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세수펑크 이면 살펴보니…근로소득세 더 걷고, 법인세 깎아주고

尹 정부 들어 근로소득세 비중 갈수록 커져…법인세·종부세·양도세는 감소

올해 7월까지 '역대급 세수펑크'가 발생한 가운데, 국세수입이 가장 크게 감소한 세목은 법인세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대부분 세목이 전년에 비해 감소세를 보였으나 직장인이 납부하는 근로소득세는 오히려 증가했다. '대기업에 법인세를 깎아주고 노동자로부터는 세금을 더 걷는다'는 부자감세 비판론에 힘을 싣는 결과로 풀이된다.

19일 국세청이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기획재정위원회)에게 제출한 '월별 세목별 세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에 정부가 걷은 국세수입은 217조6000억 원이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261조 원)보다 43조4000억 원(-16.6%) 줄어든 수치다. 세수에 대규모 펑크가 발생했다.

이 같은 상황은 전날 정부가 발표한 국세수입 재추계 현황과도 궤를 같이 한다. 정부가 올해 국세수입을 재추계한 결과, 올해 실제로 걷힐 국세수입은 당초 예상했던 400조5000억 원보다 59조1000억 원 부족한 341조4000억 원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세수 격차는 역대 최대 규모다.

세수가 급격히 감소한 가운데, 국세수입을 세목별로 나눠 보면 가장 크게 감소한 세목은 법인세였다.

올해 들어 7월까지 걷힌 법인세는 48조5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5조6000억 원)보다 17조1000억 원 감소했다. 감소율은 26.1%였다.

법인세는 경영실적을 토대로 신고‧납부하는 신고분과 법인이 지급받는 이자‧배당 소득 등에 대해 납부하는 원천분으로 나뉜다. 기업실적 악화로 인해 법인세 신고분은 1년 전(55조4000억 원)보다 19조1000억 원(36.3%) 감소한 36조3000억 원에 그쳤다. 감소율이 36.3%에 달했다.

▲올해 1~7월 세목별 국세수입 현황. 이 기간 국세수입은 217조6000억 원으로 전년(261조 원)보다 43조4000억 원 감소했다. ⓒ고용진 의원실 제공

올해 소득세는 7월까지 68조 원 걷혔다. 1년 전(80조7000억 원)보다 12조7000억 원 감소(-15.8%)했다.

소득세는 다시 종합소득세와 근로소득세, 양도소득세로 나뉜다. 종합소득세와 양도소득세가 줄어든 반면, 근로소득세 징수액은 오히려 1년 전보다 늘어났다.

올해 종합소득세는 12조4000억 원 걷혔다. 1년 전(14조8000억 원)보다 2조4000억 원 감소했다.

양도소득세는 9조6000억 원 걷히는 데 그쳤다. 1년 전(20조7000억 원)에 비해 11조1000억 원 급감했다. 감소율이 53.6%에 달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현황을 고려하면 올해 총 세수 감소분(43조4000억 원)의 대부분은 법인세 감소분(17조1000억 원)과 양도소득세 감소분(11조1000억 원)으로 파악된다.

반면 올해 근로소득세는 37조 원 걷혀 1년 전(36조9000억 원)보다 1000억 원 증가했다. 경기 침체와 정부의 대대적인 감세 정책으로 인해 모든 세수가 쪼그라드는데 이른바 '유리지갑'으로 불리는 직장인이 낸 근소세만 오히려 증가했다.

근소세 수입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지고 있다. 올해 7월 걷힌 근소세는 5조8000억 원으로 전년 동월(5조5000억 원) 대비 2000억 원 이상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올해 근소세는 작년보다 1조 원 이상 더 걷힐 가능성이 점쳐진다.

윤석열 정부 들어 근소세가 적극적으로 걷히는 현상은 이어지고 있다. 작년 총 걷힌 근소세 수입은 60조4000억 원으로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17년(35조1000억 원)과 비교하면 25조3000억 원 늘어났다. 증가율이 72.1%에 달한다.

이에 따라 총 국세수입에서 근소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13.2%에서 작년 15.3%로 커졌다. 올해 세수가 급감한 가운데 근소세만 증가한다면 올해 말 근소세 비중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현 정부 감세 기조가 '부자감세'라는 야권 등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현상으로 분석된다.

고용진 의원은 "경기악화와 감세정책의 영향으로 법인세, 양도세, 부가세 등 세수가 줄줄이 쪼그라들었는데, 유리지갑인 직장인이 낸 세금만 증가했다"며 "과세 속도에 브레이크가 필요한 이들은 대기업이 아니라 직장인"이라고 일침했다.

아울러 고 의원은 "정부가 기업에 세금을 깎아주면 투자가 증가해 세금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막대한 세수펑크만 났다"고 지적했다.

한편 올해 7월까지 부가가치세 수입은 56조7000억 원으로 전년(62조9000억 원) 대비 6조1000억 원 감소했다. 소비 침체가 그만큼 발생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상속세와 증여세는 9조1000억 원 걷혀 작년(10조 원)보다 1조 원 감소했다.

종합부동산세는 1조7000억 원 걷혔다. 작년(2조 원)보다 3000억 원 줄어들었다.

▲정정훈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이 18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세수 재추계 결과 및 재정대응방향 발표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머리카락을 넘기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일 예산실장, 정정훈 세제실장, 임기근 재정관리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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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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