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 '잦은 인사'가 부른 '허술한 사무인수인계' 지적

3년동안, 한 실과에 과장 4명·팀장 5명·실무자 10여명 '인사이동'

업무연계 미흡으로 민원처리 수년 동안 미뤄...결국 국민권익위가 나서 해결

나주시의 잦은 인사가 민원을 발생시킨 원인으로 지적되면서 허술한 시 행정 '사무인수인계'가 지적되고 있다.

지방자치제가 시작되면서 민선 자치단체장이 소속 공무원 인사에서 지방공무원법을 준수하지 않고 인사 기준과 원칙이 무너진 사례를 종종 확인할 수 있다.

엄연히 지방공무원법 임용령 제27조 1항에서 2년의 필수보직 기간을 규정하고 있지만, 자치단체장이 바뀌거나 바뀌기 직전 위반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어 보복성 인사 논란이 일어나기도 한다.

▲지방도 818호선 다도지구 굴곡 위험도로 개선사업에 편입된 토지일부 ⓒ네이버 위성지도 캡쳐

물론 '같은 법 같은 조 제4항 6호'에서 '임용권자가 보직관리를 위해 전보할 필요가 있다고 특별히 인정하는 경우'에는 2년 규정을 지키지 않아도 되지만 이 경우에는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치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는 업무와 관련 공무원들에게 전문성 등을 익히게 해 행정적 손실을 막고 주민들에게 양질의 행정 서비스를 펼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나주시의 경우 지난 2020년부터 최근까지 3년 동안 한 실과에서 과장이 4명, 팀장 5명, 실무자가 10여명이 바뀌면서 한 건의 민원이 3년 동안 처리되지 못한 경우가 발생했다.

결국 해당 민원인은 국민권익위원회를 통해 해결 방법을 찾아야 했다.

민원인 A씨는 1차 감정 당시인 2020년 6월 30일 지방도 818호선 '다도지구 굴곡 위험도로 개선사업(개선사업)'과 관련해 자신의 소유인 다도면 방산리 1001-1번지에 있는 벌통 241군과 비닐하우스가 편입토지에 존재함을 확인받았다.

하지만, 나주시는 2차 감정평가가 이뤄진 2022년 5월 30일에는 해당 지번에 지장물이 존재하지 않아 지장물 보상이 어렵다고 평가 했다. 

A씨에 따르면 나주시와 전남도 보상담당자, 감정평가사가 2020년 1차 감정 당시 A씨 토지를 방문해 해당 토지와 지장물이 개선사업에 편입됨을 알렸고, 이 자리에서 전남도 직원이 "물건을 포함시켜 지장물 보상금이 지급될 예정이니 벌통시설 등 지장물을 옮겨도 된다"고 말해 A씨는 해당 지장물 등을 옮겼다.

공무원들에게 확인 절차를 거쳐 그들 말에 따라 지장물을 옮겼다는 것이다.

A씨는 이러한 나주시 혼선 행정에 대해 "그동안 나주시는 민원을 제기 할때마다 '담당자가 바뀌었으니 알아보고 바로 보상해주겠다'고 답변만 되풀이했을 뿐 실제 보상은 하지 않았다"며 시의 잦은 인사발령이 원인임을 지적했다.

실제 나주시는 이 과정에 해당 민원의 담당실과의 과장 4명과 팀장 5명, 실무자 10명을 인사 이동시켰다.

이후 A씨는 나주시와 전남도에 내용증명과 함께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결론은 변하지 않아, 결국 국민권익위에 민원을 제기해 권익위로부터 "보상받을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국민권익위는 관련 공무원들과 전문가 등이 2020년 1차 감정 당시 A씨의 토지와 지장물이 개선사업에 편입됨을 알렸고, 지장물 이전을 허락했으므로 2차 감정평가 당시 지장물이 없었더라도 나주시와 전남도에 보상의 책임이 있다고 해석하고 A씨에게 지장물 보상을 하라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 13일 시 담당 공무원은 "담당자가 계속 바뀌다 보니 이전 내용에 대해 모르고 나가게 되고, 나가보니 지장물이 없어서(그렇게 된 것 같다)"며 "재평가 발주는 아직 되지 않았지만 진행 중 있으며 상반기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상절차를 빨리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잦은 인사발령 지적에 대해 나주시 인사담당은 "최근에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자들이 많았고, 신규 직원들이 1년에 100여명 정도 채용되기 때문에 순환보직 시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며 "아마 특별한 이유는 아니고 이러한 이유일 것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담당은 "2년을 채우지 못한 공무원들에 대해서는 인사위원회 심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절차상 하자는 없다는 입장이다.

'허술한 사무인수인계' 지적과 관련 나주시 감사실장은 "지금까지는 해당 민원에 대한 내용만 검토를 했고 사무인수인계 내용은 들여다 보지못했다"며 "만약 사무인수인계가 제대로 안됐다면 해당 공무원에 대해 문책이 가능하다"고 관련 내용들을 정확히 확인해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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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

광주전남취재본부 김영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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