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숙, 인하대 성폭력 사망 두고 엉뚱 발언 "디지털성범죄 男 피해자 20%"

"디지털성범죄 남성 피해 비율 20% 넘어…무조건 남성과 여성의 문제로 갈 게 아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인하대 성폭력 사망 사건과 관련해 "안전의 문제"라고 지적하면서도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의 남성 피해자 비율이 20%가 넘는다"는 말로 사건의 본질에서 빗나간 답변 태도를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김 장관은 24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인하대 성폭력 사건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건 안전의 문제지, 또 남녀를 나눠 젠더 갈등을 증폭시키는 건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며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의 남성 피해자 비율이 20%가 넘는다. 무조건 남성과 여성의 문제로 갈 게 아니"라고 답했다.


김 장관은 또 "지금 남성들의 경우 자신들은 가부장적 지위를 누리지 못하고 살았는데 정작 결혼할때는 남성이 다 집을 해야 한다든가 그런 고정관념이 있다고 느낀다. 학교에서도 보면 군대 다녀온 복학생들이 제게 와서 '수업을 못 따라가겠다'고 말한다"고 밝혔다.

▲ 인하대학교 캠퍼스 안에 마련된 '인하대생 성폭행 추락사' 피해자 추모 공간에 붙은 메모들. ⓒ연합뉴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인하대 성폭력 사건은 "여자라서 죽었다"는 구호가 나온 2016년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과 같은 페미사이드(femicide), 즉 전형적인 여성 살해 사건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남학생이 동급생인 여학생을 성폭행한 뒤 숨지게 한 준강강치사로,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폭력 범죄에 노출된 경우이기 때문이다.

여성에 대한 폭력은 끊이지 않고 있지만, 여성폭력과 여성살해 범죄에 대한 기본적인 통계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그 해결책이 엉뚱한 '폐쇄회로(CC)TV 확대'나 '야간 통행 금지'와 같은 "근본적으로 유효하지 못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관련 기사 : 인하대 성폭력 사건은 "정말 '개인의 문제'인가?")

실제 김 장관 또한 "인하대는 학교 내 폐쇄회로(CC)TV 문제나 학생 안전의 문제를 강화해야 한다"거나 "성폭력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고 예방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에 대한 폭력 범죄 요인으로 한국여성민우회는 한국 사회에 만연한 '강간문화'를 지적했다. "위계적이고 차별적인 문화, 아무렇지 않게 여성을 대상화하는 문화, 성적'농담'과 '가벼운' 추행은 별일 아니라고 여기는 분위기, 불법촬영과 성폭력이 일상화되고, 누군가의 피해를 조롱하고, 외면해온 현실"의 결과라는 것.

따라서 "이는 인하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만연한 '강간문화'를 중단하기 위해 일상에서부터 정의에 대한 평균감각을 변화시키기 위해 공동체 구성원의 노력이 동반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 22일 가해자 A씨에게 준강간치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지난 15일 새벽 인하대의 한 단과대학 건물에서 동급생인 B씨를 성폭행하는 과정에서 3층 높이에서 떨어져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이 과정에서 자신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당시 상황을 불법으로 촬영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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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

프레시안 이명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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