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탄광순직산업전사 예우법’(폐특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산업전사들의 중심인 강원 태백지역은 시내 곳곳에 환영현수막이 대거 부착되는 등 축하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또한 순직산업전사 유가족과 진폐재해 순직자 유가족, 전직 광부 등에게는 더 없이 감격스러운 날이 되었다.
특히 지난 1973년 박정희 대통령이 탄광사고로 순직한 광부들을 ‘순직산업전사’로 추서하고 1975년 11월 29일 박 대통령의 친필 휘호 ‘산업전사 위령탑’의 제막식 이후 47년이 지나 진짜 ‘예우’가 이뤄지게 됐다며 감동하고 있다.
이에 태백시 강원남부로 13, 속칭 ‘바람불이 언덕’에 위치한 산업전사위령탑의 위패안치소와 진폐위령각에 안치된 4114위, 1만 221위 등 총 1만 4335위 영령들도 비로소 편안한 영면에 들게 되었다.
지난 9일 찾은 높이 17m의 산업전사위령탑 바로 뒤에 자리한 위패안치소는 검정색 대리석 위패가 1943년부터 2021년까지 78년간 순직한 광부들의 이름이 새겨진 위패가 연도별로 정리되어 있었다.
1943년 탄광사고로 순직한 ‘김수용’을 시작으로 1960년대부터 위패 수가 증가하기 시작해 증산정책이 절정에 달했던 1973년에는 무려 307위의 위패가 안치소를 점유하고 있다.
산업전사위령탑 현장관리와 안내를 맡고 있는 강두한(69)씨는 한보탄광, 태백광업소 광부출신으로 지난 2016년부터 근무를 시작했다.
1996년 탄광사고로 순직한 산업전사는 총 25명인데 한보탄광에서만 그해 12월 11일 발생한 출수사고로 한꺼번에 15명이 순직한 탓에 강씨의 순직산업전사 예우법 통과에 남다른 감회를 표출했다.
강씨는 “탄광광부 출신에 위령탑 관리를 맡은 사람으로서 산업전사 예우를 위한 관련 법안이 통과되었다는 언론보도에 너무 감격스러웠다”며 “이낙연 국무총리와 일부 인사들이 방문했지만 진입로와 추모공간이 너무 협소해 불편이 많았다”고 말했다.
또 “산업전사위령탑은 태백에서 가장 먼저 햇볕이 들고 가장 늦게 해가 지는 것은 물론 시내가 가장 잘 조망되는 태백의 명당”이라며 “대한민국의 가장 자랑스러운 산업전사들의 제대로 된 추모 공간으로 재탄생 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석탄산업전사추모 및 성역화추진위원회에서 지난 3년간 태백과, 강원랜드, 서울에서 ‘석탄산업전사의 정당한 권리 찾기 특별법 제정 포럼’, 정책토론회 등을 주도한 황상덕 위원장의 감회는 남다르다.
황상덕 위원장은 “그동안 5.18광주묘역과 제주 4.3공원 방문을 비롯해 전국 폐광지역과 연계해 특별법 제정포럼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해 왔는데 국회 본회의 통과로 감격이 벅차다”며 “이달 중으로 추진위원들과 함께 이철규 의원을 초청해 환영대회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순직산업전사 예우법이 통과되었지만 성역화사업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대한민국 산업화의 일등공신으로 역할을 해온 순직산업전사들의 예우와 광부의 날 지정 등에 대한 구체적인 일들을 본격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탄광순직 산업전사예우법’을 발의하고 국회통과를 주도한 지역출신 이철규 의원의 헌신적인 의정활동에 지역사회단체는 태백지역에 수백장의 현수막을 부착해 감사를 표시하고 있다.
이철규 의원은 “대한민국 산업화에 기여한 탄광순직산업근로자의 희생을 기리고 예우하는 것은 폐광지역 주민들의 오랜 염원”이라며 “올해 제1호 법안으로 대표 발의한 폐특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로 기쁨과 함께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탄광순직 산업전사 예우법의 국회 통과에 따라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산업전사 추모와 그 희생을 기리기 위한 ▲위령제 거행 ▲위령탑과 추모 공간 조성 ▲산업전사 관련한 자료의 수집·조사·관리와 전시 등의 기념사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비영리 법인·단체가 이러한 기념사업을 시행하는 경우 국가 및 지자체가 예산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게 되면서 오는 2023년부터 위령탑 추모공간 확장을 위한 설계에 이어 2024년부터는 관련 사업이 본격 시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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