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민원인 주차전쟁' 아랑곳 않는 시장님의 '황제 주차'

'시민중심, 시민우선 행복오산'이라는 슬로건이 무색한 풍경이다. 오산시청 본관 앞 넓다란 공간에 덩그러니 자리를 독차지하고 있는 관용차량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 공간은 시장 차량과 공무차량을 위해 차단기를 설치, 민원인 차량은 주차를 제한하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않다. 혹자는 시대착오적인 '관존민비'(官尊民卑:관리는 존귀하고 백성은 천하다는 사고 방식) 사상이 아직도 민선시대 공직사회에 남아 있다는 사실이 한심스럽다며 혀를 찬다.

공복(公僕)으로서 주권자인 시민에 봉사하고 헌신해야 할 민선단체장의 덕목이나 자질에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이 같은 '황제 주차' 행태는 시장 자신이나 측근들 입장에서는 대수롭지 않은 일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눈에는 '군림'으로 비춰질 수 있다.

시장 차량과 공무차량을 위해 민원인들 차량이 주차에 제약을 받는다면, 평소 '시민의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이 시장의 공언이 '허언'이라 해도 반문을 할 수 있겠는가.

유권자들은 흔히 선거때만 되면 머리를 조아리며 한 표를 호소했던 후보자들이 당선만 되면 언제그랬냐는 식으로 돌변하는 태도를 그닥 새삼스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더라도 시민들은 오롯이 자신이 뽑은 선량(選良)들이 겸손하면서도 자신을 과시하지 않고 지역의 발전과 시민의 행복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한다.

짐짓 오산시장 자신이 전용 주차공간을 마련하도록 지시하지 않았다고 항변할 수 있을지 모르나, 이번 전용 주차 논란은 결과적으로 시민에 대한 배려 보다는 자신의 편의를 우선했다는 지적엔 변명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시민의 행복을 추구한다'고 입버릇처럼 강조해온 이권재 시장의 시정 철학이나 신념에 어깃장을 놓을 생각은 없다. 다만, 초심을 잃지 않는 오산시의 수장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기대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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