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정류장 여고생 치여 숨지게 한 70대 운전자, 과실 인정

"가속 발판 밟았다" 진술…경찰, 검찰 송치 예정

전남 보성에서 버스정류장 돌진 사고로 여고생을 숨지게 한 승용차 운전자가 사건 초기 '차량 급발진'을 주장했다가 이를 반박하는 증거가 제시되자 스스로 과실을 인정했다.

전남 보성경찰서는 도로교통법상 안전운전 의무 위반 혐의로 입건한 A씨(78)의 혐의를 입증해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A씨는 이달 1일 오후 2시 15분께 보성군 벌교읍 도로에서 승용차를 몰다가 버스정류장에 앉아있던 16세 여고생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 1일 전남 보성군 벌교읍 도로에서 70대 남성이 승용차를 몰다가 버스정류장에 앉아있던 16세 여고생을 치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그는 사고 직후 차량 급발진 현상이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차량에 설치된 사고기록장치(EDR)를 정밀 분석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제동장치를 조작한 이력이 없다는 결과를 경찰에 통보하자 기존 진술을 번복했다.

경찰은 속도를 줄여야 하는 회전 구간에 진입한 A씨가 제동장치 대신 가속 발판을 밟았다는 진술을 A씨로부터 확보했다.

A씨는 사고 약 1시간 전 고속도로를 주행하면서 차로를 넘나들다 다른 운전자의 신고로 경찰 검문까지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음주 여부를 확인했으나 문제가 없자 안전운전을 당부하고 보내준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고령이긴 하나 특별한 질환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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