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살 김승현의 '최연소 구청장' 도전…"구청장 후보가 이렇게 젊어요?"

[인터뷰] 김승현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서구청장 후보

"어? 젊네!"

김승현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서구청장 후보가 시민들을 만나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만 35세인 김 후보가 6.1 지방선거에서 당선된다면, '민선 지방선거 최연소 단체장' 기록을 세우게 된다.

그는 '상징'으로 부상한 청년 정치인이 아니다. 국회 입법보조원을 시작으로 국회의원실 비서관, 서울시 정무보좌관, 청와대 정무비서관실 행정관 등 지난 10년간 다양한 정치·행정 실무를 통해 성장한 정치인이다. 이번 구청장 후보 경선에서도 일반 시민들의 여론까지 반영된 '시민공천배심원제'를 통해 선택된 후보다.

그는 이번 구청장 도전이 '김승현 개인'이 아니라 선거캠프에 결합한 20~30대 젊은 정치인들도 동반 성장하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그로 인해 '청년 정치'가 상징이 아니라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냄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주민들의 삶을 개선시키는 것이 목표다.

김 후보는 "이제는 허공에 맴도는 구호로 정치를 하는 게 아니라 국민들의 삶에서 가장 가려운 부분을 긁어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유권자들과 가장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기초단체장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이번 대선에서 많은 유권자들이 더불어민주당에 실망한 이유에 대해 "신뢰"를 꼽은 그는 정치인으로서 최종적인 목표에 대해서도 "신뢰받는 정치인"이라고 밝혔다. 그는 "신뢰받는 정치가 펼쳐질 때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도 줄일 수 있고 무엇보다 한국 사회가 진일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지난 9일 김승현 강서구청장 후보 선거캠프에서 진행된 인터뷰의 주요 내용이다. 편집자

▲김승현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서구청장 후보. ⓒ강서구청장 후보 김승현 선거캠프

강서가 키운 '35살 최연소 구청장 후보'

프레시안 : 35살 최연소 후보로, 더불어민주당의 '시민공천배심원제'를 통해 서울 강서구청장 후보로 공천됐다. 기분이 어떤지?

김승현 : 경선 승리에 대한 기쁨보다는 무거운 책임감이 먼저 느껴졌다. 30대 젊은 후보를 뽑아준, 큰 역할을 부여해 준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기대감 때문인지 책임감 또한 크다.

과거 지방선거 후보 공천에 시민공천배심원제가 활용된 적이 있긴 하지만, 이번에는 '현장심사단·전문심사단 투표(40%), 권리당원 ARS투표(30%), 국민심사단 ARS투표(30%)' 방식으로 진행했다. 일반 시민들의 여론(국민심사단 투표)을 반영해 후보 경쟁력을 판단했다는 점에서 굉장히 진일보한 경선이었다.

프레시안 : 매일 출퇴근 인사를 하는 등 선거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 유권자들이 어떤 이야기를 제일 많이 하는지?

김승현 : 정말 많이 듣는 말이 있다. "어? 젊네." "구청장 후보가 이렇게 젊어요?"다. 그래서 "젊은 만큼 일도 많이 하겠습니다"라고 하면, "맞다. 진짜 일 좀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화답해 준다.

'젊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정말 최연소 후보인지 직접 '팩트체크'해 봤다. 24년 전 제2회 지방선거 때 만 35세 단체장이 구청장 2명·시장 1명 총 3명이 있었는데, 후보 생일을 기준으로 선거 날까지 계산했더니 제가 최연소가 맞다. 6.1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면 '민선 지방선거 최연소 단체장'이 된다.

과거에는 단체장이라고 하면, 지역사회 유지나 어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사회가 많이 변했다. 중앙정부-광역정부-기초정부 구성에서 기초정부는 '행정 최일선'이자 '구청장'은 시민들과 직접 맞닿아 있는 자리다. 따라서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어떤 서비스를 할 것인가가 굉장히 중요하다.

프레시안 : 강서에서 초중고를 나왔다. 강서라는 지역이 직접 '35살 최연소 구청장 후보'를 만든 것 아닐까 싶은데, 유권자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김승현 : 강서가 머지않은 미래에 대한민국 혹은 서울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마곡지구를 계기로, 강서가 서울의 중위권 도심지가 됐다. 첫 번째는 현재 7~80% 완성된 마곡지구와 지역사회의 연계 여부다. 여러 기업과 시설이 마곡지구에 들어와 있지만, 지역사회와의 연계는 아직 부족하다. 그래서 초중고 지역 학교와 연계 및 청년 취업 지원 연계 등 지역사회가 체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마곡지구의 우수 인적자원은 사회공헌을, 지역사회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두 번째, 강서는 청년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곳이다. 취업이나 학교 문제로 서울에 오는 경우 적절한 집값과 접근성이 높은 교통 여건 등이 강서의 매력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취학 아동을 키우는 가구 수도 늘고 있다. 젊은 부부들이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또 강서는 노인 인구 및 임대아파트 비중이 높은 곳으로, 촘촘한 복지 그물망을 쳐야 한다.

