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크라의 크림반도 공격 지원 검토…러, 핵전쟁 위협으로 맞서

NYT "바이든 정부 수개월 논의 끝에 크림반도 공격 필요성 인정"

미국이 그동안 확전 위험성 때문에 막아왔던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 공격을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행정부가 '푸틴의 성지'라고 불리는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강제 병합 지역인 크림반도를 공격할 필요성이 있다는 우크라이나 주장에 수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간 미국은 크림반도 공격이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등 전쟁을 최악의 상황으로 몰아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반대해왔다. 그러나 이 언론은 익명을 요구한 다수의 미국 관료들을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관료들과 수개월간 논의한 끝에 크림반도를 공격할 힘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우크라이나가 미국 무기인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과 브래들리 장갑차 등을 이용해 러시아 점령지인 마리우폴·멜리토폴과 크림반도를 잇는 육로를 공격하는 문제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미국의 기조가 바뀐 배경에는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를 공격해도 최근 수세에 몰린 러시아가 강공으로 맞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란 판단 때문이라고 한다. 또 바이든 정부는 이로 인해 향후 평화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게 됐다고 NYT는 전했다.

우크라이나 남부에 위치한 크림반도는 러시아가 2014년 공격해 강제로 병합한 지역이다. 푸틴은 이 지역이 "성지"이자 "러시아의 정신적 통합의 중심"이라고 연설을 통해 여러 차례 밝혔다. 지난해 10월 우크라이나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공격으로 인해 크림대교가 폭파되자 러시아는 보복으로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 12곳에 100발이 넘는 무차별 미사일 공격을 퍼부었다.

러시아는 이런 소식에 또다시 핵 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하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푸틴의 최측근이자 전직 대통령 출신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19일 텔레그램에 "핵 보유국이 재래식 전쟁에서 패배할 경우 핵전쟁이 촉발될 수 있다"며 "핵보유국이 국가의 운명이 걸린 주요 분쟁에서 절대 진 적이 없다"고 경고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를 공격하는 것은 분쟁이 유럽 안보에 좋지 않은 새로운 수준으로 격화하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푸틴도 지난 18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미사일 공장을 찾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리는 확실하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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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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