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를 흔들었던 LK-99 논란이 초전도체가 아니라는 쪽으로 무게가 쏠린다. 독일 연구팀이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니라 단순한 절연체라는 결론을 내렸다.
16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연구원들이 LK-99의 수수께끼를 푼 것 같다"며 "과학적 추론 작업을 거쳐 이 물질은 초전도체가 아니라는 증거를 발굴"했다고 보도했다.
<네이처>는 LK-99가 초전도체가 아니며, 국내 연구진이 이 물질에서 초전도 현상을 발견한 이유는 "재료의 불순물, 특히 황화구리(C₂S)의 전기 저항이 급격히 감소했고 자석 위에서 부분 부상하는 현상"이 발견됐으며 이 현상이 "초전도체가 나타내는 특성과 유사"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간 인도, 중국 등 해외 연구진의 검증 연구 결과 일부에서는 LK-99로부터 초전도성을 발견했다는 보고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LK-99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황화구리로 인한 현상이었으며 초전도성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네이처>는 이번 기사에서 LK-99 검증을 위한 여러 연구를 소개했다. 그 중 결정적인 연구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막스 플랑크 고체 연구소(Max Planck Institute for Solid State Research)의 검증 결과였다.
"이 팀은 불순물을 제거한 순수 단결정 LK-99 6개를 합성한 결과 불순물로부터 분리된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니라 수백만 옴의 저항을 가진 절연체"라는 결론이 내려졌다고 <네이처>는 밝혔다.
<네이처>는 "(비록 LK-99가) 약간의 강자성과 반자성을 띄지만, 이는 부분적인 부양(마이스너 효과)에도 충분하지 않다"며 막스 플랑크 연구팀이 "우리는 초전도성의 존재를 배제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LK-99가 초전도체일 수 있다는 대중의 반응을 이끌어낸 중요한 지점은 단순히 이 물질이 자석 위에서 부양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LK-99의 저항이 섭씨 104.8도에서 약 0.02ohm-cm에서 0.002ohm-cm로 10배 감소하는 특징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특정 온도에서 급격히 저항이 떨어지는 현상은 초전도성의 중요한 특징으로 여겨졌다.
<네이처>는 그러나 미국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의 프라산트 제인(Prashant Jain) 연구원의 설명을 인용해 한국 연구팀의 LK-99는 황화구리 불순물이 함유된 물질이었는데 황화구리가 이 특정 온도(섭씨 104도)에서 저항률이 급격히 떨어지며, 이 때문에 LK-99가 초전도성과 거의 동일한 현상을 보였다고 결론 내렸다.
지난달 말 국내 기업 퀀텀에너지연구소 연구진은 '꿈의 물질'로 불리는 상온·상압 초전도체 LK-99 발견에 성공했다는 내용을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아카이브(arXiv)에 올려 전 세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이후 이 내용을 검증하기 위해 각국 연구진이 논문 내용을 바탕으로 LK-99 합성에 나섰다. 그 결과 일부 연구진은 LK-99가 초전도체라는 결론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다른 일부는 초전도체가 아니라는 입장을 피력해 왔다.
이 소식에 국내에서는 이른바 '묻지마 LK-99 테마주' 투자 열풍이 일었다. 당국의 경고가 여러 차례 있었고, 전문 연구진들로부터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니라는 주장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관련주로 묶인 여러 종목의 주가가 크게 널뛰었다.
한편 퀀텀에너지연구소 연구진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이달 말~다음달 초에 연구 결과를 구체적으로 발표하는 세미나 등을 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