세 번째, 서울 건설 폐기물의 6~70%를 해결하고 있는 방화동 건폐장의 경우 이전 및 공원화 논의가 진행 중이다. 또 서남물재생센터를 지하화하고 지상에 마련한 서남물재생공원이 오는 7월 정식 개관을 앞두고 있어, 이에 따른 환경 이슈도 중요한 문제다. 기존 방식이 아닌 젊은 구청장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필요한 부분이다.

네 번째로, 강서의 특장점인 공항 입지를 살린 항공교통산업 클러스터와 복합물류거점을 조성할 계획이다. 특히 2025년 김포공항 주차장에 건설되는 유인 드론택시 플랫폼을 시작으로 서울시와 함께 '도심형 항공 모빌리티(UAM) 산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약 3조 8000억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2만 9000여 개의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

▲ 김승현 강서구청장 후보에게 인사법 노하우를 물었더니, "유권자와 눈을 마주치며 인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멀리서도 잘 보이게 손을 번쩍 들고 인사를 하면 바삐 걸어가다가도 인사를 받아준다"면서 "과한 말과 큰 목소리로 하는 선거운동은 오히려 유권자들이 부담스러워한다. 그보다는 적절한 세기와 억양을 유지하려고 애쓰고 있다"고 밝혔다. ⓒ강서구청장 후보 김승현 선거캠프

"행정가이자 정치인인 구청장은 구민을 위한 공공서비스업 CEO"

프레시안 : 김승현 후보를 말할 때 국회와 서울시, 청와대 경력을 빼놓을 수 없다. 정치권에 영입된 청년 정치인들과 달리, 일찍부터 정치 경력을 쌓았다.

김승현 : 정치도 전문영역이라고 생각한다. 20대 때 기왕 정치를 할 거라면 전문적인 영역에서 제대로 하고 싶었다. 그래서 국회 입법보조원으로 시작으로 국회의원실 인턴을 거쳐 9급-7급-5급-4급, 한 발 한 발 성장했다. 또 서울시 정무보좌관으로, 시가 25개 자치구 또는 지방단체와 협업하는 방법 등 행정 실무를 경험했다. 이후에는 문재인 청와대 정무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정치적 갈등과 분쟁을 조정하는 정무(政務)적 감각을 익혔다.

흔히 정치권 10년의 경험을 말할 때 "국회에서 정책을, 서울시에서 행정을, 청와대에서 국정을, 그리고 민주당에서 정치를 경험했다"고 한다. 그래서 다양한 이해관계와 요구사항을 수용해 갈등을 조정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구청장으로 역량을 갖췄다고 자신한다.

프레시안 : 정치도 전문적인 영역이라고 했는데, 선출직 첫 도전이 구청장이다. 구청장을 택한 이유가 있다면?

김승현 : 두 가지다. 첫 번째는 행정가인 동시에 정치인이, 바로 구청장이다. 특히 구청장은 구민을 위한 공공서비스업의 CEO다. 지난 10년간 행정과 정치를 두루 경험했기 때문에 구민들에게 공공서비스를 누구보다도 잘 전달할 수 있다고 판단해 구청장에 도전했다.

두 번째는 대한민국의 여러 선거 중 가장 보수적인 선거가 단체장 선거다. 그만큼 지역유지 혹은 어른이 출마하는 경우가 많다. 지역에 따라 이런 경륜이 필요한 경우도 있겠지만, 강서구는 시대적 변화에 맞춘 발 빠른 대응과 젊은층 유입에 따른 미래 전략 제시 등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단체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앙정치를 하는 국회의원들도 이제는 허공에 맴도는 구호로 정치를 하는 게 아니라 국민들의 삶에서 가장 가려운 부분을 긁어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려면 지역 유권자의 요구를 잘 알아야 한다. 20대 때 정치권의 경험을 토대로 30대가 된 지금은 지역 일부터 하나하나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단체장, 구청장이라는 자리가 현재의 '김승현'에게는 더 중요하고 더 필요한 자리다.

▲ 김승현 강서구청장 후보는 정치권 10년 경험에 대해 "국회에서 정책을, 서울시에서 행정을, 청와대에서 국정을, 그리고 민주당에서 정치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강서구청장 후보 김승현 선거캠프

'김승현 개인'이 아닌 '팀킴'의 도전

프레시안 :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보궐선거에서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이재명 후보가 그런 경우다. 지역 행정가로 성장해 정책으로 시민들의 변화를 이끌어내더니, 그 힘을 바탕으로 대선후보가 됐다. 다만 이 후보가 성남시장 도전 당시 40대였고, 일반적으로 '강단 있다'는 평을 듣는 캐릭터다.

김승현 : 이재명 후보와 다른 점이라면, 저는 이 후보보다 조금 유연한 사람이다. 이 후보처럼 강단 있게 쇄신과 변화를 외칠 수도 있겠지만, 구청장 후보 김승현은 조화롭게, 또 여러 세대를 다 같이 아우르는 그런 구정을 펼치고 싶다. 그래서 슬로건도 "모두를 위한 강서, 변화를 위한 선택"이라고 정했다.

