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광주·전남 파크골프장…누구를 위한 사업인가?

1년 사이 회원 수 2배 이상 급증…노인표 겨냥 '선심성 사업' 비판

'골프 축소판'이라 불리는 파크골프장의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광주‧전남에도 우후죽순으로 파크골프장이 조성되고 있다.

지역 시민들은 대체적으로 반기는 분위기지만 일각에서는 노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한 지자체장들의 '선심성 사업'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25일 대한파크골프협회 등에 따르면 광주‧전남지역에는 총 42곳(광주 8곳‧전남 34곳)의 파크골프장이 형성돼 있다.

▲광주 광산구 서봉파크골프장에서 파크골프를 즐기고 있는 시민들 ⓒ독자제공

현재 광주에서 운영 중인 파크골프장은 총 8곳으로 북구 대상·효령·첨단체육공원, 서구 염주·덕흥동, 동구 무등산, 남구 승촌보, 광산 서봉파크골프장 등이다.

전남은 총 34곳으로 목포가 8곳으로 가장 많은 파크골프장을 운영하고 있었고 뒤를 이어 나주 4곳‧영암 3곳‧무안 2곳‧보성 2곳‧곡성 2곳‧해남 2곳‧영광 2곳 등 순으로 나머지 지역은 대부분 1곳의 파크골프장이 조성돼 있다.

우후죽순 생겨난 파크골프장에 파크골프인구도 갈수록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대한파크골프협회에 가입한 전국 회원 수는 2020년 4만5000명에서 2021년 6만4000명으로 크게 늘었고 지난해에는 10만6500명으로 10만명을 돌파했다.

광주에서도 2021년 968명이던 광주파크골프협회 회원 수가 지난해에는 2391명으로 1년 사이 2.4배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클럽도 43개에서 97개까지 늘었다. 전남도 마찬가지로 2021년 2187명에서 올해 4376명으로 2년 사이 2배가 증가했다.

회원으로 등록하지 않고도 즐기는 사람이 많아 실제 파크골프 인구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대부분 접근성이 좋은 도심 속 공원에 조성돼 시민들의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파크골프장을 자주 이용한다는 이철신씨(67)는 "차로 30분 이내에 도착하는 곳들이 대부분이라 스포츠를 통해 저렴한 비용으로 건강까지 챙길 수 있어 중장년층에게는 단연 최고의 스포츠다"라며 "부지 선정 단계부터 세심하게 고려되고 더 체계적인 운영시스템이 구축돼 더 많은 사람들이 파크골프를 즐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노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한 지자체장들의 '선심성 사업'이 아니냐는 비판이 목소리도 높다.

광주지역 한 정치평론가는 "광주뿐 아니라 전남지역 지자체장들의 공약사항만 보더라도 노년층을 타겟으로 대부분 '파크골프장 조성사업'을 내놓고 있는 추세다"라며 "이용자 상당수가 해당 지역의 노년층인 만큼 추후 있을 선거의 표와 연결될 수 있어 단체장들의 대표적인 '선심성 사업'으로 받아들여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무단으로 부지를 확장해 불법 운영한 파크골프장 사례들은 지자체들이 앞다퉈 무리하게 파크골프장을 조성하고 성과로 치장하다 보니 생기는 현상이다"라며 "너도나도 생색내기식으로 파크골프장을 설치하기보다 정말 고령층들이 필요로 하는 사업 등을 강구해야 할 시점이다"고 덧붙였다.

이명규 광주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고령인구를 차지하는 지역인 광주‧전남에 파크골프장이 생기는 상황은 고령사회를 대비해 노년층들의 활동량과 건강을 챙기기 위한 정부의 복지사업 중 일환이라 보고 있다"며 "다만 일부 지자체장들 사이에서 파크골프장이 전형적인 선심성 사업으로 악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민을 위한다면 어린이와 청년·장애인 등 전 세대를 위한 체육 인프라 구축에 힘써 보완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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