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진보네오콘의 대리전이다

[인문견문록] 이해영의 <우크라이나 전쟁과 신세계 질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지 벌써 1년이다. 전쟁은 러시아와 푸틴에 대한 비난과 악마화로 이어졌다. 악당 푸틴이 평온했던 우크라이나를 불시에 침공했다는 이야기는 한국을 포함한 집단서방(collective west)의 표준적 서사다. 이 서사에서는 푸틴이 악당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은 사라지고 없다. 박노자·벨라코프 일리야 같은 러시아 출신 진보적 지식인들도 푸틴에 대한 비판에 여념이 없다. 

진보진영의 관점도 대동소이하다. 책 <우크라이나 전쟁, 제국주의 강대국들의 각축전>(알렉스 캘리니코스 외 지음·책갈피 펴냄)는 미국만이 아니라 러시아도 제국주의라며 비판한다. 푸틴에 대한 다른 이야기는 아예 종적을 감추었다. 지식인 사회에서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켰던 책 <유라시안 견문>(이병한 지음·서해문집 펴냄>의 러시아 장의 소제목은 '유라시아의 대장부, 푸틴'이다. 세계 각국의 쟁쟁한 지식인들과의 토론에서도 밀리지 않던 학자 군주로서의 푸틴의 이미지는 담론 세계에서 종적을 감추었다. 이런 상황에서 모처럼 진보적 담론을 주도해 온 한신대 이해영 교수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신세계 질서>를 내놓았다. 그는 러-우 전쟁을 흑백논리로 해석하려는 기존의 관점과 다른 이야기를 책에서 풀어놓고 있다.

▲ <우크라이나 전쟁과 신세계 질서>(이해영 지음, 사계절출판사 펴냄) ⓒ사계절출판사

저자는 촘스키와 에티엔 발리바르의 전쟁에 대한 다른 관점을 소개하며 책을 시작한다. 먼저 촘스키는 이렇게 말한다. "2014년부터 미국과 나토는 우크라이나에 대대적인 군사지원을 시작했습니다" "이들은(서방의 정치지도자들-필자주) 러시아를 약화시키기 위해, 러시아에게 충분한 고통을 주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아시아, 아프리카 사람들의 목숨과 문명의 미래를 희생시키는 도박을 하고 있습니다"(출처 미기재 인용은 전부 상기책의 인용-필자) 촘스키는 동진을 통한 나토의 러시아 해체 기획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한다.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촘스키는 일관되게 러시아의 침공 자체는 잘못이지만 침공을 유도한 나토의 잘못도 마찬가지로 지적한다.

반면에 프랑스의 진보 지식인 에티엔 발리바르는 촘스키의 주장에 대해 반론을 펼친다. "나토의 위협은 분명히 푸틴의 핑계라고 생각합니다. 푸틴을 전쟁으로 몰아넣은 것은 나토의 공세가 아니에요." 더 나아가 발리바르는 이 전쟁을 정의의 전쟁 즉 정전(Just War)으로 규정한다. "러시아 침공에 대항하는 우크라이나의 저항은 이 영어가 가진 강력한 의미 그대로 정당한 전쟁이다." "정당한 전쟁은 침략에 맞서서 자신을 방어하는 자들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것은 우리가 그들의 편으로 참여해야만 하는 전쟁이다." 발리바르의 전쟁에 대한 관점은 촘스키와는 한참 떨어져 있다. 또한 철학자 지젝은 "오늘날 확고하게 우크라이나 편에 서지 않는 자는 좌파가 될 수 없다"라고 단언한다. 무언가 이상하다. 하나의 사건을 두고 지식인들이 분열하고 있다.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러-우 전쟁은 러시아가 침공한 2022년 2월 24일에 시작된 것이 아니다. 전쟁은 해결되지 않았던, 그래서 쌓이고 쌓였던 모순이 폭발한 것일 뿐이다. 경제학자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학 교수는 모든 사태를 촉발시킨 미국 네오콘을 정조준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국 네오콘이 추진한 30년 프로젝트의 정점이다." 제프리 삭스와 마찬가지로 저자 이해영 교수도 러-우 전쟁의 근인(近因)을 미국 네오콘에서 찾고 있다. 70년대부터 발흥한 네오콘 세력은 미국의 정치계에서 뿌리를 내려갔다. 브레진스키가 책 <거대한 체스판>에서 주장했듯이 이들 네오콘에게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핵심이익이 걸린 사활적 지역으로, 우크라이나의 나토가입을 미국의 글로벌 패권유지에 있어서 핵심적 요소로 생각했다.

