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등장한 미 폭격기에 김여정 "압도적 행동 취할 수도"

짙어지는 한반도 위기...북한 "군사적 적대행위 지체없이 중지하라"

미국의 전략폭격기가 또 다시 한반도 상공에 진입했다. 북한은 미국의 이같은 행동을 주시하고 있다며 압도적 대응을 취할 상시적 준비태세에 있다고 밝혔다. 한미 훈련으로 촉발된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는 모양새다. 

7일 김여정 북한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본인 명의의 담화에서 "이미 천명한 바와 같이 우리는 미군과 남조선(남한) 괴뢰군부의 활발한 군사적 동태를 빠짐없이 주시 장악하고 있으며 판단에 따라 언제든지 적중하고 신속하며 압도적인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상시적 준비태세에 있다"며 "미국과 남조선은 정세를 더이상 악화시키는 언동을 삼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지난 3일 전략폭격기 B-1B를 한반도에 전개한 데 이어 6일 서해에서 미국 장거리 폭격기 B-52H(스트래토포트리스)와 한국 공군 간 훈련을 실시했다. 이에 대해 김 부부장은 자신들도 대응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6일 한반도 서해 상공에서 한국측 F-15K 및 KF-16 전투기와 미국측 B-52H 전략폭격기가 참여한 가운데 한미 공군이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부부장은 "최근에 간과할 수 없을 정도로 도를 넘어 극히 광기적인 추이로 나가고 있는 미국과 남조선의 과시성 군사행동들과 온갖 수사적 표현들은 의심할 바 없이 우리가 반드시 무엇인가를 통하여 대응하지 않으면 안되는 조건부를 지어주고 있다"고 밝혔다.

7일 외무성 보도국 대외보도실장은 한미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국제사회가 나서서 중단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외보도실장은 담화에서 미국 전략 폭격기의 연이은 한반도 전개는 "조선반도(한반도) 지역정세를 헤여나기 힘든 구렁텅이로 보다 깊숙이 밀어 넣는 무모한 군사적도발"이라며 "호전적 무력시위에만 몰념하고 있는 미국과 남조선의 무책임한 행위로 하여 조선반도에서의 핵전쟁 발발 위험은 가상적인 단계로부터 현실적인 단계에로 이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조선반도지역정세를 예측불가능한 상황에로 계속 몰아가고 있는 미국과 남조선의 무책임하고도 우려스러운 무력시위책동에 강한 유감을 표시하며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군사적 적대행위를 지체없이 중지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대외보도실장은 "만일 미국과 남조선의 위험천만한 군사적 도발 움직임이 지금처럼 계속 방관시된다면 쌍방의 방대한 무력이 첨예하게 밀집대치되여있는 조선반도지역에서 격렬한 물리적충돌이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담보는 그 어디에도 없다"며 "국제사회는 조선반도와 지역의 긴장완화를 도모하기 위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평화애호적인 노력에 합세하여 미국과 남조선에 전쟁연습을 당장 중단할 데 대한 명백한 신호를 보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북한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이 태평양 또는 괌으로 향할 경우 이를 격추하겠다는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의 발언에 대해 김 부부장은 태평양은 미국의 영유권이 미치지 않는 곳이라며 실제 요격할 경우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했다.

김 부부장은 "미국의 관할권에 속하지 않는 공해와 공역에서 주변국들의 안전에 전혀 위해가 없이 진행되는 우리의 전략무기시험에 요격과 같은 군사적 대응이 따르는 경우 이는 두말할 것 없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에 대한 명백한 선전포고로 간주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6일 <조선일보>는 한미 군 관계자를 인용, 지난달 2월 24일(현지 시각) 하와이에서 홍석인 주호놀룰루 총영사와 면담하는 자리에서 존 애퀼리노 미 인도·태평양 사령관이 "북한이 ICBM을 괌 상공이나 태평양 지역에 쏜다면 이를 즉각 격추할 것이다. 강력 대응하겠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김 부부장 담화에 대해 이날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현재 정세 악화는 북한의 무모한 핵 미사일 때문에 초래된 것"이라며 "북은 이제라도 도발과 위협이 아닌 평화를 위한 올바른 길 선택해주길 촉구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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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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