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올리고·물가상승률 전망치 올리고…성장률은 내리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75%로 인상했다. 올해 들어 세 번째 인상이다.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더 올리고, 성장률 전망치는 내렸다.

26일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국내 금융정책도 미국에 발맞춰 긴축 방향을 유지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로 해석된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 1월(1%에서 1.25%로 인상)과 4월(1.5%로 인상)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따라서 이번 인상은 올해 들어 세 번째 인상이며, 지난달에 이어 두달 연속 인상이다. 한은이 두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지난 2007년 7월과 8월 이후 15년 만에 처음이다.

한은의 행보가 과감한 이유는 올해 물가 상승세가 워낙 가파르기 때문이다.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금통위는 올해 물가 인상 전망치를 기존 3.1%에서 4.5%로 크게 상향했다.

금통위는 "석유류 및 공업제품 가격의 상승폭 확대, 개인서비스 가격의 높은 오름세 지속, 전기·가스 요금 인상"으로 인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5%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금년 중 상승률이 기존 2월 전망치(3.1%)를 크게 웃도는 4%대 중반에 이를 것"이며 "금년 중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인플레이션율)도 3.1%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경제 역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장기화와 미국의 대 중국 봉쇄조치 본격화로 인해 물가 상승세를 더 가속화할 것이라고 금통위는 밝혔다.

금통위는 그 결과 "국제금융시장에서 미 연준(Fed)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요국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미 달러화가 상당폭 강세를 나타냈"다며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움직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주요국의 방역조치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 가격은 25일(현지시각) 배럴당 112.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평균 104.7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브렌트유 가격 또한 114.5달러를 기록 중이다.

금통위는 이 같은 전망을 근거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2.7%로 낮춰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