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간선거 직전 바이든 지지율 역대 최저 수준…위기의 민주당

만족도·경제 평가도 최저…선거 과정서 임신중지 등 집중했지만 유권자 85% "경제 매우 중요"

미국 중간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론조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지지율 및 경제에 대한 평가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집계되면서 민주당이 위기에 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당이 임신중지권 등 주로 사회 문제에 초점을 맞춘 선거 운동을 벌이며 경제 문제에 최우선 순위를 부여하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끌지 못했다는 성토도 나왔다.

1일(현지시각) 여론조사기관 갤럽은 지난달 3~23일에 걸쳐 미국 성인 1009명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1974년부터 올해까지 중간선거 직전 실시한 대통령 지지율 조사 결과 중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고 기관은 설명했다. 이 기간 조사한 대통령 지지율 평균은 51%이며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2006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지지율(38%)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2018년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은 41%였다. 갤럽은 이 기간 동안 대통령이 속한 정당이 중간선거에서 의석을 추가로 획득한 해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재임 시기인 1998년과 부시 전 대통령 재임 시기인 2002년 뿐이었고 두 대통령의 당시 지지율은 60%를 넘겼다고 설명했다. 갤럽은 이번 조사에서 의회 지지율도 21%에 불과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하원은 민주당이 다수를 점하고 있고 상원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의석을 양분하고 있다.

갤럽은 조사에서 현재 미국의 상황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긍정적 응답이 17%에 불과해 1974년 이래 최저라고 밝혔다. 22%를 기록해 다음으로 만족도가 낮았던 시기인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중 2010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의석을 63석이나 잃었다고 갤럽은 덧붙였다.

응답자들의 49%는 현재 경제 상황이 나쁘다고 봤으며, 경제 상황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응답자의 비율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응답자 비율에 비해 35%포인트나 높았다. 갤럽은 이 격차가 1994년 이래 부정적 방향으로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미 CNN 방송은 이 조사 결과가 민주당을 "위축시킨다"고 평가했다.

민주당의 텃밭이었던 뉴욕주마저 주지사 선거에서 캐시 호컬 주지사가 공화당 리 젤딘 후보에게 지지율 한 자릿수 차이로 추격 당하면서 민주당 내부에서도 불안감이 표출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일 민주당 내에서 당이 선거 운동 과정에서 단일한 효과적 메시지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는 성토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유권자들의 최우선 관심사인 경제와 생활비 문제에 대해 너무 적게 말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 운동 과정에서 임신중지권 보호와 총기 규제 등 사회 문제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지난 5월 텍사스주 롭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으로 시민들의 총기 규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봤고 지난 6월 연방대법원이 임신중지권에 대한 헌법적 보호(로 대 웨이드 판결)를 폐기함으로써 대중의 광범위한 분노를 초래하고 임신중지를 각 주의 재량에 맡김으로써 사회적 혼란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임신중지권 보호를 내세우는 전략이 틀렸다고 보기는 어렵다. 미 공공종교연구소(PRRI)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임신중지를 완전히 불법화하는 데 찬성하는 미국인 비율은 8%에 불과하고 심지어 공화당원들의 찬성 비율도 11%밖에 안 된다. 같은 조사에서 대법원의 로 대 웨이드 판결 폐기에 반대하는 미국인이 61%로 집계돼 찬성(35%)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지난달 31일 발표된 갤럽 조사를 보면 유권자의 66%는 이번 선거에서 임신중지권이 극도로 혹은 매우 중요하다고 봤다.

문제는 경제를 가장 중요한 문제로 보는 유권자 비율이 이를 넘어선다는 것이다. 지난달 31일 발표된 갤럽 조사를 보면 이번 선거에서 경제가 극도로 중요하다고 본 유권자는 49%, 매우 중요하다고 본 유권자는 36%로 85%에 달한다. 경제 문제가 어느 정도 중요하다고 답한 유권자(13%)까지 합하면 98%의 유권자가 경제 문제를 일정 이상 주요하게 바라보고 있다.

경제 문제 중에서도 물가 상승으로 인한 생활비 문제가 유권자들의 주된 관심사지만 최근 두 달 연속 물가상승률이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며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하기 어렵게 됐다. 지난달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포함한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가 감산 결정을 내리며 유가도 다시 오름세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와 인플레이션에 대해 유권자들에게 민주당의 입장을 더 충분히 설명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나온다. 가장 경합이 치열한 지역 중 하나인 미시간주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엘리사 슬롯킨 하원의원은 <뉴욕타임스>에 "진실은 민주당이 우리의 경제에 대한 접근을 설명하는 데 형편 없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매체는 밥 케이시 펜실베이니아 민주당 상원의원이 "공화당이 인플레이션에 공격하면 '당신들은 대체 뭘 했는가'라고 응수해야 한다. 답은 '아무 것도 안 했다'다"라며 "민주당이 이에 대해 더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날 민주당 플로리다주지사 후보인 찰리 크러스트의 모금 행사 지원차 플로리다를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은 사회보장과 의료보호를 강조하며 민주당 지지를 당부하고 공화당 소속 플로리다 주지사인 론 디샌티스를 "트럼프의 화신"이라고 칭하며 강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미국 중간선거를 일주일 앞둔 1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가든스에서 민주당 후보 지원을 위해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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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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