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순창의 매력'을 찾아 제안한 '다섯 개 아이디어'

우석대, 순창군과 협력 '청년, 지역의 미래를 말하다' 14번째 프로젝트 발표

대학생들이 지역에 들어가 자원을 확인하고 이를 미래 발전과 연계하는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청년, 지역의 미래를 말하다’ 프로젝트가 전북 순창에서 열렸다.

지난 2013년에 시작해 올해로 11년째, 14번째 발표회다.

우석대학교 관광학과 학생들은 27일 전북 순창군 발효테마파크에서 ‘딜리셔스(Delicious·맛좋은, 향기로운) 순창’이라는 주제로 대학생 지역혁신 아이디어 발표회를 했다.

이 프로젝트는 지역대학과 지자체, 유관기관이 협력해 전북의 관광발전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27일 오후 전북 순창군 발효테마파크에서 ‘딜리셔스(Delicious·맛좋은, 향기로운) 순창’이라는 주제로 우석대학교 관광학과 학생들이 지역혁신 아이디어 발표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우석대학교

이날 발표회는 (사)한국사회적기업학회와 우석대학교링크3.0사업단이 주최하고 우석대학교 혁신성장연구소가 주관했으며 순창군과 (재)순창발효관광재단과 전주미식가협회, (재)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사)문화정담이 후원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생들은 학기 초에 지역관광활성화 대상지를 순창군으로 선정한 뒤 순창발효관광재단의 지원으로 순창군의 주요 관광지를 탐방했다.

이 과정에서 관광자원 탐색, 현황 조사, 문제점 분석, 아이디어 발굴, 발표자료 작성 등의 과정을 거쳐 총 5개의 제안을 하게 되었다.

학생들의 눈으로 찾은 순창관광의 문제점

학생들은 순창군의 문제점에 대해 한국의 양념 맛을 대표하는 고추장은 순창군이 제일 유명하지만 ‘순창고추장’이라는 파워 브랜드는 대기업에서 사용하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또한 순창군은 명맥을 잇기 위해 고추장 제조 명인들을 모아 ‘순창전통고추장마을’을 조성하고 최초 40여 가구로 시작했으나 25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은 문을 닫은 가게가 많고, 부동산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현상에 집중했다.

이와함께 발효테마파크 조성으로 활력을 찾으려 하고 있으나 관광행태의 변화와 계절적 비수기 등의 영향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점을 포착했다.

▲전북 순창군 강천산을 찾은 관광객들이 가을을 만끽하고 있다. ⓒ순창군

또 인기 관광지인 강천산과 채계산 출렁다리가 관광객을 열심히 모으고 있지만 상당수는 담양으로 건너가 식사를 하는 등 음식관광도 열악한 형편이라는 점도 꼽았다.

이에 학생들은 ‘맛있는 순창’의 이미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회의를 거쳐 최근의 식품 트렌드 반영, 공간의 사계절 활용, 공간 재생, 상품개발, 힐링 여행, 농촌유학 등의 지역 이슈를 발굴했다.

대학생들이 발견한 순창의 새로운 아이디어는

발표에 나선 다섯 팀 가운데 첫 번째 팀은 국내 최고의 ‘청소년 요리대회’를 골자로 한 ‘순창발효테마파크 활성화 방안’을 제안했다. 순창발표테마파크의 주요 타깃이 유아와 초등학생인 점에 주목한 것이다. 전시 공간의 수준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며 현재의 내용을 더 쉽고 재미있게 연출하고, 사계절 방문 유도를 위해 프랑스식 미식교육 프로그램 도입과 상시적 행사로 청소년 요리대회를 제안했다.

▲전북 순창군 전통고추장민속마을 전경. ⓒ순창군

두 번째 팀은 전통고추장마을의 재창조를 중심으로 한 ‘순창재생프로젝트’를 제안했다. 한때 순창의 명소였던 순창전통고추장마을을 대상지로 삼아 최근 여러 개의 상점이 문을 닫고 일부에서는 부동산 매매가 이루어지는 현상을 보고 재생사업 도입 아이디어를 도출했다.

이들은 전주한옥마을을 모델로 제시하고, 숙박 및 미식 관광지로 활성화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세 번째 팀은 먹기 쉬운 형태의 새로운 가공식품 개발을 제안했다. 순창군의 음식브랜드로서의 가치를 중심으로 순창군 농산물을 가공해 아침 한 끼를 대신할 수 있는 영양을 담은 한 포로 포장 판매하는 ‘한 끼 한 포, 순창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네 번째 팀은 군립공원으로 국내 최대 관광객은 물론 최대 입장료 수입을 올리고 있는 강천산 방문객을 대상으로 한 음료 개발에 주목했다. 강천사 앞 국내 최고령 모과나무의 스토리를 살리고 온천수의 건강성을 담아 순창을 상징하는 관광음료를 개발하자는 것이다.

다섯 번째 팀은 인구소멸지역의 생활인구 늘리기 프로그램으로 전북교육청에서 열정적으로 추진하는 농촌유학에 부응해 ‘맛있는 순창농촌유학’을 제안했다. 전통식품 음식체험, 그리고 건강한 음식교육 등을 포함해 ‘어린이 백종원’을 키우는 새로운 형태의 맛있는 순창 농촌유학 프로그램을 만들어 도시의 어린이들을 유치하자는 것이다.

청년들의 아이디어, 정책으로 실현되길

선윤숙 순창발효관광재단 대표는 “한 학기 동안 우석대 관광학과 학생들이 보여 준 순창에 대한 관심과 열정 그리고 제안에 대해 놀라움과 고마움을 표한다”면서 “학생들이 제안한 내용은 꼭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경윤 전북문화관광재단 대표는 “14회를 이어온 ‘청년, 지역의 미래를 말하다’ 프로그램은 우리 지역 대표 청년 관광정책의 하나”라며 “앞으로도 이 프로젝트가 꾸준히 진행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이 행사를 주최한 한국사회적기업학회 수석부회장인 최길현 박사는 이렇게 학생들이 지역을 찾아다니며 현장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그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참여 지역 정책개발>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발표회에 앞서 이날 특강을 진행한 한국관광 홍보영상 ‘범내려 온다’ 제작자인 오충섭 한국관광공사 전북지사장은 “청년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지역관광에 미치는 효과를 직접 체험하는 의미 있는 행사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행사를 현장에서 직접 지도한 박수진 우석대 교수(전주미식가협회 회장)는 “학생들의 호기심에서 출발한 지역관광 아이디어가 인구소멸지역의 새로운 관광상품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직접 체험하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이 사업을 처음 기획하고 14회째 운영책임을 맡아 온 황태규 우석대 미래융합대학 학장은 “청년들이 자신의 눈높이에서 직접 구상하고 설계했기 때문에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으나 학생들이 성장하는 기회가 됐다”며 “지역사회가 지역청년의 자질과 아이디어를 인정해줄 때 비로소 청년은 아이디어 제공자의 역할에 머물지 않고 지역사회의 새로운 정책개발 주체로 성장할 수 있는 만큼 이번에 기회를 마련해 준 순창군에도 감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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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홍

전북취재본부 김대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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