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무기 배송 아니다"…미·영 '우크라 감사 표시 보고파'

전날 젤렌스키 불만 토로에 일침 놓은 듯…젤렌스키 "항상 감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가입 일정이 제시되지 않은 데 실망감을 표한 가운데 영국과 미국이 우크라이나가 따로 감사 표시를 해야 한다며 일침을 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이틀째인 12일(현지시각)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이 전날 젤렌스키 대통령의 불만 토로에 대한 언론의 질문을 받고 "우리가 그것을 좋아하든 아니든, 사람들은 약간의 감사 표현을 보고 싶어 한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월러스 장관은 우크라이나가 영국을 포함한 지원국들을 마치 자신들이 원하는 무기가 쌓여 있는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 창고처럼 여기는 경향이 있다며 일침을 놨다. 그는 우크라이나 한 종류의 무기를 얻으면 즉시 다른 종류의 무기를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미 지난해 우크라이나 쪽에 "난 아마존이 아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월러스 장관은 우크라이나가 미국 및 여러 나라들에서 지원을 얻어낼 때 항상 신중한 태도를 보이진 못했다고 지적하고 미국 및 지원국들엔 지원에 회의적인 정치인들이 있으며 지원을 위해 각국이 무기 재고를 소모해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그는 이것이 "우크라이나를 위한 충고"라고 설명했다.

이날 나토 정상회의 행사와 더불어 열린 공개 포럼에서 우크라이나 활동가로부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가 패배하고 우크라이나가 승리하는 것이 두려워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미루는 것이냐는 질문을 받은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인들은 어느 정도 감사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답했다. 그는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용감한 군인들이 탄약, 방공, 전투 차량, 지뢰 제거 장비 등을 갖출 수 있도록 매우 많은 역량을 제공하려 팔을 걷어붙였다"고 덧붙였다.

<가디언>은 미국과 영국의 이러한 태도가 젤렌스키 대통령의 태도를 누그러뜨린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우크라이나에 전쟁이 끝난 뒤에도 장기적인 안전 보장을 약속한 주요 7개국(G7) 정상들과의 공동선언 자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가 "의미 있는 승리"를 거뒀으며 "매우 실질적이고 전례 없는 지원을 해 준 데 대해 모든 나토 회원국 지도자들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전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가입 일정이 구체화되지 않은 것은 "전례 없고 터무니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로이터> 통신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월러스 장관의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고 "우리는 언제나 영국, 총리, 국방장관에게 감사하고 있다. (영국) 국민들이 언제나 우리를 지지해주기 때문"이라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우리가 어떤 다른 방식으로 감사를 표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월러스 장관이 무언가 특별한 것을 원하는진 모르겠지만 우리 관계는 매우 좋다"고 설명했다.

월러스 장관 발언에 대해 질문을 받은 리시 수낵 영국 총리도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가 한 일에 대해 여러 차례 감사를 표했다"며 분위기를 완화했다. 수낵 총리는 "전쟁을 끝내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자 하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열망을 충분히 이해하며 그가 필요로 하는 지원을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13일 <가디언>은 밤새 러시아 무인기(드론)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공격해 한 명이 숨지고 적어도 네 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12일(현지시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열린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종전 뒤에도 이어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장기적인 안보 보장을 발표한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나란히 서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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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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