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지지자들 "내가 러시아 국방장관이었으면 자살"…군 지휘부 혼란

푸틴, 국방장관 희생양 삼나…러시아, '자국 영토' 주장 자포리자 폭격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이 불리하게 진행되자 내부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러시아군의 패전에 대한 비판의 화살을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에게 의도적으로 돌려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가 합병한 헤르손주의 키릴 스트레무소프 행정부 부수반은 이날 텔레그램 영상 메시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내가 국방장관인데 상황을 이 지경이었다면, 장교로서 스스로 총을 쏴 자살했을 것'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방부에는 장관과 장군, 부패한 약탈자 등 다양한 쓰레기가 있다"고 주장했다.

스트레무소프의 발언에 대해 군 지휘부를 공개비판했던 람잔 카디로프 체첸 자치공화국 수장도 "동의한다. 잘했다"며 "군 지휘부를 이등병으로 강등하고 최전방에 보내야한다"고 동조했다.

<로이터 통신>은 "러시아에서 이처럼 군사령관을 공개적으로 모욕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 일"이라고 평했다. 특히 쇼이구 장관은 푸틴 대통령과 함께 휴가를 보낼 정도로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스트레무소프의 발언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고 한다.

한편, 자신의 친위세력 내에서조차 군 지휘부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것을 푸틴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묵인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전쟁연구소(ISW)는 이날 보고서에서 "푸틴 대통령과 그 측근들은 앞으로 쇼이구 장관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여 국민 분노를 집중시키고 정권 내 파벌들간 연대의식을 높이려 할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은 쇼이구 장관을 희생양으로 삼기 위해 할 수 있는 한 그의 해고를 보류하며 더 많은 비판을 받도록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푸틴 대통령(오른쪽)과 쇼이구 국방장관 ⓒAP=연합뉴스

러시아군, 합병 선포한 자포리자 주거지 폭격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합병을 선언한 자포리자주에서 민간인들이 거주하는 아파트 2곳에 미사일을 발사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6일 러시아군이 밤 사이 자포리자 주거지 고층건물 2곳에 미사일 7발을 쏴서 2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건물 잔해에 갇혀 있다고 밝혔다. 사상자 중에는 여성들 뿐아니라 3세 아동도 있다고 한다.

푸틴 대통령은 5일 자포리자주를 포함해 헤르손주, 루한수크주, 도네츠크주 등 4개 지역 합병안에 최종 서명했지만 우크라이나군이 계속 이 지역 점령지를 탈환하면서 정확히 합병지역이 어디까지인지 확정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군이 "영원히 러시아 영토"라고 선언한 지역의 민간인 거주 건물을 폭격한 것은 이런 상황에서 발생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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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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