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맹이 빠진 'TK신공항특별법' 시민들은 깜깜

시민들 "홍준표 시장, 주요 사업 일방적 추진 자제해 달라" 호소

지난 21일 국회 국토교통위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TK신공항특별법'이 "알맹이가 빠진 특별법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지역사회에서 흘러나오며 파장이 일고 있다.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TK신공항특별법'은 법사위 심사를 거쳐 오는 30일 본회의 통과가 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지난 27일 10시에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TK신공항 특별법'은 포함되지 않고 4월로 미뤄지며, 또다시 답보 상태에 놓였다. 

특히 국회 국토교통위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TK신공항 특별법의 핵심 사항의 상당수가 수정되거나 삭제됐음에도 불구하고 대구시가 이를 시민들에게 감추고 있다는 제보가 이어지며,  지역 정치권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한 책임론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와 관련 <프레시안>이 취재과정에서 확보한 TK신공항 특별법 국토위 법안소위 심사결과에 따르면 크게 4가지로 ▲재정지원 및 예타면제 범위 축소(예산범위 내 지원, 종전부지 제외) ▲주변개발 예정지역 범위 축소(20㎞→10㎞) ▲타 법률 규정 지원조항 삭제 (광역철도 건설‧운영 지원 삭제) ▲기타 '가덕도특별법' 수준 조문 수정(지위, 사업범위, 추진단 설치 등) 등 핵심 내용들이 축소 또는 수정·삭제됐다.

TK신공항 특별법 국토위 법안소위 심사결과의 세부내용이다. 먼저 제1조 대구경북신공항의 지위 - 중남부권 중추공항 삭제, 제2조 물류기반 구축과 첨단산업단지 조성 삭제, 공항시설법에 따른 공항개발사업은 공항시설 건설사업으로 수정, 제3조 최대중량항공기의 이착륙이 가능한 활주로 삭제, 제10조 합의각서 체결이후 추가 군공항 시설은 국가 부담 삭제, 제11조 주변개발 예정지역의 범위 20㎞에서10㎞로 수정됐다.

이어 제15조 종전부지 개발사업의 시행자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외 민자유치에서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타법률에서 국가를 사업시행자로 규정 한 경우)로 수정되고 공공기관 외 민자유치는 삭제, 제19조 종전부지의 특별구역 지정은 강행에서 임의로 수정, 제20조 종전부지 기반시설 설치 국가지원 삭제, 제21조 정부의 재정지원의 범위 및 시기, 재원 관련 종전부지 개발 포함 및 종전부지 개발 이전 지원 가능 삭제, 기부대양여 차액 전액 지원과 국방‧군사시설이전특별회계 사용은 강행에서 예산범위내 임의로 수정됐다.

끝으로 제28조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범위에서 통합신공항 건설사업 및 종전부지 개발사업이 종전부지 예타면제 제외로 수정, 제32조 대구경북선 광역철도 건설비 상향, 운영비 국가 지원이 삭제됐다.

이처럼 실제 중추공항과  물류기반 구축, 첨단산업단지 조성 등 핵심 내용 상당 부분이 삭제되거나 수정된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위 내용과 관련 익명을 요구한 여러 핵심 관계자들은 "특별법의 핵심인 중추공항으로서의 역할이 삭제되며, 사업의 규모가 기대와는 달리 상당히 축소될 수밖에 없고 리스크 또한 커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구시는 부담이 커지고 있음에도 장밋빛 홍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를 반증하듯 중추공항 삭제, 물류기반 구축과 첨단산업단지 조성 삭제, 공항시설법에 따른 공항개발사업은 공항시설 건설사업으로 수정, 최대중량항공기의 이착륙이 가능한 활주로(3.8㎞ 관련)삭제, 주변개발 예정지역의 범위 20㎞에서 10㎞로 수정 등 핵심 내용들이 모두 삭제 수정됐다.

국가지원과 관련 내용도 다수 수정되며, 처음부터 국비 지원의 난색을 표하던 정부의 입장이 반영된 것이다. 사업 추진이 지역 정치권과 홍 시장의 요구처럼 흘러가지 않을 것으로 풀이되는 부분이다.

한마디로 특별법을 통해 국비를 지원 받고 중추공항으로서 역할을 하겠다는 홍준표 대구시장의 주장과는 달리 실제 사업을 주도하는 대구시가 상당한 부담을 안고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현실이 이렇지만 지역 언론은 이러한 문제점들에 대해 제대로 된 지적을 하지 않고 있다. 특별법 국회 통과에만 시선을 모으고 잘되고 있는 것처럼 바람을 잡고 있는 모양새다.

취재과정에서 경북도 관계자는 "핵심내용 상당부분이 삭제되고 수정된 것은 사실이다. 특히 특별법 제정의 핵심인 중남부권 중추공항과 물류기반 구축과 첨단산업단지 조성, 합의각서 체결이후 추가 군공항 시설은 국가 부담 등도 실제 심사결과에서 모두 삭제됐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국비 지원과 관련 지원 할 수 있다는 제한적인 내용이지만 국비를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 만으로도 성과는 있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TK신공항 사업 관련 또다른 관계자는 "홍준표 시장의 일방적인 사업추진에 국방부와 국토부를 비롯해 여러 기관이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것은 맞다. 관계자들 또한 겉으로는 웃으며 대화하지만 속으론 손가락질 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지역의 일부 원로들 또한 "홍준표 시장에게 기대를 많이 걸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기대가 우려로 바뀌고 있다. 통합신공항 문제 뿐만 아니라 신청사 이전과 취수원 문제 등 중대한 지역 현안에 대해 제발 본인 생각대로 일방적인 사업 추진은 하지 말아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한편 대구시 관계자는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일부 내용이 수정·삭제된 것은 맞지만 가덕도 공항도 비슷하게 진행됐다. 사업을 진행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진행 중인 사업을 한발 앞서 너무 부정적인 시선으로만 바라봐서는 안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TK신공항 특별법 국토위 법안소위 심사결과(빨간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수정·삭제 등 이전과 달라진 내용)ⓒ프레시안(박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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