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조상묘 3기 훼손한 전남도 "원상 복구해 주면 더 좋은 일 아니냐"

공사 업체에 책임 떠넘기기 '급급'…유족 "끝까지 법적 책임 묻겠다" 분통

전남도가 '영광 불갑천 재해복구사업'을 진행하면서 100년 넘게 관리하던 민간인 묘지 3기를 훼손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사업 발주 주체인 전남도의 '무책임'한 태도가 공분을 사고 있다.

17일 전남도에 따르면 전남 영광군 군서면 매산리 일원에는 지난 2022년 5월부터 2024년 5월까지 총사업비 282억8900만원을 들여 '영광 불갑천 재해복구사업'이 진행 중에 있다.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시공사 측은 A씨(68)의 소유인 전남 영광군 군서면 매산리의 한 임야에 속한 묘지 3기를 훼손시켰다.

▲전남 영광군 군서면 매산리 한 임야의 지난해 8월과 현재 비교 모습. (사진 위-지난해 8월, 아래-현재) ⓒ프레시안(임채민)

또한 피해 현장이 '공사지역 외 구역'임에도 불구하고 단지 '마을 이장의 허락'만 듣고 100년 넘게 관리하던 묘지를 훼손했을 뿐만 아니라 유골 분실과 토사까지 무단 사용한 것으로 확인돼 유족들은 분개하고 있다.

형법 160조 '분묘발굴죄'에는 분묘를 무단으로 발굴하다 적발되면 5년 이하 징역에 처해지며, 유골이나 사체 등을 유기, 은닉 또는 영득한 자는 7년 이하 징역에 처한다.

이처럼 분묘발굴죄는 실형에까지 처하는 중대한 범죄행위지만 총괄책임자인 전남도는 '복구만 하면 된다'는 태도로 일관해 유족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공사현장에서의 분묘 훼손에 대해 전남도 자연재난과 관계자는 "우리 현장에서 잘못해 발생한 상황이니 원상복구 명령은 내려놓았고 당사자들 간에 협의가 우선되야 하는 상황이다"며 "유골 유실 부분은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 면적이라고 해봤자 평수로 3~4평밖에 안 돼 피해 금액을 산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묘 같은 경우 원상복구를 진행하게 되면 더 좋아지는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유족들에 따르면 유골 유실 여부, 피해 금액, 면적 등 기본적인 피해 현황조차 파악하지 않은 전남도는 피해 묘지주인에게 한 통화의 확인 전화가 전부였다. 또한 당사자들끼리 협의가 우선이라며 방관자적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묘지주인 A씨는 "총괄책임자인 전남도 관계자라는 사람들이 약 2주전 달랑 한 통화의 확인전화만 걸었을 뿐 지금까지 연락 한 통 없다"며 "'무단으로 공사해놓고 나중에 걸리면 보상하면 된다'는 전남도의 안하무인한 생각은 아무 힘 없는 지역민을 무시하는 태도로 오히려 화만 더 돋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상은 일체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 앞으로도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총괄책임자인 전남도 관계자부터 공사 관계자들까지 모두 끝까지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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