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녀와 다툼 60대 남성…경찰 조사 앞두고 스스로 목숨 끊어

동거녀와 말다툼을 벌이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로부터 심한 모욕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60대 남성이 하룻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숨진 남성의 주변에서는 경찰의 소환조사를 앞두고 강한 부담감을 느꼈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으나 경찰은 강한 압박이나 소환계획의 통보 등은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전북 순창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10일 밤 11시26분께 112신고를 받고 출동해 순창읍 남계리의 한 단독주택에 딸린 비닐하우스에서 심정지 상태인 김 모(67)씨를 발견했다.

숨진 김씨와 단독주택 소유주인 이모(57·여)씨는 9년간 동거를 해온 사이로 알려졌다.

앞서 이들은 9일 오후 금전적인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 김씨가 방안에 있던 난로를 던지고 경유에 불을 붙이려 여러차례 시도하자 이씨가 경찰에 신고했다.

ⓒ프레시안

경찰은 이들을 격리하고 이씨를 따로 경찰서로 불러 피해상황을 청취한 뒤 '스토킹 범죄'에 따른 고소장을 접수 받았다.

또 김씨에 대해서는 이씨가 위협을 느끼고 있는 만큼 거주공간과 주변에 접근하지 말라는 경고를 두 차례 내렸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압박을 느낀 김씨는 지역의 한 일간지 기자에게 "출동한 경찰로부터 심한 모욕과 함께 강하게 처벌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월요일에 출두하라고 전화가 왔는데 조사가 잘 이뤄지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으나 조사중인 사안에 개입할 수 없다며 거절당했다.

김씨는 10일 오후 6시30분께 동네 선배이자 지인인 문 모씨(71)를 순창읍의 한 식당에서 만나 약 1시간 30분가량 울먹이며 하소연을 한 뒤 '인격모독에, 나를 어떻게든 엮어넣으려고 한 그 형사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말한 뒤 헤어졌다.

김씨는 이날 밤 8시30분께 문씨의 휴대전화에 '항상건강하세요'라는 문자를 남긴 뒤 연락이 끊겼다가 문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과 소방에 의해 3시간만에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씨는 김씨의 사망소식을 듣고 경찰서에 접수했던 고소장을 반려해 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1388', '다 들어줄 개' 채널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김대홍

전북취재본부 김대홍 기자입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