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볼매 되겠다던 국민의힘, ‘호남 갈라치기’로 전북 무시

지역민 "두 차례 대선에서 전북은 호남 내 가장 높은 지지지율 보냈는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전남 '순천 국제 정원박람회'를 둘러보며 극찬을 하고 지자체 차별지원 당위론을 언급한 것은 전형적인 ‘호남 갈라치기’라는 전북 정치권의 강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1일 전북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김 대표는 전날 전남 순천의 국제정원박람회를 둘러본 뒤 현장 최고위회의에서 “개장 이후 반년도 되지 않아 벌써 6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박람회를 찾는 등 초대박 흥행을 거뒀다”고 극찬했다.

김 대표는 “중소도시 한 곳의 인구와 맞먹는 20만명에 달하는 관광객이 하루에 몰려도 교통체증을 거의 느낄 수 없다고 한다”며 “노관규 순천시장을 비롯해 시청, 도청, 조직위 관계자들의 철저한 준비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일 잘하는 지자체와 일 잘 못하는 지자체 사이에 차별이 있어야 주민의 삶이 윤택해지고 지방자치제도가 발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이 31일 오전 전남 순천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을 방문하고 있다. 최고위는 이날 순천에서 현장 최고위를 열었다. ⓒ연합뉴스

김 대표의 이날 발언은 전북 부안의 ‘새만금 잼버리’ 행사와 전남 순천 국제정원박람회를 대비시켜 전북을 일 못하는 지자체로 내치고 전남을 껴안는 ‘전형적인 호남 갈라치기’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김 대표가 순천시장을 거론하며 광주시청과 전남도청·조직위 관계자들의 철저히 준비가 있었다고 말한 대목도 ‘새만금 잼버리’의 준비 부족과 대응 소홀을 겨냥한 ‘전북 무시’와 ‘호남 분열’이라는 비판이다.

전북 정치권은 “국민의힘이 새만금 잼버리의 전북 책임론을 거론하더니 이제 이웃 전남에 가서 전남을 한껏 치켜세우며 전북을 무시하는 등 저급한 호남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은 “국민의힘이 잼버리 대회의 준비 소홀을 전북에 덤터기 씌우더니 이제 전남에 가서 전북을 욕보이는 등 두 번 죽이고 있다”며 “호남 내 분열을 유도하는 갈라치기 책동을 멈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 정치권에서는 ‘일 잘하는 지자체’와 ‘일 못하는 지자체’로 갈라친 것과 관련해서도 "국민의힘이 잼버리의 전북 책임론에 이어 전북과 14개 시군을 ‘일 못하는 지자체’로 낙인을 찍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정치권은 “국민의힘이 기회 있을 때마다 취약지역인 전북을 껴안고, 심지어 전북의 볼매(볼수록 매력) 정당이 되겠다고 말해놓고 돌아서면 전북을 기망한다”며 "보수정당 후보가 당선된 두 차례의 지난 대선에서 전북은 호남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냈는데 전북을 이렇게 욕보일 수 있느냐"고 반발했다.

실제로 전북은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에 13.2%의 표를 몰아줘 광주(7.7%)나 전남(10.0%)보다 높았으며, 20대 대선 역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지지율이 14.4%를 기록해 광주(12.7%)와 전남(11.4%)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내년도 정부안에서 새만금 SOC 예산이 78% 대거 삭감된 것과 관련해 예산 배분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여권 내 실세지역에 대한 예산 배분 현황을 점검하는 등 공세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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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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