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 5성급 호텔 지구단위 결정 ‘공공기여’ 적정성·특혜 논란

공원부지 아름드리 소나무 숲 훼손 빙상장 설치 추진..."시민 중심 아닌 사업자 중심 행정" 지적

경기 평택시 팽성읍 내리문화공원 인근 5성급 관광호텔인 인터콘티넨탈 보코(voco)의 공공기여(금)을 놓고 적정성 및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시행사인 ㈜세라핌디벨롭먼트사 측이 제안한 공공기여 제안시설(안) 설치안이 부서간 협의나 주민공청회도 없이 졸속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인터콘티넨탈 보코 호텔 조성 지구단위계획 공공기여부지. ⓒ프레시안(윤영은)

특히 호텔 유치 관광휴양지 지구단위계획 결정은 평택시가 시행사에 공원 부지(시유지) 1만6000여㎡를 지구 지정에 포함시켜 주면서 특혜 논란이 불거진 곳이다.

27일 평택시 등에 따르면 세라핌디벨롭먼트는 2020년 9월 사업지에 주민제안으로 관광휴양형 지구단위계획을 시에 제안했고, 시는 이듬해 5월 내리지구 지구단위계획을 결정했다.

이어 시는 올해 1월 10일 통합심의(건축·교통)를 열어 조건부 의결했고, 2월 사업시행자가 착공을 위한 건축허가를 신청해 4월 22일 건축허가 절차를 마쳤다.

이 과정에서 시행사인 세라핌디벨롭먼트는 지구단위 결정 대가로 사업부지(지구단위계획구역)로 편입된 공원부지(시유지)에 공공기여로 아이스 스케이트장 설치(시설비 45억원)를 시에 제안했고, 시는 이를 수용했다.

그러나 시행사가 공공기여를 제안한 공원부지에는 내리문화공원과 인접해 수십 년 된 아름드리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어 시민들의 산책로나 숲속 쉼터로 이용되고 있다.

내리문화공원은 국·시비 350억원을 들여 2020년 준공된 시민의 쉼터다.

▲내리문화공원 안내도. ⓒ프레시안(윤영은)

이렇다 보니 공공기여 시설로 인해 내리문화공원 부지에 조성된 산림을 훼손하는 상황이어서 기부채납 방식이 졸속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내리지구 지구단위계획 수립기준은 구역 면적의 30% 이상을 녹지용지로 조성해야 하는데도 이미 녹지로 조성된 공원을 훼손해 시설물을 설치하는 문제도 논란거리다.

무엇보다 시행사의 기부채납 과정에서 주민공청회는커녕 관련 부서간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데다 공공기여 시설의 종류, 규모 및 설치 시기, 위치의 적정성도 불합리해 특혜 시비를 자초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체 측은 “공공기여 시설물 설치 장소는 시가 결정했고, 지구단위결정 과정에 특혜의혹은 통합심의를 통해 해소했다”며 “공공기여는 시민에 대한 공공성을 우선으로 고민했고, 시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시설이 뭔가를 고민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시민 이모(60)씨는 “수십 년 된 녹지까지 훼손하면서 시설물을 설치하는 공공기여 방식은 부적절한 기부채납이며 사업자 편의만 봐준 특혜로 보인다”며 “정책사업이라지만 평택시의 지구단위결정 행태는 시민 중심이 아닌 사업자 중심 행정이다”라고 꼬집었다.

시 관계자는 “호텔 유치 관광휴양지 지구단위계획 결정은 민간 제안이 들어와 내리관광지와 연계 필요성을 검토해 승인됐다”며 “시의 정책사업으로 이뤄진 만큼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준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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