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장난합니까"…익산 수해대책 촉구 농민대표단이 발끈한 이유

“장난하십니까? 이 좁은 곳에서 면담을 하자는 것이…”

전북 익산시 피해농가 수해대책 촉구대회가 열린 28일 오전 10시 40분경에 익산시청 1층 로비에서 농민 대표단이 발끈하며 문제를 제기하는 헤프닝이 벌어졌다.

익산시 망성면 보상대책협의회와 용안면과 용동면 수해대책위원회, 익산시농민회 등 8개 단체가 공동주최한 이날 집회는 지난 7월의 폭우로 수해피해 농가들이 여전히 일상을 회복하지 못한 채 피해 복구와 영농 재개를 위해 힘겨운 사투를 벌이는 상황에서 피해액 전액보상 등 5개항을 촉구하는 자리였다.

▲28일 오전 익산시청 앞에서 익산 피해농가 수해대책 촉구집회가 열렸다. ⓒ프레시안

행사가 시작된 후 집회 순서에 따라 김영재 익산시농민회 회장과 김재복 망성면 보상대책협의회 위원장 등 농가와 농민단체 대표 등 8명이 정헌율 익산시장과의 면담을 위해 청사 1층으로 들어섰다.

익산시 관계자는 대표단을 1층 '소통민원실'로 안내했고, 이곳으로 들어갔던 농민 대표들이 이내 “장난하느냐? 어떻게 이런 곳에서 회의를 하자는 것이냐"고 발끈하며 곧바로 다시 나왔다.

소통민원실은 민원인이 잠시 쉬거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미니 공간’으로, 성인 6~8명이 들어가도 비좁게 느낄 정도로 협소한 곳이다.

생계 위기에 처한 농민들이 생존권을 보장해 달라며 집회에 참석했는데, 대표단 전원이 앉기도 힘든 곳으로 안내해 가뜩이나 불편한 농민들의 심기를 건드린 것이다.

농민 대표단의 한 관계자는 “피해농가들의 고통을 이해한다”며 “언제든지 농가들과 만나겠다고 말해 놓고 정작 청사를 방문한 농민 대표를 이렇게 푸대접해도 되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다른 관계자도 “밖에서 집회하는 농민들의 대표 자격으로 단체장을 만나러 왔는데, 서 있을 자리도 마땅치 않은 곳으로 안내할 수 있느냐”며 “말이 안 된다”고 반발했다.

익산시는 이에 대해 “그동안 수해피해 농가들에게 정부의 지원방침과 행정의 강한 의지를 설명해왔다”며 “앞으로도 피해 주민들의 각종 지원을 위해 선제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익산시의 한 관계자는 농민 대표와의 면담 장소로 ‘미니 공간’을 안내한 것과 관련해 “정확히 모르겠다”며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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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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