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등장한 김주애, 후계자? 권영세 "아직 일러"

자체 핵무장론에는 "우리는 무역국가, 여러 보복 당할 수 있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인 김주애(이름 추정)가 안보분야뿐만 아니라 경제 관련 행사에서도 모습을 드러내면서 후계자 논쟁이 더욱 불거지는 가운데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김주애를 후계자로 확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견해를 보였다.

27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권 장관은 김주애를 후계자로 봐야하냐는 질문에 "아직 후계자로 보는 건 조금 이르다"면서도 "이렇게 짧은 시간 내에 일곱 번이나 등장하고 처음에는 주로 미사일, 열병식 등 군 관련 부분에서 나왔는데 딸을 거기에 대동한다는 것은 사실 좀 정상적이지 않은 부분"이라며 여지를 남겨 뒀다.

권 장관은 "이번에 그런 기조(군 관련 부분 동행)에서 벗어나서 건설 착공식 때 (김주애가) 나왔고 구경뿐만 아니라 직접 삽을 뜨는 모습까지 보여줬다. 이런 부분은 예사롭게 볼 수 없는 부분"이라며 "이전에 북한 체제에서는 후계자를 이렇게 일찍 내보낸 적이 없다. 그래서 이거는 후계자를 미리 결정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김정은이 이제 마흔 살 정도 됐다. 그리고 북한 체제가 우리보다 훨씬 더 가부장적인 남자 위주의 사회인 측면이 있는데 지금부터 후계 구도를 만든다 하더라도 여성이 군 위주로 돼 있는 북한 체제를 이끌어 갈 수가 있겠느냐 하는 그런 의문도 남아 있다"며 김주애가 후계자로 확정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권 장관은 "지금은 어쨌든 4대 세습을 하겠다는 모습을 보이는 건 분명한데 그 세습의 당사자가 김주애인지는 좀 계속해서 지켜보는게 옳겠다"라며 김주애의 후계자 확정에 대해 "그레이존(Gray zone, 회식지대. 어느 영역에 속하는지 불분명한 부분)에 넣는 게 좋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앞서 지난 26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전날 평양 서포지구 새 거리 건설 착공식에 참석해 첫 삽을 뜨고 발파 단추를 눌렀는데 이 자리에 딸인 김주애도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김주애가 공식 석상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7번째다.

김주애는 이날 김 위원장 옆에서 직접 삽을 이용해 흙을 뜨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통신은 김주애에 대해 "사랑하는 자제분"이라고 표현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김주애가 처음 등장했을 때는 "사랑하는 자제분"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가 "존귀하신", "존경하는" 등으로 수식어를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다.

한편 여권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자체 핵무장과 관련해 권 장관은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했다. 그는 "우리가 무역 국가로서 핵무장을 했을 때 NPT(핵확산금지조약)와 관련해서 여러 가지 보복을 당할 수도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권 장관은 "그런 면에서 지금 대통령께서도 그 방향으로 여러 차례 말씀을 하셨는데 미국과 확장 억제 내지는 핵우산, 핵 공조를 더 튼튼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지 우리가 직접 핵을 만들거나 미국의 핵을 한반도 내로 옮겨오는 것은 지금 생각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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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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