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상호금융권에서 예·적금 특판 상품을 판매하면서 과다 판매로 자산보다 많은 금액이 한꺼번에 몰려 곤혹을 치루고 있는 가운데 경북 경주에 있는 한 농협이 고금리 적금 특판 상품을 판매했다가 거액의 자금이 한꺼번에 몰려 가입자들에게 계약 해지를 요청하는 일이 발생했다.
16일 동경주농협 등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비대면으로 연 8.2% 고금리의 적금 상품을 특판한 결과 판매 예상 금액의 90배인 9000억원이 한꺼번에 몰렸다. 애시당초 농협 측은 100억원 정도 판매 목표를 세웠으나, 비대면 계좌 개설을 차단하지 못해 이같은 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동경주농협은 공지문을 통해 "농촌마을의 자산 1670억원의 소규모 농협인 동경주농협은 이자를 부담하기 어려워 자칫 파산에 이를 수도 있다"며 "동시에 고객의 소중한 예금 손실이 우려되는 바 다시 한 번 해지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동경주농협이 판매한 9000억원의 특판 상품은 1년 이자 비용만 수백억원에 달한다. 때문에 농협 측은 지난 7일부터 가입자를 대상으로 가입 해지를 호소한 결과 지난 15일 오전까지 해지된 금액은 약 4100억원으로, 아직 4900억원이 남아 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동경주농협을 비롯해 전국 상호금융권에서 특판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자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신협, 농협, 수협, 산림조합, 새마을금고 등의 중앙회 수신 담당자들과 '고금리 특판 내부통제 현황점검 간담회'를 갖고 다음달 현장점검에 착수할 것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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