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 새 영정 둘러싼 또 다른 논란…'17세 춘향'의 외모 맞나?

남원 일부 시민단체 "춘향 얼굴맞나" 이의제기에 문화원 측 "소모적 논쟁"

지난달 25일 제93회 춘향제 행사에 맞춰 새로 봉안된 춘향영정을 둘러싼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친일 작가가 그렸다는 논란에 이어, 이번에는 의미와 해석을 두고 또다시 논란이다.

전북 남원지역 한 시민단체인 ‘남원시민단체연석회의'는 최근 보도자료 형식의 입장문을 냈다.

이들은 항일정신이 담겼던 1931년 제작된 최초 영정을 봉안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새 영정의 제작과 봉안 과정에서 시민의 뜻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새로 봉안된 춘향영정ⓒ남원시

또 1억2000만원을 들여 제작된 새 영정이 제작자 해설과는 다르게 17세 여인이라기 보다 훨씬 나이들어 보인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새 춘향 영정이 춘향의 덕성이나 기품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는 것이 중론"이라며 "민주적 논의 절차를 거쳐 다시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영정이 17세의 젊고 아리따운 춘향을 표현한 것이라고 하지만 도저히 10대라고 보기 힘든 나이 든 여성"이라며 "많은 시민들도 최초에 춘향사당에 내걸었던 (강주수 화백의) 춘향 영정을 선호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춘향영정을 제작 봉안한 남원시와 남원문화원 측은 이 같은 논란 자체가 소모적이라는 입장이다.

우선 새 영정 제작에 반대해 왔던 이들의 주장은 주관적 해석의 범주를 벗어나 못할 뿐 아니라 시민 여론도 왜곡됐다고 의심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새 영정 속 춘향의 얼굴이 17세라 볼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 나이 들어 보인다는 주장을 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주관적 해석일 뿐이다"며 "18세기 당시의 17세 여인 얼굴을 현대 기준으로 비교·판단하는 것 자체가 모순일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최초 춘향영정을 독립운동가가 제작했다는 점과 제작비용을 당시 전국 기생조합에서 모금을 통해 마련했다는 설명으로 여러 정황상 항일정신의 의미가 담겼다는 해석도 이를 뒷받침할 사료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스티커를 이용한 시민투표 역시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연석회의 측은 "17세 여인의 얼굴로 보기 힘들다는 주장은 주관적 주장이 맞고 투표방식의 공정성이 부족했다는 점 역시 인정한다"면서도 "이러한 투표를 진행 한 것은 이렇게라도 개괄적인 시민들의 뜻을 보여주고자 함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차라리 남원시가 나서 시민들의 뜻이 어디에 있는 지 정확한 여론을 조사해 달라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스티커 여론조사ⓒ남원문화원

이에 대해 남원문화원은 "새 영정의 제작의도는 현재 17세 여인의 모습도, 일제강점기 시각의 춘향도 아닌 재현된 18세기 춘향의 모습"이라며 "당시의 풍습, 생활상, 사람들의 생애주기 등이 고려해야 할 요소"라고 설명했다.3

또 "춘향과 항일운동의 연계는 국민정서상 아직은 생소한 일"이라며 "항일에 대한 의미는 별개로 차후 학술대회 등을 통해 밝혀내 의미를 되살리는 것이 더욱 바람직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작가는 새 영정에 대해 "판소리 완판본 '열녀춘향수절가'와 경판본 '춘향전'의 첫 대목에 나오는 그네를 뛰기 위해 나오는 춘향모습을 그렸다"고 소개했다.

이를 위해 남원여자고등학교에서 추천받은 7명의 여학생들의 모습을 스케치 하는 등 남원 사람의 선을 최대한 반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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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용

전북취재본부 임태용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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