내우(內憂)가 외환(外患)을 만나야 국가적 수준의 재앙이 만들어진다. 동부의 러시아민족과 서부의 우크라이나민족 간의 갈등은 2004년의 오렌지혁명에서 본격화된다. 대통령선거에서 친러시아파인 야누코비치와 친서방의 유셴코가 대결한다. 선거는 야누코비치의 승리였지만 선거부정을 주장하던 유셴코 지지자들은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대대적인 시위에 나섰다. 재선거결과 유셴코가 집권하게 된다. 이를 계기로 친서방 서부와 친러시아 동부의 분열이 폭발한다.

2010년 다시 집권에 성공한 야누코비치는 러시아쪽으로 경도되기 시작했다. 2013년 하반기부터 대규모 반정부시위가 시작되었다. 이 반정부시위에 우크라이나 극우집단들이 조직적으로 가담한다. 시위는 폭력화되었고 경찰의 진압도 잔혹했다. 이런 배경에서 어디에선가 총이 발사된다. 이 발포는 시위대의 의지를 꺾지 못했고 결국 야누코비치는 국외로 탈출한다. 이후 우크라이나의 친서방노선은 더욱 강화된다. 이런 정도가 언론을 통해 듣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위대한 민주주의 투쟁 서사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막연히 민주주의혁명으로 생각했던 마이단혁명의 실체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왔다. 시위대를 향한 발포조차 시위격화를 노린 친서방측의 공작이었음을 암시하는 여러 정황증거들도 드러나기 사작했다. 컬럼비아대학 고 스티븐 코헨 교수는 마이단혁명에 대해서 '폭력쿠데타'였을 뿐이라 규정한다. 또한 대표적인 네오콘 빅토리아 눌런드 당시 국무부차관보가 깊숙이 개입한 사실이 밝혀졌다. 따라서 우크라이나사태를 반민주적인 친러시아세력과 민주적인 친서방세력의 이분법으로 보아왔던 관점도 힘을 잃기 시작했다. 서방이 극찬하는 마이단혁명 이후 극우세력은 저항세력에게 고문과 박해를 가차없이 행사했다. 이런 극우조직은 국립경찰을 장악하고 의원의 10퍼센트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수준으로 상장해 갔다.

저자는 러-우 전쟁을 패권 질서의 변화라는 국제적 차원에서 이해한다. 저자는 2019년 랜드연구소 보고서나 트럼프 정부 국무부 차관보 A. 웰스 미첼이 작성한 논문 '2전선 전쟁을 회피하는 전략'을 근거로 미국의 전략을 이렇게 요약한다. 

1. 미국 패권의 주적은 중국이다.

2. 하지만 중국 및 러시아 두 나라와의 동시 전쟁은 미국의 최대 리스크이다.

3. 이 상황을 피하기 위해 러시아가 유럽을 포기하고 동진하게끔 해야한다.

4. 그러려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가 군사적으로 패배해야 한다.

저자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2022년 2월 24일 바로 그날 출발선에 서서 신호소리에 따라 일방이 다른 일방을 공격하며 시작된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저자에 의하면 러-우 전쟁은 미국의 전세계 지배력 강화를 위한 것이며 글로벌 차원의 세력 재배치를 목표로 고안된 것이다. 2014년부터 시작된 미국의 지원으로 우크라이나의 군사력은 비약적으로 발전해 있었다. 전차의 경우 독일 266대, 프랑스 406대 우크라이나는 2596대였다. 자주포의 경우 독일 121대 프랑스 109대 우크라이나 1067대였다. 핵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우크라이나는 충분히 승기를 잡을 수 있도록 이미 무장되어 있었다.

푸틴은 2022년 6월 국제경제포럼(SPIEF)에서의 연설에서 "단극의 질서는 끝났다"고 단언한다. 왜 단극이 문제인가? 푸틴의 이어지는 설명이다. 

"잘못은 개념 자체에 있습니다. 단극의 개념은 – 비록 강할지는 몰라도- 폐쇄된 하나의 동맹만 권력을 갖거나, 오직 몇 나라에게만 권력이 허용된다고 합니다. 모든 비즈니스 관행과 국제관계가 오로지 이들의 이익을 위해서만 해석됩니다."

단극세계는 미국과 그 동맹만을 위한 세계 질서라는 말이다. 이들만의 이익이 추구된다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 푸틴의 말이다.

"이들은 제로섬 방향으로만 작동합니다. 그런 교리 위에서 세계는 끝없이 불안합니다."

