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밤 마지막 기차를 놓치고 추위를 피하기 위해 경찰서 지구대를 찾아온 70대 할머니를 경찰이 내쫓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논란이 확산되자 해당 경찰서가 공식 사과했다.
부산 동부경찰서는 28일 홈페이지에 강일웅 동부경찰서장 명의의 사과문을 게재했다. 강일웅 서장은 "관내 지구대를 방문한 민원인을 지구대 밖으로 퇴거시킨 일에 대하여 민원인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서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민원인이 처한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사안의 진상을 철저하게 조사해 결과에 따라 엄중히 조치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또한 "사회적 약자를 더욱 배려하고 국민들의 작은 목소리도 세심히 살피는 등 공감받는 경찰이 되기 위한 노력을 다해 다시는 이와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14일 자정쯤 A 씨는 서울행 마지막 기차를 놓치고 날씨까지 추워지자 몸을 녹이려 가까운 경찰서 지구대를 찾아갔다. 당시 A 씨는 경찰에 자초지종 상황을 설명한뒤 지구대 소파에서 머물렀다.
40분 가량 시간이 흘렀을 무렵 A 씨는 갑자기 지구대에 근무하던 경찰에게 붙잡혀 강제로 밖으로 끌려나갔다. 심지어 다른 경찰들도 A 씨가 들어오지 못하게 문까지 걸어 잠근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A 씨는 다른 경찰서를 찾아가 사정을 설명했고 새벽 시간 첫차를 타고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로 돌아간 A 씨는 지구대 직원들의 근무 태도에 항의하며 그들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고 올해 1월 초쯤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부산진경찰서로 사건이 이첩됐다. 현재 경찰은 자체 진상 파악과 고소장에 따른 수사도 함께 진행중이다.
당시 상황에 대해선 양측간 입장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구대 직원들은 A 씨의 무례한 언행으로 업무가 방해되어 밖으로 내보냈다고 설명했지만 A 씨는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해 달라는 취지의 말을 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지구대 CCTV에는 음성이 녹음되지 않아 A 씨와 직원 간에 발생한 언쟁의 진위는 확인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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