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경기교육감 "러닝메이트제? 선거공영제 안될 경우 추진돼야"

"경기교육 목표…인성교육 등 교육의 기본을 회복하는 것" 강조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과제 점검회의에서 전국 시·도교육감 선거와 관련해 ‘러닝메이트제 도입’을 제안한 가운데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찬성 입장을 내비쳤다.

임 교육감은 27일 경기도교육청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시·도교육감을 시·도지사와 함께 선출하는 ‘러닝메이트제 도입’과 관련해 "우선 완벽한 ‘선거공영제’로의 전환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당장의 여건이 어렵다면 차선책으로 러닝메이트제의 도입이 교육 공정성과 정치 중립성을 온전히 지킬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27일 경기도교육청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앞서 윤 대통령은 2007년 도입된 현행 직선제 방식의 시·도교육감 선거가 그동안 유권자들의 관심이 떨어지면서 일명 ‘깜깜이 선거’로 전락한 만큼, 시·도지사와 교육감이 러닝메이트로 출마할 경우 지역별 특성에 맞는 교육정책 구현 및 균형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러닝메이트제로의 전환을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소위원회에서 "교육의 전문성·자주성·정치적 중립성은 교육내용의 전문성·자주성·정치적 중립성"이라며 "러닝메이트제를 도입하더라도 교육의 전문성·자주성·정치적 중립성에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도입 찬성 의견을 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를 비롯한 교육계에서는 교육 자주성의 훼손 및 정치적 이용 등을 이유로 반대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임 교육감은 "교육감 선거제도가 (기존 간선제도에서) 직선제로 전환될 당시 국회의원으로서 교육위원회 활동 중이었는데, 교육행정이 지자체 또는 정치적 의사결정과 무관하게 이뤄지는 경우가 없는 만큼 러닝메이트제의 도입을 주장했었다"며 "아마 대통령과 교육부장관도 같은 생각인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직접 교육감 선거를 치러보니 교육감은 ‘정치중립’을 위해 정당에 소속되지 않은 채 독자적으로 선거에 나서게 되면서 교육행정을 깊이 아는 인물도 선거수행 능력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게 되고, 결국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면서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는데 한계가 있는 모습을 보였다"며 "따라서 어느 방식이 더욱 정치적으로 중립적일지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27일 경기도교육청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그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교육감 선거만큼은 ‘완벽한 선거공영제’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는 교육감 후보자가 기탁금만 내면,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정책검증 및 개인검증에 대한 방안을 마련하고 선거 홍보 등을 전담함으로서 유권자들이 교육감 후보에 대해 충분히 판단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교육감은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은 선관위가 확실히 준비돼야 가능할 수 밖에 없는 만큼, 차선책으로 러닝메이트제의 도입이 현 직선제보다 낫다고 본다"며 "유권자에게 제대로 평가받을 기회가 부족한 교육감 후보가 시·도지사와 함께 러닝메이트로 선거에 임한다면, 자신과 정책을 알릴 기회도 많아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러닝메이트제의 시행이 자칫 ‘교육의 광역단체 예속’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만큼 가급적 선거공영제로의 전환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임 교육감은 또 경기도교육청과 경기도의회가 경기교육정책 및 교육 현안 등을 함께 논의하고 해결하기 위해 지난 5일 출범한 ‘여·야·정 협의체’에 대한 기대도 드러냈다.

이경희 도교육청 제1부교육감과 곽미숙 도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 및 남종섭 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이 공동의장을 맡은 ‘여·야·정 협의체’는 도교육청 7명(교육감, 제1부교육감, 기획조정실장, 교육정책국장, 행정국장, 교육협력국장, 교육과정국장)과 도의회 13명(의장,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 수석부대표, 정책위원장, 수석대변인, 법제·정무·기획수석) 등 총 20명으로 구성됐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27일 경기도교육청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임 교육감은 "여·야·정 협의체는 실무적으로 협의하기 어려운 현안들을 절충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며 "실제 현재도 예산 합의 등 상임위에서 하는 많은 일들이 협의체를 통해서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어떠한 정책에 대해 정치적으로만 접근하면, 우선 순위나 정책결정의 합리성을 잃을 수 있다"며 "여·야·정 협의체는 여·야가 동의를 하고 같이 정리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합리적인 상식이 통하는 협치의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임 교육감은 마지막으로 교육의 기본을 강조했다.

그는 "제 임기동안 경기교육의 가장 근본적인 목표는 ‘인성과 실력(역량)을 겸비한 미래형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라며 "정답을 맞추고 문제를 푸는 기술을 익히는 것은 결코 교육이라고 할 수 없다. 타인에 대한 배려와 협동 및 다름을 인정하는 자세 등이 교육의 기본으로, 내년부터 이를 위한 교육을 본격적으로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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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표

경기인천취재본부 전승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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