'세계를 끝없이 불안하게 만드는 단극의 질서' 이 표현이 단극 세상을 보는 푸틴의 관점이다. 미국 주도의 단극 질서를 평화와 경제가 모두 번영한 시기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사실일까? 저자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떻게 끝나든, 가장 유력한 미래의 경향은 미국이 주도하는 리버럴 단극체제가 양극 내지 다극체제로 이행할 것"이라 말한다. "지난 30년간 지속된 단극체제의 경제적 표현이 바로 '신자유주의의 세계화'였다"라고 저자는 해석한다. 신자유주의 세계화에서 대다수 국가의 경제는 성장해 왔다. 그런 점에서 번영한 시기인 것도 맞다. 그런데 그 번영에는 값비싼 비용이 치러졌다. 비용에는 곧잘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민중의 목숨이 포함되었다. 

"1945년부터 지금까지 죽은 약 2600만 명의 목숨은 주로 미국의 패권 유지비용으로 지불되었다고 해도 틀리지 않다."

이라크에 대한 제재만으로도 어린이 50만 명이 희생되었다. 우리는 아즈텍문명의 인신공양을 야만으로 생각하지만 단극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희생되는 많은 생명에 대해서는 그 목숨값을 매기지 않는다. 왜일까? 세상의 실상이 가려지기 때문이다.

서방주류언론(MSM)은 러시아 성악설을 선전한다. 전쟁이 시작되자마자 서방언론과 다른 목소리를 내던 RT(Russia Today)채널들이 서방민주주의 국가들에서 폐쇄되었다. 필자가 즐겨찾던 RT America, 레딧의 여러 진보적 subreddit(다음 카페해당-필자주)도 차단되었다. 러시아와 다른 민주주의 서방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환상이었을지도 모른다. 서방언론은 좌우를 막론하고 러시아를 향해 공격성을 드러내 왔다. 부차학살을 향한 의문이 해소되지도 못한 채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대여법이 미국 의회를 통과했다. 부차학살이 가져온 의외의 전개였다. 부차학살로 가장 큰 이득을 본 측은 미국 군산복합체와 우크라이나정부였다. 미디어 문제에 대해 저자는 경제학자 마이클 허드슨의 말을 덧붙인다. 

"미국에서 유일하게 반전을 말하며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하면 안 된다고 보도하는 매체는 놀랍게도 공화당 우파인 폭스 뉴스이다. 오직 이 채널만 러시아가 세상을 보는 시각을 제대로 알려주고 있다."

진보세력의 대부로 추앙받던 버니 샌더스와 알렉산더 오카시오 코르테스(AOC)를 비롯한 여러 급진적 의원들도 러시아에 대해 강경하다. 폭스뉴스의 간판 앵커 터커 칼슨같은 우파 인사가 오히려 전쟁을 반대하고 있다. 저자는 러-우전쟁을 이렇게 말한다. 

"지금 이 전쟁은 네오콘 전쟁이다. 아니 더 정확히 리버럴 혹은 진보네오콘의 대리 전쟁이다."

저자는 러-우 전쟁을 계기로 세계의 축이 흔들리고 이는 한반도에 전례 없는 위기를 몰고 올 것이라 예측한다. 원·명교체기에 고려가 망하고 조선이 들어선 일, 명·청교체기에 발생해 조선사회를 괴멸시킨 병자호란, 청나라의 약화가 촉발한 조선의 붕괴를 돌아보면 한반도는 패권 질서의 지각변동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장소임을 알 수 있다. 아니 과거로 돌아가 볼 필요도 없다. 90년대 북한의 처참한 몰락은 단극화하는 세계 질서에 편입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북한은 미국과의 외교관계수립을 통해 이 세계체제에 들어오고자 했으나 미국은 이를 환영하지 않았다. 이제는 역으로 남한의 위기가 시작될 것으로 저자는 판단한다. 

"이제 한국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혹독한 시험대에 올라가야 한다."

"기존의 한미동맹과 서서히 모습을 드러낼 '한미일삼각동맹', '글로벌 나토'등 현재 한국이 가입했거나 앞으로 할 예정인 지리·정치·경제적 양자·다자 동맹리스트는 세계에서 비슷한 예를 찾기 힘들 정도로 넓고 복잡하다."

복잡하게 얽혀 있기에 작은 분쟁의 불씨 하나만으로도 그 갈등의 소용돌이 속으로 직진하게 되는 구조가 이미 짜여 있다. 이제 불씨 하나만 필요하다.

저자의 논리를 따라가다 보니 문득 의문이 든다. 왜 미국은 과거 중국이 그러했던 것처럼 다른 국가들에 안전을 보장하고 그 대가로 존중을 요구하는 천하체계를 함께 만들지 못했을까? 러시아가 그토록 원하던 공동의 안보시스템을 미국은 왜 만들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을까? 중국과 한반도는 약간의 풍파도 있었지만 거의 1000년간 평화의 시대를 함께 구가했다. 중국의 정치철학자 자오팅양은 책 <천하체계>(도서출판 길 펴냄)에서 이렇게 쓰고 있다. 

