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영 "실용주의?…뜬구름 잡지 않고 도민 위해 돈 가져오는 것"

[인터뷰] 김관영 전북도지사 당선인

김관영 전북도시자직 인수위원회 사무실이 자리하고 있는 전북 전주시 원장동길의 전북바이오 융합산업진흥원 비즈니스센터. 

지난 9일 인수위가 공식 출범한 뒤 여드레째인 17일 오후 센터 2층에는 팽팽한 긴장과 새로운 시작에 대한 설렘의 두 날이 교차하고 있었다.

전북도에서 파견 나온 공직자들과 인수위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은 긴장과 설렘의 사이에서 분주하고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또 각 분과별로 마련된 사무공간과 회의실에서는 업무보고와 의제발굴을 위한 미팅이 이어지고 있었다.

김관영 도지사 당선인도 이날 오후 별도의 외부일정 없이 각 분과별 위원들과 함께 ‘새로운 전북’의 구상을 다듬고 있었다. <프레시안>과의 인터뷰는 각 분과별 업무보고 중간에 당선인 집무실에서 1시간가량 진행됐다.

▲김관영 전북도지사 당선인이 17일 오후 인수위 사무실에서 <프레시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프레시안

-프레시안: 선거가 끝난 지도 벌써 보름이 지났습니다. 그 사이 많은 일들이 있었을 텐데요.

▶김관영 전북도지사 당선인: 부지런히 전북과 서울을 오가며 다양한 계층의 도민과 향우들을 만나 당선 인사를 드리고 새로운 전북에 대한 의견을 듣고 있습니다. 과분할 정도로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주신 도민들께 감사를 드리며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전북의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도민의 곁에서 아들처럼, 친구처럼, 때로는 부모처럼 대화하고 소통하는 새로운 도정을 열기 위해 인수위원들과 함께 하루하루 시간을 아껴가며 소중하게 보내고 있습니다.

-프레시안: 그동안 어떤 분들을 만나셨는지요.

▶김관영 전북도지사 당선인: 정말 다양한 분들을 만났습니다. 청년은 물론 여성과 장애인, 농업인, 경제인, 어르신을 비롯해 보훈가족, 국가유공자분 등 셀 수 없이 많은 도민들을 만나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그 분들이 원하는 개인의 삶과 전북의 미래를 꼼꼼하게 듣고 가슴에 새기고 있습니다.

-프레시안: 고건 전 국무총리와 강현욱 전 도지사를 예방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김관영 전북도지사 당선인: 두 분을 뵌 것은 마침 서울 방문 일정에 서로 시간이 맞아 식사를 함께하는 자리를 만들었던 것입니다. 두 분께서는 행정의 달인이자 전북의 원로여서 평소 존경하는 분들이었는데 ‘전북에 희망이 생겨 기쁘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저 역시 많은 힘을 얻었습니다. 두 분께서는 특히 광역단체장이 행정 관료 출신보다는 정치인들이 주로 하는 추세인데 마침 우리 전북도 잘 됐다고 하시고 제가 서울에서 이룬 업적이나 쌓은 경험이 전북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는 덕담도 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두 분께 전북에 연고가 있는 수도권의 원로 기업인들을 소개해 주시면 그분들을 찾아뵙고 전북으로 기업을 이전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보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또 마침 오늘 점심에는 지난 당내 경선 상대였던 안호영 선배(국회의원)님과 함께 식사를 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안호영 의원께서는 앞으로 제가 훌륭한 도지사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돕겠다며 같이 잘 협조해 보자고 하셨고 저 또한 안 의원님께서 가고자하는 ‘정세균 의장님의 길’을 가는데 열심히 돕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정세균 전 국회의장은 안호영 국회의원의 지역구에서 3선을 하고 도지사 경선에도 나섰으며 이후 종로구로 지역구를 옮긴 뒤 4선의 당대표와 국회의장, 국무총리 등을 역임했기 때문에 안 의원이 큰 정치인이 되기를 바란다는 덕담으로 이해된다.)

▲김관영 전북도지사 당선인이 17일 오후 인수위 사무실에서 <프레시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프레시안

-프레시안: 선거과정에 인수위 활동 중에도 실사구시와 실용주의를 강조하고 계시는데 당선인께서 강조하는 ‘실용’은 어떤 것입니까.

