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박상표 수의사 기리는 '민들레상' 1회 수상자에 정준호 전북대 연구원

한국 의학·과학기술사 연구자 수상…18일 시상식 및 강연회

지난 2014년 별세한 고(故) 박상표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정책국장을 기리는 '민들레 시민 연구자상' 1회 수상자로 정준호 전북대학교 연구원이 선정됐다.

건강과대안, 박상표 후원회, 청년수의사회는 정준호 전북대 한국과학문명학연구소 전임연구원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 "한국의 보건의료와 과학사를 비판적으로 재구성하려는 연구 방향이 고 박상표 선생의 학술적 관심사와 맞닿아 있다"며 "학술적 실천 뿐 아니라 학술적 내용을 사회적으로 알리고 사회운동과 함께 하려는 열정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고인의 행적을 기리는 데 부족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민들레상은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논쟁 당시 등 생전에 국민 안전을 위한 연구와 활동에 앞장섰던 박상표 선생을 기리면서 그의 뒤를 이어가는 실천적 연구 활동가를 응원하고 후원하기 위해 만든 상이다.

민들레 시민 연구자상 수상자는 매해 11월 말까지 시민사회단체 등을 통해 그 후보를 공개 추천받아 12월 심사위원단의 심사를 거쳐 확정된다. 상은 박상표 후원회, 바른사회를지향하는 청년수의사회, 연구공동체 건강과대안이 주관한다.

제1회 시상식은 18일(토)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위치한 공공그라운드 001라운지에서 진행된다.

다음은 정준호 연구원의 수상 선정 이유다.

제1회 민들레상 수상자 선정 이유 : 정준호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상호작용의 결과이다. 사료로 존재하는 역사는 현재의 해석과 개입에 열려 있다. 정준호의 관심은 근대의학과 과학기술이 한국이라는 특수성과 조우했을 때, 어떤 형태로 재탄생하게 되고, 그것은 역으로 기존 의학과 과학기술에 어떤 영향을끼쳤는가에 집중되어 있다. DDT와 몸니에 대한 연구에서 그는 한국의 '포로수용소'라는 특수한 조건에서 DDT 관련 지식이 어떻게 생성되었는지 추적한다. 제주도에서 이루어진 기생충 박멸 사업에 대한 연구를 통해서 지역적 지식이 어떻게 초국적 네트워크를 통해 전파되며, 지식뿐 아니라 기생충까지 그 네트워크를 따라 이동하는지 보여준다. 한국의 실험실 의학의 발전 경로를 살펴 보며 일제와 미군정이라는 '제국'의 흔적을 찾아보려는 노력 역시 그 '지식'의 생산과 효과에 대한 관심에 기반하고 있다.

고 박상표 선생은 인수공통감염병의 위험을 알리고 동물복지를 주장한 시민과학자이자 사회운동가로알려져 있지만, 그는 재야의 역사학도이기도 했다. 다양한 역사 기행 자료를 편찬하기도 했고, 1918년 식민지 조선의 '돌림고뿔' 유행 사례를 통해 조류독감 대유행의 가능성을 살펴보기도 했다. 정준호가 관심 있게 바라보고 있는 정치, 경제, 사회 속에서 생성, 변화하는 한국의 의학과 과학기술 지식의 형성사는 고인의 관심과 활동을 계승, 발전시킨 것으로 보기에 충분하다.

정준호는 학문적, 실천적 가능성이 열려 있는 젊은 학자이다. 향후의 학문적, 실천적 행보에 더 많은 관심이 간다. 이에 제1회 민들레상을 수여하여 그의 행보를 응원한다.

▲故 박상표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정책국장. ⓒ프레시안(손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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