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 기대감 꺾였다…서울 아파트 매도물량은 사상 최대

주택가격전망지수 11개월 만에 첫 하락 반전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리라는 부동산 투자 심리가 약 1년 만에 꺾였다. 서울의 아파트 매도 물량은 급증하고 있다. 정부의 집값 떠받치기로 이어진 부동산 시장에 변곡점이 다가오는 것으로 보인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 자료를 보면, 이달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2포인트 하락한 108로 집계됐다.

이 지수는 작년 11월 역대 최저치인 61까지 떨어진 후 작년 12월부터 10개월 연속 상승세였다. 정부 정책 효과 기대감이 연중 내내 이어지면서 이 지수는 6월 100을 회복했고 이후로도 꾸준한 상승세였으나, 이달 들어 하락세로 반전했다. 11개월 만에 처음 나타난 하락세다.

집값 상승세가 계속 되리라는 소비자 기대가 올해 내내 이어진 정부의 부동산 투자 규제 완화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시대 장기화에 따라 이제는 더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로 바뀐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해 이달 금리수준전망지수는 지난달 118에서 한꺼번에 10포인트가 급증해 128이 됐다.

이는 올 1월(132)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다. 10포인트에 달하는 상승폭은 지난 2021년 3월(10포인트)이후 2년 7개월 만에 가장 컸다.

미국의 경기가 좀처럼 꺾이지 않음에 따라 연방준비은행(Fed, 연준)이 연방 금리 인상을 더 이어가리라는 전망이 기정사실화하고, 이에 따라 국내 시중금리가 상승세를 이어간 영향이 반영됐다.

이미 부동산 시장에서는 상승세에 제동이 현실화하고 있다. 아파트 실거래가 제공업체 '아실'의 집계 현황을 보면, 이날 현재 서울의 아파트 매도물량은 7만7206건으로 조사됐다. 이는 집계 이래 최대치다.

서울의 아파트 매도물량은 지난 14일 7만5456건을 기록하며 2020년 10월 집계 이래 최대치를 경신한 후, 내내 최대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연초만 해도 이 물량은 5만513건이었다. 이날 기준 10개월여 간 매도물량 증가율이 52.8%에 달한다.

서울 시내 25구 중 매도물량이 가장 많이 쌓인 지역은 강남구다. 이날 현재 6687건의 물량이 적체돼 있다.

서초구에 5811건, 송파구에 5697건의 매물이 쌓여 뒤를 이었다. 고가 아파트 수요가 집중된 강남 3구에 매도 물량이 집중됐다.

다음으로 노원구 5429건, 강서구 3997건, 강동구 3946건, 영등포구 3560건, 성북구 3423건, 구로구 3269건, 마포구 3248건 순이었다.

서울 아파트 가격 동향은 국내 전체 부동산 투자 심리의 지표다. 서울 아파트 가격 변동이 전국에 영향을 끼친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현 추세로는 정점을 지난 것으로 추정된다. 22일 리얼투데이가 KB부동산 등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평당(약 3.3㎡)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국 기준 평균 2006만2000원이었다. 지난 4월(2014만3000원) 이후 5개월 만에 다시 2000만 원선을 넘었다.

그러나 현 투자 심리로 보면 상승세가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올해 내내 장기화한 집값 상승세를 이제는 견디지 못하리라는 비관적 전망이 매물 적체로 나타난 모습이다.

▲25일 아파트 실거래가 제공업체 '아실'의 집계 현황을 보면, 이날 현재 서울의 아파트 매도물량은 7만7206건으로 조사됐다. 이는 집계 이래 최대치다. 22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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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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