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29세 흑인 남성이 경찰에게 무차별 구타를 당해 숨진 사건으로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전역으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2020년 5월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들에 의해 사망한 사건과 유사한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흑인 청년 타이어 니컬스는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지난 7일 밤 교통 단속 중이던 경찰 5명에게 폭행 당해 병원에 입원했으나 사흘 뒤 사망했다. 이 사건은 지난 27일(현지시각) 경찰이 비무장 상태인 니컬스를 집단 구타해 사망에 이르게 한 당시 상황이 담긴 약 67분 분량의 '보디 캠' 영상이 공개되면서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경찰들이 니컬스에게 페퍼 스프레이를 뿌리고 집단 구타를 하는 등 과잉 진압을 한 정황이 해당 영상에 그대로 담겨 있었다. 또 니컬스가 난폭 운전을 한 정황도 발견되지 않았다. 영상에서 니컬스가 "엄마"라고 외치며 도움을 요청하는 장면은 조지 플로이드가 무릎으로 목을 조이는 경찰에게 "숨을 쉴 수 없다"며 괴로움을 호소하던 장면을 연상케 했다.
이처럼 니컬스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찰들은 살인, 강도, 갱, 마약 등 강력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21년 11월 발족한 '전갈 부대(scorpion unit)' 소속으로 알려졌다.
<AP> 통신에 따르면, 세를린 데이비스 멤피스 경찰서장은 28일 "고인의 유족과 지역 사회 지도자, 경찰들의 의견을 수렴했다"며 전갈부대의 해체를 선언했다. 40명 경찰이 4개 팀으로 나뉘어 도시 범죄 지역을 순찰하며 범죄자를 검거하는 활동을 해온 이 부대에 대해 경찰은 성과를 자랑했지만, 이들의 과도한 무력 사용은 사건 이전부터 문제로 지적돼 왔다.
니컬스를 폭행했던 경찰관 5명은 모두 흑인으로 면직 처리됐고, 2급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한편, 이 영상이 확산되면서 28일 멤피스 뿐 아니라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도시에서도 경찰 폭력을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뉴욕에서 3명이 공공기물 파손 등 폭력 행위로 검거되고 사건이 발생한 멤피스에서는 시위대 때문에 인근 고속도로 운행이 일시적으로 중단되기도 했지만, 과도한 폭력 양상을 띠지는 않았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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