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애플 창업자 등 "AI 개발 경쟁 6개월간 중단" 요구

GPT4 출시 등 과도한 AI 개발 속도전에 우려 표명…"인류에 심각한 위험 초래"

"최근 몇 달 동안 인공지능(AI) 연구소들은 개발자들조차 이해, 예측 또는 안정적으로 제어할 수 없는 훨씬 더 강력한 디지털 마인드를 개발하고 배치하기 위한 통제 불능의 경쟁에 갇혀 있다."

지난해 연말 오픈AI사가 인간과 대화가 가능한 '거대 언어 모델'에 기반한 생성형AI '챗GPT'를 출시한데 최근 능력이 크게 향상된 GPT4를 출시하자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애플의 공동 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 등 IT 전문가들이 무분별한 경쟁을 중단하는 청원서를 발표했다고 <AP>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GPT3.5에 기반한 '챗GPT'가 공개돼 출시 두달 만에 이용자가 1억 명을 돌파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이 생성형AI 기술에 기반한 애플리케이션을 앞다퉈 쏟아내고 있다.

윤리적인 AI 개발을 촉구하는 비영리단체인 '미래 생명연구소'가 29일(현지시간) 발표한 이 청원서는 "인간과 경쟁할 정도의 능력이 있는 지능을 가진 AI 시스템은 인류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우리보다 더 영리하며, 우리를 구식으로 만들어 버리고, 결국 우리를 대체하게 될 비인간 지성을 개발해 우리 문명의 통제권을 잃을지 모르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특히 "선출되지 않은 기술 지도자들이 이런 결정들에 대한 대표권을 행사하도록 해서는 안된다"며 "우리는 모든 AI 연구소에 GPT4보다 강력한 AI 시스템의 (개발을 위한) 교육을 최소 6개월 동안 즉시 중단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만약 AI 개발사들이 자율적으로 중단을 선언하지 않을 경우,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현재 유럽연합(EU) 의회에서는 예상되는 AI의 문제점들에 대응하기 위한 법안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이 청원서에는 머스크, 워즈니악 외에도 IT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튜링상'을 수상한 요슈아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 2020년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했던 앤드류 양, IT 연구자이자 저술가인 스튜어트 러셀, 게리 마커스 등이 참여했다.

게리 마커스는 자신의 블로그 게시물에서 AI가 단시일 안에 인류가 통제할 수 없는 수준으로 개선될 수도 있다는 전망에 대해선 동의하지 않지만 "범죄자나 테러리스트들이 사람들을 속이거나 위험한 거짓 정보를 퍼뜨리는 문제"에 대해선 크게 우려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의 기술에 이미 우리가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엄청난 위험이 내포돼 있다"며 "미래의 기술로 상황은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들의 청원서에 오픈AI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또 제임스 그림멜만 코넬대 교수는 "잠시 멈추는 것은 좋은 생각이지만, 규제가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테슬라가 자율주행차에서 AI의 결함을 바로 잡는 문제에 대한 책임에 얼마나 충실했는지를 고려할 때 머스크가 서명한 것은 매우 위선적"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머스크는 지난 2015년 오픈AI에 10억 달러 투자를 약속했다. 그러나 머스크는 2018년 오픈AI의 연구 성과가 구글에 크게 뒤처진 것 같다며 자신이 직접 운영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오픈AI가 이를 거부하면서 투자 약속을 파기하고 갈라섰다.

▲머스크와 IT 과학자들이 무분별한 AI 개발 경쟁을 6개월 동안 멈출 것을 촉구하는 청원서를 발표했다. ⓒAP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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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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