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선인민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했다. 열병식에는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도 등장했고 김정은의 딸 김주애도 모습을 드러냈다.
9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8일 김일성 광장에서 열병식이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공화국 국방력의 변혁적인 발전상과 우리 국가의 최대의 핵 공격 능력을 과시하며 대륙간탄도미싸일(미사일) 종대들이 등장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핵에는 핵으로, 정면대결에는 정면대결로"라며 "오직 수령의 명령만을 받들어 언제든 자기의 전략적 사명에 충직할 림전태세로 충만되여 있는 전략미싸일부대 전투원들의 도도한 기상이 굽이치는 광장으로 대하를 이룬 공화국전략무력의 거대한 실체들이 지심을 울리고 용감한 위용을 시위하며 진군하였다"고 자평했다.
북한이 아직 어떤 미사일을 선보였는지 공개되지 않았으나 미국의 상업위성 업체인 맥사 테크놀로지가 지난 8일 오후 10시 5분 경 위성으로 촬영해 9일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앞쪽에는 ICBM인 화성-17형이 등장했다.
이후 그 뒤로 미사일을 탑재한 차량이 줄지어 들어왔는데 기종은 아직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북한이 열병식에서 통상 신형 또는 위력이 강한 무기를 뒤쪽에 보여준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고체연료 엔진을 이용한 미사일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날 열병식을 계기로 남한과 미국에 대한 메시지를 낼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김 위원장의 연설은 아직 전해지지 않고 있다. 그는 이날 검은 코트에 중절모를 쓰고 등장해 마치 김일성 전 주석을 연상케 했다.
한편 김 위원장의 딸인 김주애가 지난 7일 건군절 기념 연회에 이어 8일 열병식에도 모습을 드러내면서 후계 구도에 대한 갑론을박이 더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조선로동당 총비서이시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이신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 사랑하는 자제분과 리설주 여사와 함께 광장에 도착하시였다"고 밝혀 김주애의 참석을 확인했다.
통신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김주애는 이날 김 위원장의 부인인 리설주와 함께 검은 코트를 입고 등장했다. 다만 김주애가 김 위원장과 함께 군의 사열을 받지는 않았고, 리설주와 함께 지켜보고만 있었다.
김주애의 등장에 대해 이날 기자들과 만난 통일부 당국자는 "후계 구도 판단에 이른 감이 있지만 모든 가능성 열어두고 상황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회 사진이) 굉장히 중요한 비중을 두고 연출됐기 때문에 좀 이르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고 말씀을 드린 것"이라며 처음 김주애가 등장했을 때와 지금은 다소 다른 평가를 내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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