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어 죽어야 구원' 케냐 사이비 종교 희생자 200명으로 늘어

실종자 600명 넘어 추가 피해 우려…부검 결과 구타·질식·장기 적출 사례도

케냐에서 '예수를 만나려면 굶어 죽으라'는 주장을 펼친 것으로 알려진 사이비 종교 관련 사망자가 200명을 넘어섰다. 실종자가 600명이 넘어 희생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 우려된다.

<AP> 통신은 13일(현지시각) 케냐 경찰이 남동부 해안 도시 말린디 인근 샤카훌라숲에서 22구의 주검을 추가로 발견해 지금까지 사이비 종교단체 복음국제교회 관련 사망자 수가 201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관련해 이날 당국은 신고가 들어온 실종자만 610명에 이른다고 밝혀 피해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경찰은 지난달 14일 이 단체 관련 신고를 받고 조사 및 구조 작업을 시작했다.

이 단체의 교주 폴 은텡게 맥켄지는 지난달 체포돼 구금됐다. 단체의 전 신도 등은 멕켄지가 올해 4월 15일 세상에 종말이 닥칠 것이며 예수를 만나려면 굶어 죽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단체가 이에 따라 금식을 강요했다고 증언했다. 맥켄지는 앞서 3월에도 부모가 자녀 2명을 굶겨 죽인 사건으로 체포됐지만 보석으로 풀려난 바 있다. 그는 2017년엔 교육은 "성경에서 인정되지 않는다"며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선 안 된다는 주장을 펼쳐 체포되기도 했다.

맥켄지는 이번 사건에서 테러 혐의로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 13일까지 이 사건 관련 체포된 인원만 26명에 이른다.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은 관련해 지난주 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많은 희생자가 맥켄지의 주장에 따라 금식하던 중 사망한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지난주 부검 결과 어린이를 포함한 일부 주검에서 목졸림, 둔기로 인한 부상 등이 발견됐다. 일부 주검에선 장기가 적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 BBC 방송을 보면 맥켄지는 신도 탈출을 막는 "울타리나 담장을 봤느냐"며 강요 사실을 부인했다. 방송은 맥켄지 설교 영상을 분석한 결과 그가 여성들에게 출산 중 의료 개입을 피하고 아이들에게 예방접종을 해선 안 된다고 권고했으며 전세계 최고 권력층에 악마가 잠입했다는 음모론을 펼치기도 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25일 케냐 남동부 해안 도시 말린디 인근 샤카훌라숲에서 사이비 종교단체 관련 희생자를 찾기 위해 파헤쳐진 구덩이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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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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