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3년 신년사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의 정당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전쟁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푸틴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은 31일(현지시간) 방송된 신년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도덕적, 역사적 정당성은 러시아에 있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침공이 "러시아에 속한 영토에서 러시아인의 정체성을 갖고 사는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군사 작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러시아의 전쟁 상대가 우크라이나가 아니라 서방이라면서 "서방은 침략을 준비하면서 평화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방은 러시아를 약화시키고 분열시키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그 국민들을 냉소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우리는 누구도 그렇게 하도록 허락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은 "우리에게 제재를 가한 서방은 러시아의 산업, 재정, 수송 능력이 파괴될 것으로 예상했겠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며 "2022년은 진정으로 중요하고 운명적인 사건으로 가득 찬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이날 공개된 9분 분량의 신년사는 푸틴이 지난 20년간 내놓은 새해 연설 가운데 가장 긴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은 군복 차림의 군인들을 배경으로 서서 연설을 하면서 군인들과 샴페인잔을 들며 자축하는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푸틴의 신년 연설 영상은 러시아군이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등 주요 도시를 폭격한 직후 공개됐다.
한편, 볼로도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1일 자정 직전에 신년 메시지를 발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난 우리 모두에게 한 가지 소원 '승리'를 빌고 싶다"며 "우린 항복하라는 말을 들었지만 반격을 택했다. 자유를 위해 투쟁을 마다하지 않으면서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그는 새해를 귀향의 해로 삼자며 "우크라이나 국민과 군인을 가족들에게 돌려주고 땅을 되찾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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