지금 이 선거는 저 혼자만의 싸움이 아니다. '김승현 개인의 도전'이 아니라 여성 정책 담당을 비롯한 20대 메시지 담당과 자원봉사자들까지 하나의 팀으로, "'팀킴'이 대한민국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말한다. 이에 동의하는 젊은 청년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함께하고 있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정치를 꿈꾸는 청년들에게도 기회가 되면 좋겠다.

프레시안 : 강서 갑을병 지역 현역 의원도, 현 구청장도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소위 말하는 '밭'이 좋은 지역으로, 승리 가능성도 높아 보이는데….

김승현 : 강서는 2018년 지방선거와 2020년 총선에서 민주당 지지가 강력했다. 당시 강서뿐만 아니라 서울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민주당 강세였다. '밭'이 좋다는 이야기는, 그 덕이라고 본다.

하지만 서울이라는 지역의 특성상, 유권자들은 늘 현안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정책과 인물뿐 아니라 현안까지 꼼꼼하게 살피면서 투표하는 유권자가 많다는 것은 선거 결과 또한 쉽게 예단할 수 없다는 얘기다.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는 39.18% 득표에 그쳤다. '오세훈 대 박영선' 격차는 18.32%로, 상당한 차이가 났다. 유권자의 선택은 명확하다. 잘못하면 투표하지 않겠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강서는 3.9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를 선택한 곳이다. '이재명 대 윤석열' 격차는 2.2%로, 약 8500표 차로 이 후보가 승리했다. 서울 득표율 차가 4.83%였던 것과 비교하면, 강서는 민주당에 우호적인 곳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강서로 좁혀서 보면 2.2% 박빙의 승부가 펼쳐진 곳이기도 하다.

이에 더해 윤석열 정부 출범 초기, 즉 허니문 기간에 치러지는 선거이기 때문에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또 지방선거의 특성상 서울시장과 강서구청장 선거가 연계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오세훈 후보와 송영길 후보 간 경쟁 양상에 따라 강서에도 영향이 끼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송 후보가 잘해 주시길 기대한다. 저도 상대(국민의힘 소속 김태우 후보)와 열심히 경쟁해서 강서를 대표하는 구의원들을 승리로 견인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

▲ 김승현 강서구청장 후보는 자신의 도전을 계기로 '청년 정치인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생겼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강서구청장 후보 김승현 선거캠프

"'신뢰받는 정치인 김승현'의 이름으로"

프레시안 :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대선을 통한 민심을 얘기했는데, 유권자들이 등을 돌린 이유는 무엇일까?

김승현 : 2030세대의 투표가 결국 전체 흐름을 바꿨다고 본다. 그렇다면 왜 2030이 달라졌는가? 과거에는 진보 지지 세력이었는데, 지금은 왜 다른 판단을 하는 것일까?

먼저, 부동산 문제를 꼽을 수 있다. 서울의 2030이라고 하면 서울에서 성장한 사람도 있지만 학업과 직장을 서울로 온 경우도 꽤 많다. 이들은 1인가구 혹은 2인가구 형태로 서울에 거주하는 만큼 주거의 안정이 그 어떤 문제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월세가 치솟으면서 학생들도 아르바이트를 두세 개씩 할 정도로 정신없이 보내고 있다. 직장인들도 월급의 3분의 1가량을 주거비용으로 쓰고 있는 현실이다. 이처럼 답답한 현실 속에서 민주당의 정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할 수밖에….

이런 2030세대가 정치권에 원하는 것은, 결국 신뢰의 문제다. 2030 입장에서 민주당과 가치관이 다르다고 해도 약속은 지킬 줄 알았는데, 불신감만 줬다. 불신감은 곧, '내로남불'이라는 말로 표현됐고 '민주당도 결국은 똑같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 결과,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대선에서 패배했다.

프레시안 : 정치가 전문직이라고 생각하고 뛰어든 만큼 최종 목표가 있을 것 같은데….

김승현 : 제일 어려운 질문이다. 최종 목표가 정치를 하는 이유이자 정치권에서 성장하고 싶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동안 대한민국의 정치는 신뢰와 거리가 멀었다. 정치를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하고 싶었던 이유가, 또 정치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이유가 바로 신뢰받지 못하는 정치를 신뢰받는 정치로 변화시키고 싶었기 때문이다. 신뢰받는 정치가 펼쳐질 때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도 줄일 수 있다. 무엇보다 한국 사회가 진일보할 수 있다. '김승현'의 이름으로 그 일을 끝까지 하고 싶다. '신뢰받는 정치인'이 최종 목표다.

프레시안 : 선거가 3주 앞으로 다가왔다. 강서구청장 후보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승현 : 꼭 이기겠다! 승리하겠다! '신뢰받는 정치인 김승현'의 성장을 지켜봐 달라.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이명선

프레시안 이명선 기자입니다.

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