서 지도교수가 전공의를 폭행한 사건이 일파만파 번지면서 해당 병원장이 결국 머리 숙여 사과했지만 폭언·폭행의 근본적 재발 방지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김경종 조선대병원장은 최근 조선대병원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고 "피해 전공의와 교직원들에게 상심을 안겨드려 사과드린다"고 27일 밝혔다.

그는 "폭행을 가한 교수의 모든 직무는 현재 정지 조치됐다"며 "인권성윤리위원회·교원인사위원회를 통해 원칙적이고 공정한 징계 절차를 밟겠다"고 약속했다.

▲조선대병원장 사과문 ⓒ조선대병원 홈페이지

이어 "이번 사건과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폭력 예방 시스템을 점검하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선대병원 전공의 A씨는 지난 8월29일께 병원 내에서 B지도교수로부터 갈비뼈를 걷어차였고, 같은달 31일엔 의국에서 팔과 등부위를 쇠파이프로 구타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9월21일께엔 회진준비실에서 주먹으로 구타를 당하고 뺨을 맞았다며 관련 녹취물을 증거로 제시했다.

A씨는 대한민국 국회의 국민동의 청원에도 '의과대학 교수의 상습적인 전공의 폭행에 관한 청원글'을 올리며 B교수의 자진해임을 강력 촉구했다.

현재 병원 측은 B교수의 모든 직무를 정지시켰다. 외래, 입원, 수술 등 진료행위와 함께 전공의 교육에도 관여하지 못하도록 했다. 징계 수위는 인권성윤리위원회, 교원인사위원회를 열어 결정할 방침이다.

▲지도교수 폭행 호소 글에 첨부된 관련 영상. ⓒ온라인커뮤니티 보배드림 게시글

하지만 김 병원장은 이번 사태를 통해 엄중 대처 할 것으로 밝힌것과 다르게 만연한 폭행·갑질 사례에 전공의들의 불안감은 여전한 실정이다.

실제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지난해 11월16일부터 12월14일까지 전국 19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공의 실태조사 결과, 업무 수행 중 폭언이나 욕설을 당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34%가 '그렇다'고, 66%가 '아니다'고 답변했다.

또 11.2%는 '업무 수행 중 폭행을 당한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반면 수련기관 내 폭력 사건 발생 시 수련기관 내 처리절차를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한 전공의는 23.3%에 그쳤다.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답변은 37.3%, '잘 모름'이라고 답변한 전공의는 39.4%였다.

수련환경에 대한 불만이 있을 때 수련기관에 자유롭게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가 36.2%, '그렇지 않다'가 36.6%, '보통'이 27.2%로 집계됐다.

이처럼 10명 중 3명이 업무 수행 중 폭언이나 욕설을 듣고 10명 중 1명은 폭행까지 당하면서 전공의협의회는 의료계 전반의 재발 방지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조선대병원 전공의협의회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수면 위로 올랐을 뿐이지 여전히 전국 곳곳에서 불미스러운 폭행은 발생하고 있을 것"이라며 "합당한 징계로 재발을 막는 것은 물론 전공의 수련환경과 전공의에 대한 인식 변화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문의를 따려면 전공의가 불합리한 일을 당해도 참아야 하는 구조, 전문의를 더 뽑지 않고 전공의로 공백을 메꾸는 형태의 인력배치 등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은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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