"영국과 미국의 '세계 사유'는 단지 특수한 자신의 가치관을 널리 보급하여 보편화한 것에 지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왜 타자는 생각할만한 가치도 없는지를 증명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것은 근본적으로 합법성을 상실했다."

자오팅양은 서구 강대국들은 자국의 이익만을 고려했기에 천하 즉 세계전체를 사상적으로 고려해 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그는 이 점을 서구 질서의 근본적 결함이라고 생각한다. 서구적 세계 질서는 사상의 영역에 확고한 토대를 두고 있다.

30년 전쟁, 스페인 왕위 전쟁, 프랑스 혁명의 끄트머리에서 칸트는 지속가능한 평화시스템을 생각했다. 그 숙고의 결과물이 <영구평화론>이다. 문제는 칸트가 세계평화를 위한 각 국가의 전제조건을 제시한다는 점이다. 전제조건을 내거는 즉시 배제와 가치판단의 장치가 작동하기 시작한다. 이것에 대해 필자는 이전의 칼럼 '칸트의 영구평화론은 왜 폭력적인가'에서 이렇게 말했다. 

"칸트의 주장 가운데,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모든 국가의 시민적 정치체제는 공화정체이어야 한다'라는 제1 확정조항이다. 칸트의 평화론은 20세기 후반 미국의 정치학자 마이클 도일(michael doyle)에 의해 민주평화론으로 발전된다. 도일은 칸트의 대의주의에 기반한 공화정체제 국가를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해석하면서 자유민주주의 국가 간에는 우호가, 자유국가와 자유민주주의를 채택하지 않는 비자유국가 간에는 적대가 빈발하는 현상적 사실을 칸트의 평화론을 이용해 이론적으로 정당화했다."

칸트가 제시하는 전제조건은 이외에도 몇 가지가 더 있다. 칸트의 전제조건은 가치와 연관된 문제다. 전제조건을 제시하고자 하는 이 태도 자체가 또 다른 폭력임을 칸트는 간과했다. 규정하는 자가 지배하는 것은 세상의 이치다.

자유주의를 앞세운 미국의 과도한 팽창과 관련해 현실주의 정치학자 미어샤이머 시카고대 교수는 이렇게 평가한다. 

"자유주의적 패권을 추구하는 자유주의 강대국은 불가피하게 국내외에서 심각한 문제에 빠진다. 더 나아가 그들은 자신들이 도와주려고 했던 나라들마저 망치게 될 것이다. 서양의 일반적인 통념과는 반대로, 자유주의는 국가들 사이의 평화를 위한 힘이 아니다. (중략) 문제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자유주의 내부에 행동주의적 멘탈리티가 본질적으로 내재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민주주의를 확신하면 할수록 타자에게 민주주의를 강요하려는 멘탈리티가 강화된다. 칸트에게 보이던 결함이 미국식 민주평화론에서 더욱 증폭된다. 서구의 폭주는 사상의 빈곤함에서 연원한다.

서방의 담론에서 보이는 자기중심성은 연원이 깊다. 이 점이 중국 사상이 발전시킨 천하체계와 다른 것이다. 다시 자오팅양의 말을 인용해 본다. 

"천하 이론 가운데 특히 중요한 '밖이 없는' 원칙은 서양의 완고한 질병, 즉 비이성적인 종교에 기초한 '이교도 의식'에서 발견한 '가상의 적'이나 '분열의 정치'를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론적으로 이러한 '가상의 적'은 이성의 근거도 없고 실천적으로도 좋은 뜻이 결여되어 있다. 세계가 존재하지도 않고 어지러운 까닭은 '이교도/적대의식'이 초래한 것이다."

자오팅양은 또 서양사상의 근본적 결함에 대해서 이렇게 적시한다. 

"'서양국가는 세계를 사유하지 않았다는 것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언제나 세계를 사유했지만 세계를 사유하는 것과 세계로부터 사유하는 것이 완전히 다른 사상의 경지였다는 것에 문제가 있었다."

즉, "세계를"에는 자신이 세계로부터 유리된 특별한 존재가 되지만 '세계로부터"에는 자신조차 타자가 되는 것이다. 자신조차 타자가 되어야만 상보적 관계망이 형성될 수 있다.

러-우 전쟁이 끝나면 세계 질서는 요동칠 것이다. 이런 변화는 한반도를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다. 현재의 우크라이나가 가까운 미래의 한국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한반도의 미래를 걱정하는 많은 분들에게 책의 일독을 진심으로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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