▶김관영 전북도지사 당선인: 도민들의 삶에 도움이 되고 소득증가에 도움이 되는 그런 구체적인 정책들을 펴자는 것입니다. 뜬구름 잡는 식의 이야기나 이념을 논하지 말고. 우리는 민주당이기 때문에 국민의힘이 내세우는 정책은 수용하지 않겠다가 아니라 좋은 것이 있다면 당연히 수용하고 예산확보과정에서도 국민의힘에게 협조 받을 것이 있다면 사정을 해서라도 받아내자는 것이 실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민들의 삶에 도움이 되는 것은 결국 ‘돈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겠어요. 돈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 여야를 가리지 않고 만나고 설득하고 타협을 해서 목표를 이루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전에 정운천 국민의힘 국회의원을 초청해 특강을 들었던 것도 같은 맥락인데 인수위원회에서 건의해 이뤄진 것으로 아주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프레시안: 경제부지사(정무부지사)에 김종훈 전 차관을 내정하고 정무수석(정무특보)에 김광수 전 국회의원을 지명한 것과 관련해 지역 정가에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은성수 인수위원장 인선에 대해서도 일부에서는 차기 총선을 겨냥한 인사 포석이라는 지적도 있고요.

▶김관영 전북도지사 당선인: 그런 식이라면 전북의 어떤 인재를 모셔다 쓸 수 있겠습니까. 사실과 맞지 않는 이야기고, 김광수 전 국회의원님을 정무수석으로 모신 것에 대해 ‘격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은 공감합니다. 그동안 김 전 의원님을 뵈면서 느낀 것은 굉장히 합리적이고 누구에게나 이야기를 할 때 굉장히 설득력 있게 하신다는 것입니다. 새로 출발하는 입장에서 경제부지사(정무부지사)는 경제문제에만 집중하고 정무를 전적으로 담당할 수 있는 분을 모셔야 했는데 누가 이 자리에서 가장 잘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습니다. 다행히 김 전 의원님은 도의장과 국회의원을 역임하셔서 양수겸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국회의원까지 하신 분을 2급의 자리에 모신다는 것은 어려운 일임에도 그 분이 하지 않겠다는 것을 1주일 동안 설득했습니다. 본인께서도 계속 고사하고 다른 사람까지 추천했는데 결국 수락을 해주셔서 매우 큰 힘을 얻었습니다.

-프레시안: 전북·새만금특별자치도 지정과 관련해 당선인께서는 여러 차례 전북의 국회의원들과 함께 법안 통과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개발과정에 소외된 전북의 활로를 모색하는 중요한 기점이 될 것으로 보는데 반면 지역 내 또다른 개발소외의 논란이 존재합니다. 전북의 동부권과 관련한 구상이 있다면.

▶김관영 전북도지사 당선인: 갈수록 개발 격차가 커지고 있는 전북 내 불균형 문제 해결 또한 시급합니다. 전북에서 소외받는 지역이 없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동부권에는 관광벨트 구축 사업과 더불어 태권도, 인삼 스마트 팜, 반려동물 특화단지 등의 특화산업 키워내고, 공공의대 설립 추진 등으로 동부권 도민들이 소외받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용담댐 수몰로 인해 희생을 감내해야 했던 주민들을 위해 수질에 지장이 없는 한도 내에서의 수상태양광설치도 긍정적인 검토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동부권의 장점인 자연환경에 공장을 유치할 수 없는 것이고 관광이나 휴양, 힐링을 위한 공간을 집중적으로 만들어 주민소득과 연계해보자는 것이 저의 구상입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 당선인이 17일 오후 인수위 사무실에서 <프레시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프레시안

-프레시안: 기업유치나 규제개혁과 관련된 다양한 공약과 실행계획이 있는데 노동분야와 관련해서는 상대적으로 정책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 당선인: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전임 지사님들과 달리 필요하다면 한국노총이나 민주노총을 직접 만날 의사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 분들과 충분히 대화하고 예우하면서 신뢰를 쌓아 가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똑같은 전북사람으로서 지금 전북이 위기이고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는데 동의한다면 한국노총이나 민주노총 또한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결국은 소통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진심을 가지고 설득할 것입니다.

공장 가동률이 40%에 그치는 현대자동차 완주공장의 생산성과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필요하다면 지역 국회의원과 함께 현대자동차 공장장, 노조위원장 등을 직접 만나 대화를 통해 신뢰를 쌓아갈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꼭 그렇게 될 것입니다.

-프레시안: 전국 최연소, 최다득표 광역단체장 당선인이 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끝으로 전북도민들께 한말씀 드린다면.

▶김관영 전북도지사 당선인: 도지사를 잘 뽑았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 부담이 큽니다. 항상 도민 여러분의 민심과 현장의 목소리를 우선해서 듣고 답을 찾아가는 도정을 펼칠 것을 약속드립니다. 도민들께는 더욱 겸손하고, 도정에는 유능한 도지사가 되겠습니다. 앞으로 현장에서 자주 뵙고 좋은 말씀 들을 기회를 마련해 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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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홍

전북취재본부 김대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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